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 동생 그룹 키키(KiiKii)의 감다살 마케팅은 어디에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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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의 감다살 아이돌 마케팅

2025년 올 한해에도 많은 신인 아이돌이 데뷔했는데, 여러분의 눈길을 끈 픽은 누구인가요?

저는 사심을 살짝 담아서 ‘키키(Kiiikiii)’를 뽑겠습니다.

아이브 동생 그룹 키키(KiiKii)의 감다살 마케팅은 어디에서 왔을까?
출처 = 키키 공식 홈페이지

키키는 단순히 ‘노래가 좋다’ ‘애들이 예쁘다’는 장점을 넘어 독특한 프로모션, 감다살 마케팅으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첫 시작부터 멤버 공개, 티저 영상, 데뷔 쇼케이스로 이어지는 K팝의 익숙한 성공 공식을 모두 무시한 채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나더니, 홈페이지의 구성과 프로모션 방식이 독특해서 다음 앨범과 함께 다음 프로모션까지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예측불가능해서 더 매력적인 키키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봅시다.

1️⃣ 데뷔의 공식을 뒤집은 MV 공개

2025년 2월 11일, 소속사인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에 갑작스럽게 올라온 한편의 뮤직 비디오.

바로 키키의 데뷔 타이틀인 ‘I DO ME’였습니다.

멤버가 누구인지, 어떤 그룹인지 아무 정보도 없이, 데뷔 전 뮤직비디오부터 공개하고 보는 이 기습적인 등장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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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iiikiii.official | 인스타그램

이는 티저와 콘셉트 포토로 기대감을 쌓아가는 전통적인 ‘티징 전략’과 정반대의 길입니다. 티저의 티저까지 등장하는 피로감 높은 K팝 시장의 콘텐츠 과잉을 역이용해, 키키는 ‘기다림’을 생략하고 ‘경험’을 바로 제시하며 커다란 임팩트를 주었습니다.

(물론 키키가 티징 전략을 전혀 쓰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I DO ME의 공개 전에도 공식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적어도 ‘스타쉽에서 키키라는 새로운 걸그룹을 런칭한다’는 정보는 제공되었죠. 다만 멤버 소개 및 구체적인 컨셉은 비밀에 싸여있었고 대중이 키키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MV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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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iiikiii.official | 인스타그램

I DO ME의 자연주의적인 미학이 돋보이는 영상은 기존 K팝 씬에서 보기 드문 독창성을 보여주었고, ‘내가 가장 나다운 순간’이라는 곡의 메시지와 ‘우리만의 방식으로 데뷔한다’는 행보가 일치하며 전략 자체가 메시지가 되는 효과까지 누렸습니다.

기습 공개 방식은 “우리의 콘텐츠는 예고편이 필요 없을 만큼 자신 있다”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완성도가 특히 높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키키의 ‘I DO ME’는 그걸 해냈고, 입소문을 타서 실시간 급상승 동영상 1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 키키의 참여형 놀이법

두 번째 음반 ‘Dancing Alone’으로 컴백하면서, 키키는 다시 한번 독창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90년대 PC 통신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온라인 개러지 세일 컨셉으로 꾸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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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키키 공식 홈페이지

이곳에서 멤버들이 ‘포옹 1번’, ‘같이 셀카 한번 찍기’ 등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각종 아이템들을 눌러보면 컨셉포토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신곡을 미리 들려주거나, 포스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등 여기저기 살펴보는 재미도 있고요. 심지어 슬러시를 만드는 플래시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죠.

이는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팬들이 미션을 수행하고 보상을 얻는 정교한 게임화(Gamification) 전략입니다. 홈페이지를 탐험하는 ‘노력’의 과정은 팬들에게 더 큰 애착과 성취감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실제로 성수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슬러시 트럭 이벤트는 온라인의 즐거운 경험을 현실로 확장시키는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의 정점이었습니다. 가상의 놀이터가 현실에 나타나는 순간, 팬들의 경험은 입체적인 추억이 됩니다.

3️⃣ 레트로에서 판타지의 영역으로, 아네모니아 컨셉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컨셉입니다. 키키의 컨셉 기반에는 레트로 감정이 진하게 깔려있습니다. 특히 90-00년대의, 해외 하이틴 드라마 스타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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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키키 DANCING ALONE 컨셉포토

정작 키키의 멤버들은 전부 2005년생 이하로 매우 어리지만, 이들의 레트로가 어색하지도 않게 Z세대에게 먹히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 전략은 Z세대의 ‘아네모이아(Anemoia)’, 즉 경험해 본 적 없는 과거에 대한 낯선 그리움을 정확히 겨냥하기 때문입니다. 90년대와 00년대는 이들에게 추억이 아닌, 힙하고 새로운 ‘판타지’의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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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키키 공식 홈페이지

키키는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판타지를 팝니다. 홈페이지의 촌스러운 듯한 폰트, 빈티지 디카 느낌의 흐릿한 화질이나 복고풍 배경은 역사적 고증이 아니라, Z세대가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접해온 ‘이상화된 과거’의 미학을 재현한 것입니다. 실제로 키키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아네모이아에 대한 설명이 명시되어 있을 정도로(위의 개러지 세일 이미지를 참고!) 이는 치밀하게 설계된 전략입니다. 

팬들은 키키의 세계 안에서 함께 웃고 떠들며 즐겁게 연결되는 경험을 통해, 브랜드가 Z세대의 심리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체감하게 되죠.

결론: 완벽하게 계획된 ‘서프라이즈 파티’

키키의 매력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함입니다. “가장 나다운 것”을 노래하며, 안무도 칼같이 맞춰진 각도보다는 활기차고 자유분방한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프로모션이나 컨셉의 표현 방식도 독창적입니다. 데뷔도 하기 전에 갑자기 MV를 공개하질 않나(I DO ME), 노래 도중에 “데뷔 축하합니다~”하는 가사가 들어가 있질 않나(DEBUT SONG), 개러지 세일에 진심인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나(DANXING ALONE)…

‘다음엔 어떤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까?’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들게 하는 마케팅 전략이죠.

키키의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이 ‘예측 불허성’에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파격이 결코 즉흥적인 변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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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키키 공식 유튜브

기습적인 데뷔는 콘텐츠에 대한 철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Y2K 감성의 홈페이지는 팬들의 동선을 치밀하게 계산한 놀이터였으며, 아네모이아와 젠지의 힙을 결합한 컨셉은 Z세대의 심리를 꿰뚫어 본 정교한 설계도였습니다. 즉, 키키는 공들인 설계를 통해 가장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냅니다.

결국 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단순히 예측 불가능한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 뒤에 숨겨진 브랜드의 자신감과 팬들을 향한 깊은 이해입니다. 결국 키키의 감다살 마케팅은 정확한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최고의 서프라이즈 파티는, 가장 완벽한 계획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오늘의 소마코 콕 📌

✔️ 키키가 정식 데뷔 전 ‘I DO ME’ MV를 선공개한 것은 K팝 시장의 콘텐츠 과잉을 역이용하여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는 전략이었습니다.
✔️이들은 90년대같은 참여형 게임 컨셉과 Z세대의 ‘아네모이아’ 심리를 공략해 팬들을 놀이의 주인공으로 만들었습니다.
✔️ 키키의 ‘감다살 마케팅’은 는 팬덤을 구축하기 위한 치밀한 설계였으며, 최고의 서프라이즈는 완벽한 계획에서 시작됨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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