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샤넬, 미우미우… 명품 브랜드가 문학으로 마케팅을 하는 방식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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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AI, 숏폼의 시대.

3초 안에 시선을 잡지 못하면 끝이라는 시대에 정반대의 길을 걷는 이들이 있습니다. 텍스트, 고전, 문학을 통해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곳, 바로 럭셔리 명품 브랜드입니다.

프라다, 샤넬, 미우미우... 명품 브랜드가 문학으로 마케팅을 하는 방식 4가지
출처 = 프라다 공식 홈페이지

프라다는 2025 S/S 캠페인 ‘Acts Like Prada’에서 배우 케리 멀리건이 주연을 맡고, 작가 오테사 모시페그가 단편소설을 써서 브랜드 컬렉션과 연결하는 문학 마케팅을 선보였습니다. 이 외에도 발렌티노, 샤넬 등은 꾸준히 문학상을 후원하고 관련 캠페인을 펼치죠.

이런 책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럭셔리 브랜드가 고급스러워 보이려는 시도일까요?

아니, 이는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오히려 텍스트를 통해 브랜드의 본질을 유지하려는 생존 전략입니다. 

1️⃣ 있어 보이는 것? 아니, ‘실제로 있는 것’

이미지는 쉽게 모방되고 휘발되지만, 문학의 유산은 시간으로 증명된 진정성과 지적 권위를 부여합니다. 럭셔리 브랜드는 문학과의 연결을 통해 단순히 비싼 상품이 아닌 ‘교양과 철학을 갖춘 브랜드’라는 고유한 이미지를 구축합니다.

샤넬 문학 마케팅 사례
출처 = 샤넬 공식 홈페이지

가장 좋은 예가 샤넬입니다. 샤넬은 오랫동안 작가들을 후원하고 문학 행사를 주최해 왔습니다. 2021년부터 시작된  ‘Les Rendez-vous Littéraires Rue Cambon(깜봉가에서의 문학적 만남)’은 작가, 예술가, 샤넬의 뮤즈 등이 한자리에 모여 문학과 여성의 삶, 예술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대담을 나눕니다.

또 ‘In the Library’라는 이름으로 여성 뮤즈들이 자신의 인생책을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도 제공합니다.

샤넬의 문학 마케팅 Les Rendez-vous Littéraires Rue Cambon
출처 = 샤넬 공식 홈페이지

샤넬은 이렇게 단순히 문학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문학계의 ‘조력자’라는 이미지를 쌓았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단순한 사치품이 아닌, 자신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문화적 파트너로 인식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있어 보이는 것’을 넘어 ‘실제로 깊이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죠.

2️⃣ 명품 브랜드의 로고 대신, 서사 입기

브랜드 로고는 브랜드를 인식시킬 수는 있지만, 고객을 그 세계에 ‘몰입’시키기는 어렵습니다. 문학적 서사는 브랜드에 구체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를 부여하여, 고객이 감정적으로 이입할 수 있는 하나의 세계관을 만듭니다.

발렌티노는 2024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시상식을 후원하고 부커상 후보 작가들과 협업하는 등 문학계와 긴밀히 연계된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2024 S/S 남성복 패션 위크에서는 작가 한야 야나기하라의 소설인 <리틀 라이프>의 문장을 프린팅한 재킷과 가방을 선보였습니다.

이 문장은 단순한 디자인 요소를 넘어, 브랜드가 지향하는 세계관의 한 조각을 직접 소유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최근의 ‘텍스트힙’ 트렌드와 맞물려, 로고만으로는 결코 전달할 수 없는 깊은 감성적 연결고리를 만들죠.

3️⃣ 명품은 유행이 아니다

차별화는 남들과 달라야 하죠. 모두가 속도에 열광할 때, 의도적으로 느린 길을 선택하는 것은 가장 강력한 차별화 전략이 됩니다. 숏폼과 AI 트렌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문학과의 협업은, 브랜드가 일시적인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미우미우는 매년 여름 전세계에서 ‘Summer Reads’ 팝업을 진행합니다. 엄선된 여성 작가들의 고전을 브랜드 포장지에 감싸 방문 고객에게 나눠주는 행사인데요. 2025년의 책은 알바 데 세스페데스의 <금지된 노트북>, 라 알레라모의 <여성>, 제인 오스틴의 <설득>이라고 합니다.

디지털 피로감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갑니다. 이러한 의도된 비효율성은 트렌드를 좇는 대신 스스로 트렌드를 리드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그 가치를 더욱 희소하게 만듭니다.

결론: 이미지의 시대 텍스트의 의미

결국 럭셔리 브랜드가 문학을 선택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강력한 진정성의 도구이자, 가장 확실한 ‘차별화’의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범람하는 이미지 속에서, 잘 다듬어진 하나의 문장은 그 어떤 화려한 비주얼보다 고객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브랜드가 프라다처럼 소설책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문학 마케팅의 본질은 브랜드에 지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을 고객의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숏폼과 이미지의 시대에, 럭셔리 브랜드는 ‘문학’을 활용해 오히려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 이는 단순히 지적인 이미지를 넘어, 모방 불가능한 브랜드의 품위와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한 치밀한 계산입니다.
✔️ 이들의 전략은 로고가 아닌 깊이 있는 ‘이야기’로 소비자와 연결되며, 브랜드의 철학을 고객의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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