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75명인 시대인데… 29CM가 성수 한 복판에 이구키즈를 오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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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0.75명을 기록하며 전 세계 최저 수준을 경신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아이는 줄어들고 있는데, 키즈 시장은 오히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거든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의 조사 결과, 2024년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조 5390억 원으로 2020년 대비 38% 증가했다고 합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조사에서는 전체 패션 시장은 8% 감소한 반면 유아동복 매출은 30% 이상 성장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이런 역설적 상황 속에서 29CM가 8월 29일 성수동에 ‘이구키즈 성수’를 오픈했어요. 감도 높은 취향 셀렉트샵으로 20-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29CM가 왜 지금 키즈 편집숍에 승부수를 던진 걸까요? 그 답은 단순히 새로운 사업 영역 확장이 아니라, 변화하는 소비 구조를 정확히 읽어낸 전략적 판단에 있습니다.

이구키즈
출처 = 소마코

1️⃣2539세대가 만드는 새로운 소비 패턴

키즈 시장 성장의 중심에는 25-39세 밀레니얼 부모 세대가 있어요. 이들은 기존 부모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소비 패턴을 보여줍니다. 가성비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 사이 양극화된 선택지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취향과 가치를 반영한 ‘프리미엄 디자이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죠.

29CM의 2025년 상반기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대비 929% 증가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는 젊은 부모들이 “내 아이에게도 나만의 취향을 입히고 싶다”는 욕구를 드러내는 명확한 신호거든요. 백화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형화된 브랜드 대신, 드타미프로젝트, 얼스디아카이브, 코코모코 같은 컨템포러리 키즈 브랜드가 팬덤을 형성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구키즈 성수 소마코R0004048
출처 = 소마코

더 주목할 점은 ‘텐포켓(Ten Pocket)’과 ‘VIB(Very Important Baby)’ 트렌드인데요. 텐포켓은 아이 하나를 키우면 열 명의 지갑이 열린다는 뜻의 신조어입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친조카를 포함해 아기를 낳은 친구들에게는 꼭 아이를 위한 선물이나 용돈을 챙겨주게 되더라고요. 저출산의 시대인 만큼 아이 한 명 한 명이 귀해져(VIB), 실질적인 구매력은 출산율 하락폭을 상쇄하고도 남아요. 실제로 29CM의 선물하기 서비스에서 키즈 브랜드 제품 거래액은 최근 3개월간 전년 대비 390%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구키즈 성수 소마코R0004038
출처 = 소마코

2️⃣성수동이라는 전략적 선택의 의미

29CM가 이구키즈 성수의 입지로 성수동을 선택한 것은 단순한 임대료나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에요. 한국관광공사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7월 성수동 방문객 중 20-30대 여성 비중이 28.2%로 가장 높았거든요. 이는 29CM의 핵심 고객층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성수동은 단순한 상업지구를 넘어 패션, 문화, 라이프스타일이 교차하는 ‘트렌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젊은 세대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고, SNS에 공유하며,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최적의 환경이죠. 특히 아이와 함께 방문할 수 있는 문화적 인프라가 풍부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도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백화점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키즈 시장의 구조를 고려하면, 성수동 진출은 더욱 전략적 의미를 가집니다. 정형화된 브랜드 구성과 획일적인 쇼핑 경험에 지친 젊은 부모들에게 ‘발견의 즐거움’과 ‘차별화된 취향’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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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소마코

3️⃣29CM만의 차별화 전략?

이구키즈 성수의 진짜 경쟁력은 29CM가 여성 패션 시장에서 쌓아온 ‘큐레이션 역량’에 있습니다. 단순히 인기 브랜드를 모아놓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브랜드를 발굴해 제안하는 능력이죠.

이구키즈 성수 소마코R0004022
출처 = 소마코

입점한 37개 브랜드 중 70% 이상이 별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이는 고객 입장에서 ‘이구키즈를 통해 희소성 있는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처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브랜드 입장에서는 ’29CM라는 검증된 플랫폼을 통한 오프라인 진출 기회’를 제공합니다. 실제로 ‘드타미프로젝트’는 29CM에서 신제품 출시 후 2주만에 거래액 1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브랜드인데요. 이번에 이구키즈 성수에서 첫 번째 팝업을 선보이며 단독으로 25FW 신상품을 판매합니다. 또, 얼스디아카이브는 ‘오가닉 빕 3종’을 29CM에서만 단독 출시했는데 3일 만에 거래액 1억 원을 돌파했죠. 이런 성과에 힘입어 자사몰을 제외하고는 29CM에서만 온라인 판매를 진행합니다. 이러한 사례 모두 브랜드-플랫폼 상생 구조의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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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소마코

기술적 혁신도 눈여겨볼 부분이에요. 상품별 QR코드를 통해 고객이 앱과 동일한 가격으로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구현한 O2O(Online to Offline) 시스템은 오프라인의 체험과 온라인의 편의성을 완벽하게 결합했습니다. 이는 ‘오프라인에서 발견하고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구매한다’는 젊은 세대의 쇼핑 패턴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입니다.

4️⃣에디터가 직접 가본 이구키즈 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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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소마코

실제로 이구키즈 성수를 방문해보니, 29CM의 전략이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되었는지 실감할 수 있었어요.

브랜드가 저마다 지닌 개성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고요.

평상시 필수품인 옷이나 신발 뿐 아니라,

SUNDRIES ZONE(a.k.a 이모 삼촌 지갑털이존)에는 가볍게 선물하기 좋은 제품들도 가득했어요. 당장 보따리 사들고 조카 찾아갈 뻔 했답니다.

20-30대 여성 고객은 물론 아이와 함께 방문한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놀이를 하듯이 제품을 경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어린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에 1층에는 별도의 놀이 공간, 2층에는 유아 휴게실(수유실)을 마련해 아이들이 지치거나 지루해 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섬세함이 돋보였습니다.

공간이나 브랜드 등 더 자세한 내용은 이구키즈 성수 홈페이지를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5️⃣키즈 시장이 보여주는 미래 소비의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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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소마코

업계가 주목해야 할 29CM 전략의 핵심은 ‘역발상’에 있습니다. 단지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확장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변화를 정확히 읽어내고 그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제안한 거죠.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변화에 주목하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이해하려 노력한 결과가 929% 성장이라는 성과로 이어진 겁니다.

저출산 시대를 살아가는 브랜드들에게 29CM의 사례는 명확한 메시지를 줍니다. 단순히 시장 규모의 축소를 한탄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죠. 아이는 줄어들어도 한 아이에게 쏟는 관심과 투자는 오히려 늘어나는 현실. 이 역설적 상황을 기회로 만드는 브랜드만이 미래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겠지요.

오늘의 소마코 콕 📌

✔️29CM가 ‘이구키즈 성수’를 오픈해 키즈 편집숍 시장 진출을 본격화 했습니다.
✔️이 배경에는 2539 부모 세대의 ‘취향’ 기반 소비와,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대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입점한 37개 브랜드 중 70% 이상이 별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오직 이구키즈에서만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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