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소비 플랫폼을 넘어 몰입과 상호작용 경험 강화에 나선 유튜브

변화에 민감하신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을 텐데요. 최근 유튜브엔 비디오 플레이어의 디자인부터 영상 탐색 및 상호작용 방식, 댓글까지 여러 변화가 적용 중입니다. 당장 유튜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누르게 되는 상징적인 좋아요/싫어요 버튼 디자인에도 변화가 생겼죠.
이번 업데이트엔 댓글 스레드 기능같이 유튜브가 몇 달 전부터 오랫동안 테스트해오던 기능도 포함됐기에 많은 사용자들이 이런 변화에 대해 궁금증을 내보였습니다. 하지만 유튜브는 그동안 계속 침묵하고 묵묵히 시험 적용만을 반복해왔는데요. 이번에 마침내 유튜브 팀이 공지를 통해 변화의 이유를 공개했습니다.
과연 유튜브 팀은 왜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하게 된 것일까요? 또 이런 디자인 결정엔 어떤 의도가 담겨 있을까요? 유튜브 팀이 새롭게 목표로 하는 유튜브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선 UX 관점에서 유튜브 비주얼 업데이트를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 비디오 플레이어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오는 변화는 재설계된 비디오 플레이어의 모습입니다. 새로운 유튜브 비디오 플레이어에선 기존엔 하단의 어두운 그라데이션 위에 펼쳐져 있던 재생, 소리 설정, 재생목록, 자막, 화면 모드 버튼 등이 각각 타원형의 반투명 영역 아래에 새롭게 정렬돼 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특히 유튜브 스마트 TV 앱 버전의 경우 영상 정보가 좌측 상단으로 이동하고, 채널명·설명·채널 아이콘과 구독 버튼이 우측 하단으로 조정됐으며, 가장 중요한 영상 재생 버튼은 중앙 하단에, 좋아요·싫어요·댓글 등의 버튼은 우측 하단으로 정리해 리모컨 조작에 맞게끔 이동 및 인터랙션 구성을 단순화하면서도 시선이 영상 중앙에 머무르도록 조정됐습니다.
버튼 아이콘의 디자인 역시 직관적으로 변경됐는데요. 모든 버튼의 크기를 키우고, 둥근 모서리를 적용했으며, 영화관 모드와 전체 화면 모드 버튼의 경우 화살표를 통해 화면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되는지 사용자에게 직관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상징적인 좋아요/싫어요 버튼엔 손가락 윤곽선에 디테일을 추가해 엄지를 치켜세운 제스처를 강조했습니다.
이외에도 더블 탭을 통한 화면 시간 스킵 및 되감기 기능 역시 반투명 그라데이션과 터치 이펙트가 함께 표시되던 과거와 다르게 화살표와 플러스(+) 마이너스(-) 표시만 노출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전반적으로 조작과 몰입 등의 사용성을 우선시한 유튜브의 새로운 디자인 설계 방향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버튼의 크기를 키우고, 여백을 확보하고, 반투명한 디자인을 적용해 배경 화면의 가시성과 버튼의 명확성을 높여 사용자가 더욱 화면 및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와 관련해 SaaS 및 이커머스 전문 UI·UX 디자이너인 자포크 이크발(Zafor Iqbal)은 “미적으로더욱 세련되게 변경됐지만, 진정한 장점은 사용성 향상이다. 새로운 디자인은 향상된 대비와 버튼 분리를 통해 유튜브가 시각적 매력보단 사용성을 우선시한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을 내보였습니다.
실제 유튜브 팀 또한 “더욱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탐색하기 쉽고 상호작용이 더욱 즐겁게 하기 위해 모바일, 웹, TV 기기에서 더욱 깔끔하고 몰입감 넘치는 비디오 플레이어를 목표로 했다”며 “콘텐츠 가림 현상을 최소화하면서 시각적으로 더욱 만족스러운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이번 변화의 주된 목적이 콘텐츠 몰입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댓글 스레드 기능 도입

새로운 비디오 플레이어가 크게 눈길을 끌지만 이번 유튜브 비주얼 업데이트에서 바뀐 것이 비디오 플레이어가 전부는 아닙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유튜브는 기존의 단일 리스트형 댓글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최대 3단계의 스레드(Thread) 형식을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유튜브 댓글 창에선 연결선과 들여 쓰기가 적용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수평 구조로 하향 나열돼 댓글 및 의견 토론의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기존과 다르게 시각적으로 정리된 댓글과 댓글 답변의 관계를 통해 대화의 맥락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죠.

이런 스레드 댓글 기능 도입에 대해 유튜브 팀은 공지를 통해 신규 댓글 기능이 더욱 집중적인 댓글 및 답글 읽기 환경 제공을 목표로 설계됐으며, 앞으로도 사용자들이 더 쉽게 댓글로 의견을 나누고, 대화 내용을 더욱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의도를 설명했는데요.
실제 유튜브 제품팀 프로그램 매니저 로렌 펜델(Lauren Fendel)은 “이 새로운 시스템은 더욱 집중적인 읽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스레드 기능은 댓글 답글을 위한 구조화된 시스템이다”며 “사용자들은 스레드 내에서 개별 토론을 더 쉽게 따라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이에 몇몇 전문가들은 비디오 플레이어 UI 변경 못지 않게 댓글 스레드 기능 도입을 중요한 변화로 보고 있는데요.
IT 기업 4Limes의 CEO 비아체슬라프 유렌코(Viacheslav Yurenko)는 “유튜브는 콘텐츠 소비 플랫폼이라는 역할을 넘어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소셜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단순한 사용성 향상이 아닌, 소셜 레이어의 구조적 재설계를 통해 대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의미 있는 소통으로 이끌기 위한 변화이다. UX 관점에서 보면 유튜브는 대화에 참여하고, 토론을 따라가며, 소음으로 묻히지 않고 의미있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참여형 공간, 생각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감정 중심 인터랙션이 추가된 ‘좋아요’ 버튼

