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광복 80주년 캠페인으로 본 ‘코즈 마케팅’ 성공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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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가 벌써 광복 80주년이네요. 이런 시기엔 많은 브랜드가 앞다투어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만, 유독 ‘광고’가 아닌 ‘캠페인’으로 묵직한 울림을 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빙그레’입니다.

빙그레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광복절 캠페인 영상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제품 이야기는 쏙 뺀 채, 왜 빙그레는 매년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이런 캠페인을 하는 걸까요? 여기에는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아주 중요한 메시지가 숨어있습니다.

1️⃣[처음 입는 광복]: AI, 죄수복을 벗기고 광복을 입히다

빙그레의 2024년 캠페인 [처음 입는 광복]은 “만약 옥중에서 순국하신 독립운동가분들이 광복의 기쁨을 누렸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라는 가슴 아픈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영상은 광복을 맞이하지 못한 채 옥중에서 생을 마감한 독립운동가들의 마지막 모습이 죄수복 차림이었다는 사실을 되짚어줍니다. 그리고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이들의 사진을 되살려 그토록 염원했던 광복을 맞은 영웅의 모습으로, 고운 한복을 입혀드리죠. 후손들이 비로소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눈물짓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생성형 AI 기술이 매일같이 발전하며 악용에 대한 우려가 컸던 시기, 이 캠페인은 기술의 가장 선한 활용법을 보여주며 “AI는 바로 이렇게 써야 한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 진심 어린 캠페인 영상은 공개 1년이 지난 지금, 5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꾸준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출처 = 빙그레(Binggrae) 유튜브

2️⃣[처음 듣는 광복]: 80년 만에 되살아난 그날의 함성

“소리 없이 잊혀가던 광복의 순간이 우리에게 생생한 역사로 기억될 수 있도록 빙그레는 80년 전, 뜨거웠던 그날의 함성을 구현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쳤던 독립운동가들의 간절하고도 꿈만 같았던 그날의 함성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잊혀진 역사가 되지 않도록, 그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고 이어가겠습니다.”

빙그레 광복절 캠페인007
출처 = 빙그레(Binggrae) 유튜브

최근 공개된 [처음 듣는 광복]은 작년의 시각적 감동을 청각적 경험으로 확장합니다. 영상은 1945년 8월 15일, 라디오를 통해 전해진 해방 소식을 듣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러 AI 기술을 통해 복원된, 기쁨과 환희가 뒤섞인 ‘대한 독립 만세’ 함성이 생생하게 울려 퍼지죠.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80년 전 그날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빙그레 광복절 캠페인006
출처 = 빙그레(Binggrae) 유튜브

더욱 놀라운 것은 대중의 반응 속도입니다. 이 영상은 공개된 지 불과 열흘 만에 570만 회를 훌쩍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1년 동안 쌓아 올린 작년 캠페인의 기록을 단숨에 넘어섰습니다. 이는 단순히 캠페인 하나의 성공을 넘어, 이제 소비자들이 ‘광복절이 되면 빙그레가 보여줄 진심’을 먼저 기대하고 찾아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출처 = 빙그레(Binggrae) 유튜브

3️⃣행동하는 브랜드의 힘, ‘코즈 마케팅’의 진화

빙그레 광복절 캠페인009
출처 = 빙그레(Binggrae) 유튜브

빙그레의 이러한 행보를 마케팅 관점에서는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의 가장 이상적인 사례로 봅니다. 코즈 마케팅이란, 기업이 환경, 보건, 사회 문제 등 공익적인 ‘대의(Cause)’를 마케팅 활동과 결부시켜 브랜드의 이윤 추구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이루려는 전략을 말합니다.

단순히 ‘제품 하나를 사면 100원을 기부합니다’ 같은 방식을 넘어, 잊혀가는 사회적 가치를 일깨우는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자발적인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인 셈이죠. 그렇다면 빙그레가 보여준 성공적인 코즈 마케팅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기대감’을 만드는 브랜드 자산

사실 빙그레가 광복절 캠페인을 한 건 작년과 올해 뿐만이 아닙니다. 유튜브에 아카이빙 되어 있는 것만 2019년부터이니 벌써 6년 째인데요. 2023년 공개된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캠페인 관련 기사는 아래 링크를 확인해보세요.

이와 더불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장학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꾸준한 행보는 자칫 익숙함에 가려져 당연하게 여겨지기 쉬운 ‘광복’의 의미와 잊혀가는 역사를 다시금 우리 곁으로 불러오는, 기업의 선한 영향력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또 어떤 감동을 줄까?” 하는 대중의 기대감이 형성되자, 캠페인의 확산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바이럴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 결과입니다.

✔️‘돈쭐’을 부르는 진정성의 힘

댓글 창에는 어김없이 “빙그레는 돈으로 혼내줘야 한다”, “오늘부터 내 아이스크림은 무조건 빙그레” 와 같은 ‘자발적 구매 선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이제 브랜드를 단순한 상품 공급자가 아닌, 가치관을 공유하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브랜드가 먼저 사회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자, 소비자들이 ‘선한 소비’로 화답하는 것입니다.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 정체성 구축

이제 ‘광복절’과 ‘진정성 있는 캠페인’이라는 키워드는 빙그레만의 강력한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이는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붓는다고 해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가치입니다. 빙그레는 창업주의 독립유공자 후원 등 기업의 역사와 철학을 캠페인에 일관되게 녹여내며 다른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진심’이라는 견고함을 구축했습니다.

결국 브랜드가 어떤 ‘행동’을 꾸준히 보여주느냐에 따라 대중은 ‘열광’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빙그레는 명확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브랜드는 세상에 어떤 진심을, 어떤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올해 공개된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 영상은 8분 15초 분량의 다큐멘터리 버전으로 전국 15개 CGV 극장에서 상영된다고 하며, 캠페인을 통해 AI로 복원된 광복의 소리는 백범김구기념관에 기증되어 역사 교육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찾아보는 것도 좋겠네요. 이번 달 아이스크림은 저도 투게더만 먹겠습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빙그레는 [처음 입는 광복], [처음 듣는 광복] 등 AI 기술을 활용한 광복절 캠페인으로 잊혀가는 역사를 현 세대와 연결하며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진정성’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코즈 마케팅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돈쭐 내주자”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브랜드가 먼저 선한 영향력을 보여줄 때 소비자들이 어떻게 ‘팬덤’으로 화답하는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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