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플레이리스트 영수증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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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ptify

 

최근 트위터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음악 영수증'. Receiptify 홈페이지에 애플 뮤직 또는 스포티파이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1주일, 6개월, 1년 단위로 내가 많이 들어온 음악을 영수증 형태로 저장하게 해줍니다. 그 영수증을 받은 이들이 SNS에 끊임없이 인증하고 있고요.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번뜩입니다! 2030 세대는 왜 자신이 자주 들어온 음악을 인증하길 좋아하게 된 걸까요? 리십티파이의 어떤 점이 2030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주도적으로 영수증 인증을 이어가는 트렌드를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01. 경험형 콘텐츠 제공

 

한 대학에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A 그룹에게 그냥 초콜렛을 주고, B 그룹에겐 초콜렛 껍질을 특별한 방법으로 벗겨먹도록 했죠. 그 뒤로 초콜렛이 맛있는지 물어봤어요.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초콜렛이 맛있다'고 대답한 응답이 A 그룹보다 B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답니다. 결국 이 실험에서는 이러한 메시지를 담겨 있어요.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할 때 평소처럼 습관적인 방식이 아닌, 하나의 특별한 경험으로 받아들일 때 훨씬 더 강렬하게 인식하고 만다는 것을요. 

 

사실 리십티파이의 영수증도 따지고 보면 “내가 특정 기간 동안 자주 들은 노래가 뭐지?”에 대한 대답을 확인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단순히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궁금증을 자아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영수증이라는 하나의 비주얼적인 결과물로 받아들이는 그 과정이 하나의 경험이 되면서 결국 사용자에게 '즐거움'이라는 강렬한 인식을 주게 되는 거죠. 별 게 아닌데도 재미있는 일들을 한번 돌이켜 보세요. 그것도 하나의 경험이 되고 있진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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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ptify

 

 

02. 아날로그로 전환된 디지털

 

MZ세대 사이로 강하게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 아시나요? 그 시대를 살아본 적 없던 이들까지 7080을 향수하고 90년대의 힙함을 그리워합니다. 이상할 정도로 과거로의 회귀에 환호하는 요즘이에요. 실제로 20대 사이에 턴테이블 소비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살펴보니 스트리밍 어플에서 손가락을 몇 번 터치하면 원하는 음악을 바로 얻을 수 있는 것과 달리 턴테이블은 그보다 조금 더 오래, 많이, 여러 번의 단계를 거쳐야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겨우 얻어낸 성과의 만족감'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어요. 이 관점으로 보면 음악 영수증도 비슷합니다. 자주 듣는 노래를 영수증으로 얻기까지 조금 더 오랜 시간과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그것을 지나는 동안 이용자의 설렘과 궁금증은 더 커질 수밖에 없죠. 무엇보다 영수증의 종이 질감과 폰트, 감성 등을 그대로 구현한 것도 디자인적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 큰 역할을 한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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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ptify

 

 

03. 나만의 기록, 나의 근황

 

무엇보다 음악 영수증은 그동안 내가 무의식적으로 좋아해온 것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MZ세대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MBTI가 비슷한 이유로 많은 각광을 받았는데요, MZ세대는 잘 몰랐던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분석받기를 굉장히 즐겨하는 편입니다. 일종의 캐릭터 해석인 셈이죠. 일상에서 음악을 고를 때 비슷한 곡을 선택해 왔더라도, 하나의 객관적인 결과로 받아보는 건 또 다른 즐거움과 신기함을 주니까요.

 

다시 말해서 무의식에 담긴 자신의 취향과 선호를 하나의 기록 수단으로 파헤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 영수증이 2030 세대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어요. 하나의 콘텐츠 안에서도 MZ세대가 어떤 요소로부터 즐거움을 얻고 나누는지 다양하게 분석해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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