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애들 요즘유행] 흔들리는 숏폼 속에서 너의 글이 보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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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문학은 어떻게 콘텐츠가 될 수 있었을까

 

바야흐로 2021년 컨텐츠의 대세는 숏폼이었습니다. 짧고 강력한 숏폼 영상들은, 단시간에 임팩트있는 정보를 전달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습니다. 숏폼 뿐만 아니라 어떤 컨텐츠이든 핵심은 ‘간결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 최근 SNS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일텐데요. 

 

여기 정반대의 사례들, 혹은 최근의 트렌드가 있습니다. 끝없는 숏폼의 밀물들 속에서도 묵묵히 길고 읽는 노력이 필요한 문학들을 활용한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언뜻 생각하기에 ‘숏폼’으로 대두되는 최근 마케팅 트렌드와 긴 호흡과 읽는 사람의 독해력을 요구하는 ‘문학’은 거리가 있어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사진을 매개로 한 쉽고 빠른 컨텐츠가 수도 없이 쏟아지는 시점에서 굳이 이 문학을 마케팅의 도구로 컨텐츠화한 기업들의 전략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사실 최근 출판업계 동향에서 ‘문학’은 판데믹 이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발행하고 있는 ‘채널예스’ 매거진은 2021년을 ‘소설 대성황의 해’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습니다. 채널 예스에 따르면 2019년 ‘-9.6%’를 기록한 ‘소설/시/희곡’ 부문 도서판매량이 코로나19 이후 2020년 ‘21.4%’ 성장했고, 2021년에도 20년 대비 ‘6.2%’ 성장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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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식품관 투홈에 연재된 김연수 작가의 <아직은 봄이니까, 미나리는 얼마든지>

 

이에 따라 주목할 만한 변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작년 여름 신세계백화점이 모바일 앱을 통한 전자책 대여 서비스 ‘신백서재’를 오픈한 이후로, 5개월간 10만명이 접속을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유통업계에서 '책'이라는 콘텐츠에 주목한 것은 신세계백화점만이 아닙니다. 현대식품관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문학을 콘텐츠화했고, 이를 자사 식품몰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으로 활용했습니다. 

 

프로젝트 담당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제품을 구매하고 사이트를 방문하는 ‘방문형 소비자’에서 컨텐츠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사게 되는 ‘발견형 소비자’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질 좋은 컨텐츠가 제품의 소비로도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아래 이어지는 글에서는 배달의 민족, 엔씨소프트, 29cm, 현대식품관이 어떻게 소설을 컨텐츠화하거나 브랜딩의 도구로 활용했는지 소개합니다. 

 

 

 

02. 숏폼 사이에서 빛나는 소설가의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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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2월 게시된 박서련 작가의 <소설가가 입사했다> 에세이 중 첫번째인 <주문하신 소설가 왔습니다>

 

올해 2월 배달의 민족은 자사의 브랜딩 이야기를 담은 사이트인 ‘배민다움’을 홍보하기 위해 <체공녀 강주룡>으로 제23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박서련 작가와 협업을 진행했는데요. 박서련 작가가 연재한 <소설가가 입사했다>는 총 5편의 에세이로 이루어져있는데, 자사의 기업문화를 홍보하는 ‘배민다움’의 목표에 맞게 회사 배달의 민족의 기업 정신과 문화들을 소개하는 글들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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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블로그에 연재된 배명훈 작가의 <수호곡선의 수호자>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는 작년에 이보다 조금 더 본격적인 ‘문학’ 마케팅을 진행했는데요. 배명훈, 장강명, 김금희, 김초엽 등등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소설가 7명을 영입해, 7개의 소설을 자사 블로그에 연재했다는 소식입니다. 소설은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도 했지만 작가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AR(증강현실)갤러리를 만들어 소설 속 문장을 AR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고 전시관을 만들어 소설을 전시로써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콜라보를 통해서 게임이 여러 가지 다른 문화 장르와도 융합될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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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식품관 투홈 매거진, 김금희 작가의 소설 <여름의 앤초비>에 나오는 멸치국수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식품관 투홈은 자사 식품몰을 홍보하기 위해서 다양한 소설가들과 협업을 진행했는데요.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유명한 정세랑 작가 뿐만 아니라 김연수, 김금희 작가 등이 한 가지 음식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을 연재했습니다. 소설 말미에는 소설이 다루고 있는 음식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와 음식 레시피까지 달아두었으니, 이러한 문학 마케팅 이후에 고객 1인당 앱 체류시간이 30%가량 늘었다는 소식은 그리 놀랍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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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CM에 연재된 '위클리 에세이'

 

29CM는 원래부터 매거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있기도 한데요. ‘위클리 에세이’를 통해 29CM가 판매하고 있는 물건들, 정확히는 상품이기 이전에 '그 사물'을 소재로 한 에세이를 연재합니다. 각종 분야의 유명인들이 연재하고 있는데다가, 연재하는 사람의 취향과 고민이 묻어나는 글을 읽으면서 단순히 기능과 모양이 아닌 그 사물의 쓰임새와 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시도로 보입니다. 반응이 좋은 ‘위클리 에세이’는 이미 시즌3에 걸쳐서 운영이 되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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