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굿즈, 뮷즈를 아시나요?

색색깔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석굴암 모양의 은은한 무드등, 단청무늬 키보드…
박물관의 전시품들을 일상으로 가져온 ‘뮷즈(MU:DS)’는 국립 박물관 상품의 통합 브랜드로, 국내 16개 국립박물관 문화재를 활용한 상품을 의미합니다. ‘문화재를 누구나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가치가 힙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힘입어 대성공을 거두었는데요.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중박)의 뮤지엄샵은 늘 뮷즈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특히 2025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제대로 터져 이젠 오픈런까지 뉴스를 탈 정도입니다.
케데헌 신드롬의 흐름을 타 이제는 K-콘텐츠의 새로운 성지가 된 국중박.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마케터라면, 박물관의 조용한 반란과 그 성공 전략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박물관은 살아있다 : 유물의 재해석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성공의 첫 번째 열쇠는 ‘본질에 집중한 상품 개발과 브랜딩’ 에 있습니다. 모든 박물관이 소장품 굿즈를 만들지만, 국중박은 유물과 상품의 조합이 ‘찰떡같다’라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단순히 유물 사진을 인쇄하는 것이 아니라, 술을 따르면 취객 선비의 얼굴이 붉어지는 변색 술잔, 신라의 미소를 담은 수막새 소스 종지처럼 유물의 핵심 스토리를 현대적인 ‘쓸모’와 ‘재미’로 완벽하게 담아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매력적인 상품들은 ‘뮷즈’라는 강력한 브랜딩을 통해 ‘소장 가치’를 부여받습니다. 높은 디자인 퀄리티는 ‘믿고 사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구축했고, 그 결과는 숫자로 증명됩니다. 2025년 상반기에만 115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매출을 기록한 것은, 잘 만든 상품이 탄탄한 브랜딩과 만났을 때 얼마나 강력한 시장 지배력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2️⃣소통 기반 전략: MZ세대를 팬덤으로 만들다
국중박이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방법은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방문객 설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MZ세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의 취향과 피드백을 신속하게 상품 개발에 반영합니다.

굿즈 디자인 공모전과 ‘유물 코스프레 대회’와 같은 참여형 이벤트는 온라인상의 바이럴을 유도하며 잠재 고객을 충성도 높은 팬덤으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는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을 넘어, 스스로 트렌드를 창조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3️⃣케데헌 효과: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
국중박의 굿즈가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있었지만, 2025년 ‘케데헌’ 신드롬은 그야말로 전례 없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작년 총 관람객 수가 376만 명이었는데, 올해는 작중의 K-컬처를 체험하려는 국내외 관람객이 몰리며 7월 한 달에만 69만 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공개된지 두 달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박물관에는 ‘오픈런’ 줄이 어마어마하고요, 특히 까치호랑이 배지는 10차 예약 판매까지 품절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것이 공식적인 협업의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품절 대란의 주인공인 까치호랑이 배지는 기존 상품이었지만, 작호도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 케데헌 속 호랑이 캐릭터 ‘더피’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팬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의도치 않은 ‘매복 마케팅(Ambush Marketing)’이 제대로 터진 셈입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행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박물관의 굿즈가 매력적이지 않았다면, 케데헌의 인기는 스쳐 지나가는 해프닝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물론 이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요. 중요한 것은, 국중박은 이 거대한 파도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브랜드의 중심을 잃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조악한 편승 마케팅을 급조하는 대신, ‘하던 대로’ 퀄리티를 유지하는 뚝심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케데헌 효과’는 외부의 행운이라기보다, 잘 준비된 브랜드가 거대한 문화적 흐름과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증거입니다.
4️⃣결론: 문화적 맥락을 선점하는 힘
국립중앙박물관의 사례는 마케터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던집니다.
그것은 바로 ‘문화적 맥락을 선점하는 힘’입니다. 이들은 단지 상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K-콘텐츠가 주목받을 때 소비자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소유하고 싶어 할 ‘진짜’ 한국의 문화적 자산을 미리 상품화해 두었습니다.

케데헌의 성공은 하나의 작품을 넘어, 한국 문화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작품에 나온 컵라면부터 한의원 인테리어까지 모든 것이 화제가 되는 상황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은 그 중심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트렌드의 시대에, 가장 확실한 전략은 브랜드의 근간이 되는 ‘본질’과 ‘진정성’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임을 시사합니다.
잘 만들어진 하나의 상품, 잘 다져진 하나의 브랜드는 예상치 못한 문화적 파도를 타고 스스로 시대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립중앙박물관은 바로 그 사실을 완벽하게 증명해 냈습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국립중앙박물관은 전통 유물을 현대적인 ‘쓸모’와 ‘재미’를 갖춘 상품으로 재해석하고, ‘뮷즈’라는 강력한 브랜딩을 통해 소장 가치를 높여 성공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 이러한 탄탄한 기반 위에서 케데헌 신드롬은 의도치 않은 매복 마케팅 효과를 일으키며 전 세계 팬덤의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냈습니다.
✔️ 국중박의 사례는 잘 구축된 브랜드의 ‘진정성’이 예측 불가능한 문화적 트렌드와 만났을 때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내는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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