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은 왜 협력광고 솔루션 파트너십을 발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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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데이터+유통 플랫폼 꿈꾼다… 솔루션에 숨은 올리브영의 전략

올리브영은 왜 협력광고 솔루션 파트너십을 발표했을까?

지난 15일, 올리브영이 협력광고 솔루션 파트너 에이전시 선정을 발표했다. 올리브영의 자체 평가를 통해 선정된 에이전시는 CJ메조미디어, 발렌라이프, 이루다마케팅 등 총 9개로, 공지된 선정 기준은 H&B(Health & Beauty) 카테고리에 대한 이해도, 협력광고 집행 경험 및 전문 노하우 등이다.

올리브영은 기존에도 협력광고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번 파트너십이 기존과 차이를 가지는 건, 사실상 유통 플랫폼에서 광고 대행사를 지정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는 쿠팡이나 네이버가 따로 파트너십을 지정하지 않고 열린 상태로 플랫폼을 유지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올리브영은 이번 파트너십에 대해 입점 브랜드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협력광고 솔루션에는 보다 세밀한 올리브영의 전략이 담겨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광고·마케팅 에이전시 관계자 등 전문가를 통해 올리브영의 협력광고 솔루션 파트너십을 집중 탐구한다.

협력 광고 솔루션 파트너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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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의 셀럽 마케팅 예시. 한 전문가는 기존에 올리브영은 데이터 기반 마케팅 보다는 셀럽을 활용한 인지도 확장 마케팅에 주력해왔다고 평가했다(자료=올리브영)

한 광고·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 내 브랜드의 기존 마케팅은 데이터에 기반하기 보다는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고 말한다. KOL(Key Opinion Leader) 역할의 셀럽, 그리고 메스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인지도 확장으로 고객 유입을 높이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는 뜻이다.

이번 협력광고 솔루션 파트너십은 이러한 기존 방식을 대행사 지정을 통해 ‘데이터 중심’으로 바꾸는 ‘리테일 미디어형 퍼포먼스 솔루션’이다. 파트너십은 올리브영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구매 전환을 목표로 메타나 틱톡 등 외부 채널에서 집행한 광고 성과를 올리브영 데이터와 연동해 실매출 기준으로 측정하고, 최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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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솔루션의 핵심은 외부 채널의 광고와 올리브영 플랫폼 유입, 그리고 구매 전환 발생이라는 고객 여정에 대한 데이터 파이프 라인을 연결하는 데 있다고 분석된다(자료=챗gpt 생성)

익명의 에이전시 관계자는 파트너십의 핵심을 ‘퍼포먼스 파이프라인 공식화’라고 설명한다. 외부 채널과 올리브영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한다는 의미다. 즉, ‘외부 채널의 성과형 광고→올리브영 유입→구매 전환 발생’의 과정을 데이터로 투명하게 연결하는 운영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솔루션 파트너십 구축의 배경은 뭘까?

올리브영은 H&B에 특화된 유통 플랫폼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유통 플랫폼이 광고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기조인 셈인데, 민병운 대구가톨릭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는 그 배경에 ‘유통업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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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세포라는 국내 시장에 철수했다. 민 교수는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특징은 장점인 동시에 확장성의 한계라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자료=세포라)

민 교수는 “현재 유통업의 전반적인 수익성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올리브영의 경우 상승하는 임대료와 인건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H&B에 특화됐다는 점은 ‘확장성의 한계’를 야기할 수 있다. 이는 ‘세포라(Sephora)’ ‘부츠(Boots)’ 등 글로벌 H&B 기업이 유통업 중심의 기존 구조에 대해 계속해서 변화를 고민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파트너십은 올리브영에게 광고라는 ‘신사업’의 포지션으로 해석된다. 민 교수는 이를 “본격적으로 리테일 미디어 기업이 되겠다는 선언”으로 비유한다.

올리브영이 얻을  있는 ?

그렇다면 해당 파트너십을 통해 올리브영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을까? 민 교수는 이를 세 가지로 정의한다.