또한 유튜브는 상징적인 좋아요 버튼에도 변화를 가했습니다. 영상 콘텐츠의 성격과 카테고리에 따라 ‘좋아요’ 버튼 클릭이 각기 다른 시각적 피드백을 제공하게 된 것인데요.
기존엔 모든 영상에 엄지를 치켜들고 유튜브 레드 색상의 강조 표시가 보이는 일관된 ‘좋아요’ 버튼 애니메이션이 재생됐지만, 이번 업데이트 이후엔 음악 영상의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 음표가 피어나고, 농구 영상에선 농구공이 나타나는 형식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좋아요 버튼 기능 개편이 작은 변화로 보일 수 있지만 기존에 단순 클릭 이벤트, 목록 추가에 그쳤던 행동에 시각적 피드백을 더해 단순 영상 감상 콘텐츠 소비 플랫폼을 넘어 감정적 몰입과 상호작용의 무대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특히 10년 이상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해온 루이스 리조(Luis Rijo)는 PPC LAND 기고를 통해 “이 새로운 콘텐츠 인식 기능은 기존의 참여 메커니즘과는 전혀 다르다. 모든 콘텐츠 유형에 걸쳐 획일적인 상호작용 반응을 제공했던 기존과 다르게, 유튜브 플랫폼이 이제 비디오 카테고리별 시각적 피드백을 차별화 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점진적인 확장 및 테스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실제 유튜브 팀은 좋아요 버튼 애니메이션의 다각화를 “더 매끄럽고 풍부한 상호작용 경험”이라고 표현하며 지속적으로 사용자가 자신의 반응과 감정을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습니다.
엇갈린 반응

하지만 이런 비주얼 업데이트에 대한 초기 반응은 다소 엇갈린 상황입니다. 일부 사용자들은 “훨씬 깔끔해졌다” “더욱 현대적이게 됐다”고 호평하는 반면, 일부 사용자들은 “더욱 못생겨졌다” “굳이 수정할 필요가 없었다” “롤백 해달라” 등의 반응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 제품 서비스 분석 전문 매체 9to5Google는 기사를 통해 “솔직히 말해 이번 경험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반투명 버튼 영역은 훨씬 더 보기 어려워졌고, 불투명한 흰색 버튼 자체는 이전보다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화면 공간 차지를 줄이려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훨씬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지저분한 경험이다”라고 혹평했는데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용자들의 비주얼 업데이트 반발에는 디자인적 문제와 심리적 문제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단순히 버튼의 크기나 외형, 배치가 바뀌어 인지적 피로가 증가하고, 반투명 인터페이스가 일부 화면에서 가시성이 떨어지는 것 외에도 유튜브가 수년간 거의 동일한 UI·UX 구조를 유지해 왔기에 사용자가 익숙해하던 심리적 사용 흐름이 깨지고, 조작 및 앱 서비스 사용 과정에서 낯섦과 혼란을 느낀 것이란 분석인데요.
실제 8년 이상의 디자인 경력을 가진 인터페이스 전문 UI·UX 디자이너이자 absentify의 웹 디자인 팀장을 맡고 있는 미콜라 레데노프(Mykola Ledenov)는 “이번 개편은 세련되고 통일된 미적 감각을 지향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사용자가 익숙한 요소들과 상호작용 방식 또한 다수 변화시켰다”며 “이런 문제 너머에는 더 깊은 감정적 반응이 있다. 사람들은 익숙한 인터페이스가 일상의 일부로 여기며 애착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하룻밤 사이에 바뀌면 작은 변화도 좌절감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 선호도의 문제가 아닌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 관련한 문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마치며
결국 이번 유튜브 비주얼 업데이트는 단순 외형 변화를 넘어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유튜브의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전문가들은 이번 유튜브 비주얼 업데이트를 단순한 디자인 개편이 아닌 사용자 경험 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는데요. 요컨대 유튜브가 단순 영상 시청 플랫폼을 벗어나 감정적 상호작용과 몰입형 경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유렌코 CEO는 이번 업데이트에 대해 “이번 유튜브 업데이트는 단순한 시각적 변화를 훨씬 뛰어넘어 플랫폼 전체 생태계의 전략 방향을 내비춘다”며 “유튜브가 콘텐츠 소비 모델에서 벗어나 참여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2026년이 유튜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보였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이런 변화는 사용자의 익숙함과의 충돌을 피하기 어려운 도전이기도 합니다. 유튜브는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용자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용하는 서비스인만큼 작은 디자인 변화로도 거대한 심리적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에 유튜브는 최신 공지를 통해 메일 및 댓글을 통해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사용자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춘 상태인데요. 향후 유튜브가 피드백을 반영해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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