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 광고, 뜯어볼수록 감탄만 나오는 이유 (w.올데이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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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글이 AI 서비스 ‘제미나이(Gemini)’의 새로운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제미나이의 성능이나 기술력을 화려하게 나열하는 대신, 개그우먼 이수지의 부캐 ‘햄부기’와 신인 그룹 올데이프로젝트 멤버 조우찬이라는 ‘휴먼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왜 구글은 기술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를 택했을까요? 이는 마케팅의 본질적인 역설(Paradox)을 보여줍니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될수록, 브랜드의 차별화는 이제 기술이 아닌 다른 곳에서 시작된다는 화두를 던진 것이죠. 구글 제미나이 광고는 바로 그 답이 ‘이야기’에 있음을 증명합니다.

1️⃣ AI가 만들 수 없는 것, ‘개인적 서사’와 ‘감정적 유대’

광고는 래퍼 햄부기의 등장으로 시작합니다. 개그우먼 이수지의 이번 시즌 부캐 ‘햄부기’는 인스타 라이브로 소통하는 래퍼인데요. 햄부기와 올데이 프로젝트가 광고에 같이 등장한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조합인지 감도 안오고, 또 한편으론 햄부기가 이번엔 어떤 랩을 들려줄지 기대가 되는, 그야말로 약간의 혼란함과 궁금함이 섞여있는 순간 햄부기가 등장해 랩을 시작합니다. 대학생들의 애환을 이야기하다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바로 그 가사를 읊어버립니다.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 광고, 뜯어볼수록 감탄만 나오는 이유 (w.올데이프로젝트)
출처 = Google Korea 유튜브

화면은 재빨리 저쪽의 우찬을 잡습니다. 이에 조우찬은 “있다니까요 산타?”라고 답합니다. 그리고는 제미나이를 활용해 춤추면서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 영상을 만들어냅니다.

‘우찬아 걱정 마 울어도 돼, 사실 산타는 없거든’은 2017년 Mnet ‘쇼미더머니 6’에서 래퍼 우원재가 당시 13세였던 조우찬과 랩배틀을 하며 공격했던 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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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NET <쇼미더머니6>

대중은 이 서사를 기억하고 있기에 광고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조우찬이 제미나이를 활용해 ‘진짜 산타’를 만들어내는 장면에서 더 큰 유쾌함을 느낄 수 있었죠. 이는 단순한 패러디를 넘어,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깊은 서사를 담아냅니다. 이번 캠페인에서 제미나이가 가진 특장점, 정교하고 사실적인 영상을 생성하는 것을 메인으로 어필할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구글은 대중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개인적 서사’와 ‘감정적 유대’를 선택했습니다. 이건 AI로는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데도요. 진정성 있는 이야기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에게서 시작되는 것이죠. 이번 광고의 핵심은 바로 조우찬이 가지고 있는 ‘산타’ 서사에 있습니다.

2️⃣’캐스팅’에서 시작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모델 섭외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의 시작점으로서의 캐스팅을 보여줍니다. 햄부기는 래퍼라는 캐릭터를, 조우찬은 과거 ‘쇼미더머니’를 통해 래퍼로서의 서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의 만남은 ‘산타’라는 랩 배틀 요소를 통해 강력한 당위성을 얻게 됩니다.

제미나이 올데이프로젝트 햄부기VS YouTube GoogleGeminilADPIFull 022
출처 = Google Korea 유튜브

광고는 이 서사를 바탕으로 유려하게 흘러갑니다. 어렸을 때 ‘산타는 없다’는 공격을 받았던 조우찬은 이제 성인이 되어 “산타는 있다”고 당당하게 외칩니다. 그리고 제미나이를 활용해 스스로 산타를 만들어버립니다. 제미나이는 이 프롬프트에 맞춰 ‘춤을 추면서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의 고퀄리티의 영상을 순식간에 만들어내죠. 그리고 산타가 나눠주는 선물은 다름아닌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미나이의 특별 할인 혜택으로 이어집니다. 조우찬의 ‘산타’ 서사로 시작한 이번 캠페인이 진짜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이겁니다. 만 18세 이상의 한국 대학(원)생에게 ‘Google AI Pro’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죠. 서사를 가지고 있는 캐스팅부터 시작해 이번 캠페인의 궁극적인 메시지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스무스하게 완성합니다.

3️⃣AI 시대, ‘마케터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이 광고는 제미나이의 뛰어난 AI 영상 생성 기능인 ‘Veo3’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AI가 만든 영상 자체를 광고 소재로 활용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세련된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햄부기와 조우찬의 ‘산타’ 버전 이외에도 다양한 버전을 공개했는데요. 무용총 그림을 랩하는 영상으로 생성해 대학생의 시험기간에 더 재미있게 공부를 한다는 발상이나,

MT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제미나이를 활용해 게임을 만든다든지 하는 것들은 대학생들의 일상에 제미나이가 더욱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다가갑니다.

상황 설정을 통해 잠재적 소비자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학생이라면 꼭 써보고 싶은 AI툴로 인식시켰죠. (또한, ‘올데이 프로젝트’의 그룹명을 활용해 ‘올데이 어시스턴트’라는 슬로건이라는 언어 유희까지 보여주는 건 덤이고요.)

이처럼 이번 구글 제미나이 캠페인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마케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결과를 내놓을 수는 있지만, ‘산타’ 밈이라든지, MT에서의 ‘오렌지게임’이라든지, 같이 한 시대와 세대의 감성적 맥락을 포착하는 통찰력은 여전히 마케터의 고유한 영역입니다. 마케터는 데이터를 넘어서는 ‘인간적 통찰’로 대중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이야깃거리를 발굴하고, 이를 브랜드의 메시지와 연결해야 합니다.

결국 기술은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일 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감성이라는 사실을 이 캠페인은 명확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AI가 할 수 없는, 오직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이야기’가 앞으로의 마케팅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AI 기술이 마케팅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이 시점, 구글 제미나이 캠페인은 중요한 화두를 던져줍니다. 기술의 발전이 마케팅의 외형을 바꾸더라도, 그 본질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요. 가장 첨단의 기술을 이야기하면서도 가장 인간적인 서사를 택한 구글의 선택은, 앞으로 마케터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합니다. 즉, AI를 활용하되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통찰력과 감성으로 스토리를 창조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경쟁이 심화되는 시장에서 브랜드를 돋보이게 만들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구글 제미나이 광고는 ‘사람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과거의 서사를 활용해 모델 캐스팅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AI가 만든 영상 자체를 광고 소재로 활용하는 영리함을 보여줬습니다.
✔️이 캠페인은 기술이 아닌 인간의 통찰력과 감성적 스토리가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핵심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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