1. ‘데이터의 순도’ 강화

에이전시와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것은 올리브영-에이전시(대행사)-입점 브랜드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고객의 유입 경로와 시기, 구매 결정, 재구매 유도 등 고객 여정 전반에 대한 보다 세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2. 입점 브랜드 락인(Lock-in)

세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건 타깃한 마케팅을 통한 입점 브랜드의 매출 증대를 유도할 수 있다. 입점 브랜드가 해당 솔루션 파트너십을 통해 매출 증가를 경험한다면, 올리브에 대한 의존도는 자연히 상승한다. 쿠팡, 네이버 등 오픈 플랫폼과는 다른 데이터 관리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올리브영 단독 입점 계약도 증가시킬 수 있다.

3. 올리브영 수익 구조 개편

민 교수는 “이미 많은 유통 플랫폼이 광고가 영업이익률이 높고, 초기 세팅만 잘 되면 매우 안정적인 캐시 카우가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한다. 올리브영 또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유통+광고’로 수익구조의 재편을 노릴 수 있다. 아마존, 쿠팡 등 리테일 미디어에 적극적인 유통 플랫폼처럼 말이다.

입점 브랜드와 파트너사가 얻을  있는 ?

입점 브랜드 또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분명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앞서 언급한 ‘고객 여정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있다. 브랜드가 고객 여정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는 건 실시간 대응뿐 아니라 매출 극대화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ROAS(Return On Advertising Spend)를 노출과 클릭을 넘어 장바구니, 구매까지 추적해 예산 효율화를 할 수 있고, 신규·재구매 타깃을 정교하게 분리해 LTV(Lifetime Value) 관점 운영도 가능하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그는 또한 “플랫폼과 외부 채널 간 크리에이티브/세그먼트 실험을 빠르게 반복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 덧붙였다.

파트너사 또한 입점 브랜드가 잠재 고객이 되는 셈이니, 해당 파트너십을 통해 고정적인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고객 여정 데이터 독점에 기반해 추가사업 기획 등의 이익도 얻을 수 있다. H&B 카테고리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한 레퍼런스는 향후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도 있다.  

파트너 에이전시에게 부여되는 혜택도 있다. 익명의 에이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이번 파트너십에 선정된 에이전시에게 ‘브랜드 육성에 대한 깊이 있는 컨설팅 기회’ ‘협력광고가 적용되는 신규 미디어에 대한 테스트에 대한 우선권’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올리브영의 솔루션 파트너십 시사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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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에서 운영하는 리테일 미디어 사업인 부츠 미디어 그룹. 이처럼 여러 H&B 기업이 유통사에서 매체사로 변화하고 있다(자료=boots uk)

민 교수는 이번 파트너십이 올리브영이 유통사에서 ‘매체사’로 변화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앞서 언급한 세포라와 부츠 또한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위해 ‘세포라 미디어 네트워크(Sephora Media Network)’ ‘부츠 미디어 그룹(Boots Media Group)’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올리브영은 H&B 카테고리에서 광고와 판매를 동시에 관리하는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단순한 온·오프라인몰이 아닌 광고와 데이터, 유통이 모두 갖춰진 플랫폼이 되겠다는 의미다.     

민 교수는 “이러한 양상은 백화점 3사와 같이 오프라인 매장과 매대 중심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며 올리브영의 방향성이 뷰티 마케팅 이상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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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직구 플랫폼인 올리브영 글로벌은 올해 상반기 장년 동기 대비 70% 상승한 매출을 기록했다(자료=올리브영)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의 뷰티 산업의 글로벌화에 대한 올리브영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한국 뷰티 산업의 글로벌화를 언급하며 “올리브영은 글로벌 채널 바이어에게 국내 브랜드를 수출하는 허브가 되고 있다”며 “파트너십을 통해 입점 브랜드의 성과가 상승하면 향후 글로벌 뷰티 시장 공략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 분석했다. 실제 역직구 플랫폼인 올리브영 글로벌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70%가량 상승한 바 있다.

종합했을 때, 현재 파트너십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올리브영의 방향성에는 아마존이 겹쳐 보인다. 광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오르면 올리브영은 목표한 대로 광고, 데이터 그리고 유통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 파트너십에 기반한 실제 입점 브랜드의 ROI 상승이 검증돼야 하므로, 전문가들은 올리브영이 파트너사와 입점 브랜드에 어느 수준까지 데이터를 개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과연 올리브영이 이번 솔루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광고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앞으로를 주목해본다.

Writer. 이민호
by. 디지털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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