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일본 맛집이 88만 개나 떴다고? 그 뒤에 숨겨진 진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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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서 본 ‘추성훈 일본 맛집’, 어떻게 찾아보셨나요? 아마 대부분 검색창을 열었을 겁니다. 바로 이 지점, 여행의 가장 첫 단계인 ‘검색’에서부터 네이버의 승부수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네이버가 일본 최대 맛집 플랫폼 ‘타베로그(Tabelog)’와 손잡고 88만여 개 일본 음식점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일본일까요? 이 선택 뒤에는 단순한 정보 제휴를 넘어선, 야놀자나 부킹닷컴 같은 거대 OTA(온라인 여행사)들과의 정면승부를 피하고 자신들만의 운동장을 만드는 치밀한 ‘우회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검색-콘텐츠-예약-결제’로 이어지는 완벽한 생태계 통합 전략이죠.

그렇다면 이 플랫폼은 어떻게 여행 플랫폼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을까요?

추성훈 유튜브 일본 스테이크
출처 = 추성훈 유튜브

1️⃣ 시작부터 다르다, 여행 계획의 첫걸음을 장악한 지배자

‘일본 가서 뭐 먹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드는 첫 순간, 우리는 어디로 향할까요?

야놀자나 부킹닷컴 앱을 먼저 켜는 사람보다, 네이버에 ‘도쿄 맛집 추천’을 검색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특히 한국의 20-30대에게 일본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경험 중심의 여행, 그중에서도 ‘맛집 순례’의 성격이 강합니다.

실제로 2024년 한국인 해외여행 목적지에서 일본은 약 880만 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죠. 이처럼 여행 계획의 첫걸음을 장악하는 것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네이버 검색창
출처 = 네이버 검색창

OTA들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 ‘여행 갈 땐 우리 앱!’이라고 외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OTA들은 매출의 30-40%를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접근 방식은 다릅니다.

국내 PC 검색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검색 시장의 지배자로서, 사용자들은 여행 정보가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이곳을 찾습니다. ‘추성훈 맛집’이라는 키워드가 입력되는 바로 그 순간, 이미 다른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가장 먼저 고객을 만나는 것입니다. 88만 여 개 정보를 확보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정보에 접근하는 첫 번째 창구를 이 플랫폼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 플레이스 도쿄 맛집(타베로그) 소개
출처 = 네이버 플레이스 도쿄 맛집 검색

2️⃣ 경험의 차이를 만들다, ‘현지화’ 와 ‘원스톱 서비스’

하지만 고객과의 첫 만남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네이버의 진짜 경쟁 우위는, 사용자가 다른 선택지를 고민할 틈조차 주지 않는 완벽한 ‘경험 설계’에서 비롯됩니다.

🔸기계 번역을 뛰어넘는 ‘문화적 현지화’

어색한 번역투로 가득한 리뷰를 해독하고, 여러 블로그와 구글맵을 수시로 오가며 정보를 교차 검증해야 했던 불편함을 기억하시나요?

이들은 바로 그 ‘정보 탐색의 파편화’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기존 글로벌 플랫폼의 결정적인 약점은 ‘기계 번역’의 한계와 ‘문화적 맥락’의 부재입니다. 일본 현지 리뷰를 그대로 번역하면 ‘맛있다’는 표현이 한국인에게는 ‘그저 그렇다’는 의미일 수 있죠.

하지만 타베로그의 방대한 데이터를 연동해 ‘한국인 여행자’의 언어와 문화에 맞춘 정보를 제공합니다. 아이 동반 가능 여부, 간편결제 지원 유무처럼 한국인이 진짜 궁금해하는 정보까지 모두 한국어로 표시합니다. 이는 단순 번역이 아닌, ‘경험의 현지화’이며 압도적인 신뢰를 구축하는 비결입니다.

🔸 검색부터 결제까지, ‘All-in-One’ 생태계의 힘

맛집을 발견(블로그)하고, 정보를 탐색(플레이스)하며, 예약을 진행(타베로그 연동)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는 자사 생태계를 떠날 필요가 없습니다. ‘예약하러 가기’ 버튼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여기에 특정 음식점 검색 결과 하단에 제공되는 ‘추천 블록’은 주변 관광 정보나 유사한 맛집까지 연결하며, 사용자를 더 오랫동안 플랫폼 안에 머물게 합니다.

네이버 타베로그 소개 페이지
출처 = 네이버 플레이스

3️⃣ 88만개 데이터의 진짜 목적, ‘연결고리’가 된 여행 정보

이러한 전략은 단순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서 경쟁 우위를 가집니다. OTA들은 ‘예약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지만 이 플랫폼의 그림은 더 큽니다.

바로 여행이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를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물게 하고, 쇼핑, 페이, 웹툰 등 다른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전체 비즈니스의 파이를 키우는 전략이죠. 여행 정보는 그 자체로 수익원이기 이전에,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자석이자 다른 비즈니스를 위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4️⃣ 일본을 넘어선 글로벌 전략의 시작점

더 주목할 점은 일본이 네이버의 글로벌 여행 전략의 ‘프로토타입’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단순히 인기 여행지 1위를 넘어, 네이버의 강점이 가장 날카롭게 먹혀들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폭발적인 트래픽, 맛집 중심의 여행 트렌드, 그리고 언어 장벽이라는 명확한 ‘페인 포인트’까지. 이 세 가지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곳에서 성공 방정식을 만들고, 이를 다른 시장으로 이식하려는 큰 그림인 셈입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일본에서 성공 모델을 구축한 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확장하고, 궁극적으로는 네이버페이 – 여행 예약 – 쇼핑이 연결된 ‘원스톱 여행 생태계’를 완성하려는 야심 찬 계획으로 보입니다.

타베로그로고와 네이버플레이스로고
출처 = 타베로그 로고, 네이버 플레이스 로고

네이버의 타베로그 제휴는 여행 시장이라는 하나의 경쟁을 넘어, 사용자의 모든 일상을 연결하려는 거대한 전략의 일부입니다.

플랫폼의 승부는 고객이 ‘어디서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끝나느냐’로 결정됩니다. 네이버는 검색이라는 시작점에서 결제라는 종착지까지, 사용자가 이탈할 이유를 찾지 못하게 만드는 완벽한 여정을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이 여정 속에서 축적된 ‘초개인화된 여행 데이터’는 앞으로 네이버는 우리에게 ‘당신만을 위한 도쿄 여행’을 제안하는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검색창 장악력: OTA들이 매출의 30-40%를 마케팅비로 쏟아붓는 동안, 네이버는 여행 계획의 첫걸음을 장악해 고객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압도적 우위를 구축했습니다.
✔️ 문화적 현지화 전략: 기계번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한국인 맞춤 정보 큐레이션과 원스톱 생태계로 ‘정보 탐색의 파편화’ 문제를 정면 해결했습니다.
✔️ 데이터 기반 미래 설계: 88만개 일본 맛집 데이터는 수익원이 아닌 생태계 확장의 연결고리로, 궁극적으로는 ‘초개인화된 여행 추천’ 시대를 여는 전략적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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