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Rhode), 도넛으로 미국 뷰티계를 평정한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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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 뷰티 시장을 평정한 로드

리한나의 펜티 뷰티(Fenty Beauty), 셀레나 고메즈의 레어 뷰티(Rare Beauty), 카일리 제너의 카일리 코스메틱스(Kylie Cosmetics).

최근 해외 뷰티 시장에 가득한 셀레브리티 브랜드 사이에서 가장 압도적인 것은 헤일리 비버의 ‘로드(Rhode)’입니다.

헤일리 비버의 로드
출처 = 로드(Rhode) 공식 홈페이지

로드(Rhode)는 2022년 런칭 후 급성장해 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더니, 3년이 채 안 되어 10억 달러에 e.l.f. Beauty에 인수되는 폭풍 같은 성장세를 보여주었죠.

로드(Rhode)의 성공은 단순히 헤일리 비버의 유명세가 아니라, 탄탄한 기본기와 영리한 전략 덕분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도 바로 이런 점들입니다.

1️⃣ 선택지를 줄여주는 자신감, ‘Less is Luxe’

대부분의 뷰티 브랜드가 ‘더 많이’를 외칠 때, 로드(Rhode)는 ‘더 적게’를 선택했습니다. 화려한 컬러, 복잡한 루틴 대신 로드(Rhode)가 내세운 미학은 단 하나, ‘클린 걸(Clean girl)’이었습니다.

헤일리 비버의 클린 걸
출처 = @haileybieber 인스타그램

방금 스파를 받고 나온 듯 건강하게 빛나는 피부, 정돈된 눈썹, 촉촉한 입술.

로드(Rhode)는 두껍고 화려한 화장이 아니라 맨얼굴을 가꾸는 스킨케어 제품과 뺨과 입술에 살짝 포인트를 주는 제품을 위주로 간소한 라인업을 꾸렸습니다.

로드 스킨케어 제품
출처 = 로드(Rhode) 공식 홈페이지

여기에 반짝이는 대신 약간 심심한 듯 ‘필수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패키징도 어우러졌습니다. 이렇게 과감하게 덜어낸 미니멀리즘은 시장에서 오히려 눈에 띄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피로를 느끼던 소비자들은 선택지를 줄여주는 로드(Rhode)의 자신감에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죠.

2️⃣ 창립자의 ‘역할’

셀럽 브랜드의 가장 큰 함정은 창립자가 ‘그냥 광고 모델’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런칭 초반에는 화제를 모을 수 있지만 요새 소비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진심이 느껴지지 않으면 누구보다 냉정하게 등을 돌리죠.

로드(Rhode)는 이 지점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헤일리 비버는 브랜드의 모델이 아닌, 가장 설득력 높은 ‘사용 후기’ 그 자체가 되기로 했습니다.

헤일리 비버의 인스타그램
매우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립글로스 폰 케이스도 헤일리의 인스타에서 시작 / 출처 = @haileybieber 인스타그램

그녀는 제품 개발부터 SNS 라이브까지 모든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며 로드(Rhode)가 자신의 실제 삶의 일부임을 끊임없이 증명합니다. 립글로스를 끼울 수 있는 폰 케이스를 본인이 직접 착용하고 가장 먼저 선보이는 등, 매우 적극적으로 트렌드를 이끌기도 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들고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철학과 안목을 반영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어필해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전달합니다.

3️⃣ 맛있는 화제로 바이럴하기

로드(Rhode)의 바이럴 전략도 짚어볼 만합니다. 특히 로드(Rhode)는 뷰티 제품을 맛있는 음식에 비유하는 방식을 활용하는데요.

헤일리 비버 로드 도넛 스킨
출처 = 로드(Rhode) 공식 홈페이지

그 시작은 헤일리 비버가 던진 글레이즈드 도넛 스킨(glazed donut skin)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촉촉하고 반짝이는 피부라는 추상적인 효능을, 누구나 아는 달콤하고 매력적인 이미지로 완벽하게 치환한 것입니다.

투명한 설탕을 입힌 도넛처럼 촉촉하고 반짝이는 피부, 정말이지 찰떡같은 네이밍 센스죠.

이 키워드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폭발적인 트렌드가 되었고,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로드(Rhode) 제품으로 ‘도넛 스킨’을 인증하며 자발적인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되었습니다.

이 전략은 ‘스트로베리 글레이즈’, ‘패션후르츠 젤리’ 등 립 제품의 새로운 ‘맛’을 출시하며 일관되게 이어집니다.

이는 바이럴을 넘어 여러 효과를 낳았습니다.

첫째, 추상적인 제품 효과를 감각적으로 만듭니다. ‘펩타이드’ 성분보다 ‘패션후르츠 젤리’라는 이름이 훨씬 직관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오죠. 이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푸드 마케팅의 강점을 최대로 활용한 영리한 수였습니다.

둘째, 소비자가 제품을 수집하게 만듭니다. 새로운 ‘맛’이 출시될 때마다 소비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콜렉터가 됩니다.

로드 글레이즈드 도넛
출처 = 로드(Rhode)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여기에 글레이즈드 도넛의 원조, 크리스피 크림과의 협업은 화제성을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단순한 콜라보가 아니라,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를 확장하는 영리한 전략이었죠. 키워드 바이럴의 정점을 찍은 장면이랄까요.

이 과정에서 제품력에 대한 긍정 리뷰가 쌓이자, 로드(Rhode)는 ‘스타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짜 좋은 브랜드’라는 신뢰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4️⃣결론: 뷰티가 아니라 ‘공식’을 팔아라

로드(Rhode)가 셀럽 브랜드의 함정을 가볍게 뛰어넘고 뷰티 시장의 강자로 거듭난 것은 영리하게 설계된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됩니다.

‘클린 걸’이라는 시대가 원하는 컨셉을 정확히 포착했고,
헤일리 비버라는 스타성을 ‘가장 확실한 증거’로 활용했으며,
소비자가 스스로 참여하게 만드는 ‘바이럴 놀이터’를 정교하게 설계했습니다.

헤일리 비버 로드
출처 = 로드(Rhode) 공식 홈페이지

이 모든 건 그저 유명한 브랜드나 셀레브리티의 이름만 가지고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셀레브리티 브랜드의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설계한 결과죠. 로드(Rhode)가 판 것은 화장품이 아니라, 다음 시대를 읽는 감각 그 자체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로드(Rhode)는 미니멀리즘을 통해 과포화된 뷰티 시장에서 명확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 창립자인 헤일리 비버는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노출하고 직접 트렌드를 이끌며 브랜드의 진정성과 팬심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 셀럽의 이름과 이미지는 브랜드의 ‘전부’가 아닙니다. 어떻게 영리하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자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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