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소한 반죽에 달콤한 생크림과 사과잼이 더해진 와플은 한때 길거리 간식의 대표 주자였습니다. 하지만 노점상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와플의 맛과 추억은 점점 희미해졌죠. 그 빈자리를 채우며 ‘와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곳이 바로 ‘와플대학’입니다. 전국에 캠퍼스를 두고, 재미있는 세계관으로 MZ세대에게 ‘힙’한 브랜드로 통하는 와플대학이 이번엔 ‘붕어대학’의 문을 열며 또 한 번의 파격적인 도전에 나섰습니다.

8월 5일 정식으로 오픈해 아직 인스타그램 세팅도 채 완료되지 않은 붕어대학 1호점을 누구보다 빠르게 다녀왔습니다. 너무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서울 갈월동에 위치한 붕어대학 1호점에 다녀온 후기와 함께 마케팅 관점에서도 몇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전통적인 겨울 간식인 붕어빵을 사계절 내내 만날 수 있는 ‘붕어대학’의 개교 소식은 단순히 새로운 브랜드의 등장을 넘어, 마케팅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1️⃣브랜드의 힘, ‘세계관’으로 충성 고객을 만들다
와플대학의 성공 공식: ‘캠퍼스’와 ‘학과’로 구축한 세계관

와플대학의 성공 비결은 독특한 ‘세계관’에 있습니다. 단순히 와플을 파는 가게가 아니라, ‘캠퍼스’라는 공간에서 고객들이 ‘와플’이라는 학문을 배우고 즐기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캠퍼스 찾기’, ‘개교 문의’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이러한 세계관은 고객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강한 몰입감과 소속감을 선사하며 단순 소비자를 넘어 충성도 높은 ‘재학생’ 팬덤을 만들어냈습니다.
와플대학에서 붕어대학으로: 세계관 확장 전략의 사례

이번 ‘붕어대학’의 개교는 이 세계관의 성공적인 확장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와플대학은 이미 ‘와플에 빠진 붕어’라는 메뉴를 출시하며 두 브랜드의 연결고리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왔습니다. 이는 기존 와플대학의 ‘재학생’들에게 붕어대학에 대한 궁금증과 친밀감을 유도하는 영리한 전략입니다. 브랜드가 단순한 제품 라인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를 공유하는 ‘세계관’을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시장 진출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기존 고객의 팬심을 성공적으로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2️⃣‘겨울철 별미’의 고정관념을 깨다: 붕어대학의 역발상 마케팅
‘여름에도 먹는 붕어빵’ 슬로건의 비밀

최근 붕어빵 노점상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단속 강화로 인해 급격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붕어빵을 찾는 것이 어려워졌죠. ‘붕어대학’의 개교는 이처럼 사라져가는 길거리 붕어빵에 대한 향수와 갈증을 해소해주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붕어대학은 ‘한여름의 붕어빵’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전통적인 붕어빵의 계절적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했습니다. ‘꼬리만 있는 꼬리빵’이나 ‘붕어빵 아이스크림’처럼 기존에 재미로만 바이럴 되었던 메뉴를 본격적으로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여름에도 붕어빵을 즐길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제시한 것이죠. 이는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는 ‘역발상 마케팅’의 좋은 예시로, 마케터들에게 계절 상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창업 스토리에서 찾은 브랜드 시너지: ‘와플대학’의 DNA를 이어받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두 브랜드의 스토리텔링 시너지 효과입니다. 와플대학 창업주는 과거 붕어빵 노점을 운영하다 와플로 사업을 확장했다고 합니다. 와플대학이 성공한 이후, 창업의 시작이었던 붕어빵 브랜드를 다시 런칭했다는 스토리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줍니다. ‘와플대학’이라는 성공의 DNA가 담긴 ‘붕어대학’은 소비자들에게 신뢰와 기대를 동시에 심어주며, 단순한 신규 브랜드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3️⃣붕어대학의 개교가 던지는 마케팅 시사점
와플대학과 붕어대학의 사례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마케팅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첫째, 강력한 ‘세계관’은 고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충성도를 강화하는 핵심 자산이 됩니다.
둘째,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는 ‘역발상’ 전략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브랜드의 진솔한 ‘창업 스토리’는 고객에게 깊은 공감과 신뢰를 얻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와플대학의 뒤를 이어 ‘붕어빵 노점’의 추억과 맛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게 해줄 ‘붕어대학’이 앞으로 어떤 재미있는 ‘학문’을 선보일지 기대가 됩니다. 더이상 겨울을 기다릴 필요 없이, 붕세권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이 내가 원할 때 붕어빵을 만날 수 있다니 빨리 저희 동네에도 생겼으면 좋겠네요.


참고로 붕어대학 1호점은 앉아서 먹을 공간이 협소해 포장하는 편이 좋습니다. 개교 초기인 현재는 팥, 완두, 통치즈, 매운소시지 네 가지 맛이 주문 가능했고 저는 그 중에서 팥, 완두, 매운소시지 맛을 먹어봤는데요. 팥, 완두는 추억의 맛 그대로였고, 매운 소시지 맛은 붕어 대학이 선보이는 새로운 맛이라 신선했습니다. 통소시지가 들어가는데 꽤나 매콤해요. 단촐한 핫도그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인데, 매운 맛을 좋아하신다면 한번 츄라이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와플대학은 ‘대학’ 세계관을 ‘붕어대학’으로 확장하며 브랜드 스토리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사라져가는 길거리 붕어빵의 빈자리를 채우고, ‘여름 붕어빵’이라는 역발상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성공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와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며 팬덤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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