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 들고 온 이야기는 ‘국민가게’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 다이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이소는 늘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데요. 월 600여 개의 신상품을 쏟아내면서도 가장 비싼 제품이래봐야 단돈 5,000원 뿐인 ‘초저가’ 전략을 고수하며 흔들리지 않는 가성비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죠.

그런 다이소가 최근 또 한 번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바로 ‘오늘배송’ 서비스인데요. 최소 주문 금액은 10,000원에 배송비만 5,000원이에요. 이번 8월에만 한정으로 40,000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이랍니다. 아직은 강남/서초/송파 지역에서, 10시부터 19시까지만 가능한 베타서비스입니다. 사실 가장 비싼 제품이 5,000원인데 배송비가 5,000원이라니, 겉보기엔 배 보다 배꼽, 조금은 무모하게 느껴질 정도인데요. 하지만 이 도전이 단순히 배달 서비스 경쟁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다이소가 그리는 거대한 유통 혁신의 큰 그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숨겨진 의미를 마케터의 관점에서 함께 파헤쳐 볼게요.

1️⃣‘저가’와 ‘신상’으로 쌓아 올린 다이소 왕국
다이소의 ‘오늘배송’을 이해하려면, 먼저 다이소를 다이소답게 만든 핵심 경쟁력 두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바로 ‘압도적인 저가’와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상품’입니다.
✔️박리다매의 비밀: 가격 역설계와 제조사와의 직거래
다이소는 어떻게 물가를 거스르는 가격을 유지할까요? 그 핵심은 ‘가격 역설계’에 있습니다. 판매가를 먼저 5,000원 이하로 정한 뒤, 그 가격에 맞게 제품의 원가를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컵의 손잡이를 빼거나 포장 재질을 간소화하는 식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거죠. 여기에 전 세계 35개국 제조사들과 중간 수입상 없이 직접 거래하며 유통 마진을 최소화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박리다매’를 넘어, 다이소만의 강력한 브랜딩으로 이어집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이 싼 것을 넘어 ‘가격 대비 높은 만족감’, 즉 ‘가심비’를 느끼게 됩니다. “이 가격에 이 품질이라고?”라는 감탄이 다이소의 충성 고객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인 거죠.
✔️보물찾기 경험: 매월 600개 신상품의 마케팅 효과
다이소는 매달 600개 이상의 신상품을 쏟아냅니다. 이 엄청난 양의 신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이번에 가면 또 어떤 신상품이 나왔을까?”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자연스럽게 매장 방문을 유도합니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즐거움을 주는 거예요. 이는 생활용품을 넘어 뷰티, 패션, 심지어 건강기능식품까지 확장된 제품군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오늘배송’은 이러한 ‘보물찾기’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에 한정하지 않고, 온라인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2️⃣다이소 ‘오늘배송’, 이번에도 혁신이 될까?
다이소는 현재 ‘오늘배송’ 서비스를 통해 전국 1,5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광활한 물류창고 대신 고객과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바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거죠. 다이소는 이미 기흥과 세종에 대규모 허브센터를 구축하며 물류 시스템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고, 이처럼 탄탄한 물류 인프라가 ‘오늘배송’의 초석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개당 이윤이 적은 다이소 제품 특성상, 5,000원의 배송비를 받더라도 과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인데요. 포장, 인건비, 시스템 유지 비용 등을 고려하면 쿠팡처럼 당분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3️⃣쿠팡 vs 다이소, 퀵커머스 시장의 다른 승부
이 대목에서 우리는 쿠팡의 ‘로켓배송’ 사례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쿠팡 역시 로켓배송 초기에는 막대한 물류 투자로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었죠. 하지만 풀필먼트와 딜리버리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며 경쟁 우위를 확보했고,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으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어 결국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다이소의 ‘오늘배송’은 쿠팡의 뒤를 잇는 이커머스 시장의 ‘넥스트 챕터’가 될 수 있을까요? 쿠팡이 ‘물류 혁신’으로 시장을 장악했다면, 다이소는 ‘전국 1,5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독특한 자산으로 승부를 거는 상황입니다. 쿠팡이 고비용 저마진 전략으로 시장을 선점했다면, 다이소는 ‘저비용’과 ‘가격 역설계’라는 기존의 강점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요. 과연 다이소가 쿠팡처럼 ‘계획된 적자’를 감수하며 고객을 묶어둘 수 있을지, 혹은 다이소만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4️⃣네이버 vs 다이소, 퀵커머스 시장의 다른 승부
다이소의 ‘오늘배송’은 네이버의 ‘지금배달’과도 비교해볼 만합니다. 두 서비스는 퀵커머스 시장을 공략하지만, 그 본질은 완전히 다릅니다.
네이버 ‘지금배달’은 다양한 판매자가 입점하는 플랫폼 모델에 가깝습니다. 신선식품, 동네 맛집 등 즉시성이 중요한 품목에 집중하고, 네이버 생태계(네이버페이, 멤버십 등)를 활용해 고객을 묶어두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죠.
반면 다이소 ‘오늘배송’은 단일 브랜드가 운영하는 ‘스토어 투 도어(Store-to-door)’ 모델입니다. 다이소라는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며 서비스를 확장하는 거죠. 네이버가 ‘연결’의 힘으로 시장을 넓힌다면, 다이소는 ‘고유한 상품’의 힘으로 파이를 키우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결론: 다이소가 꿈꾸는 미래의 ‘국민 가게’
다이소의 ‘오늘배송’은 단순한 배달 서비스 경쟁이 아닙니다. 저가와 신상품으로 오프라인에서 쌓아온 고객 경험을 온라인으로 확장하고, ‘가격’을 넘어 ‘편리함’까지 다 갖춘 국민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거대한 시도입니다.
물론, 수익성 확보라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지만, 다이소는 이미 수년간의 물류 시스템 투자와 가격 역설계라는 독자적인 전략으로 성공 신화를 써온 기업입니다. 앞으로 그들의 행보가 퀵커머스 시장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지, 마케터로서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베타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정식 오픈할 수 있을지, 소마코 독자님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오늘의 소마코 콕📌
✔️다이소의 ‘오늘배송’은 단순히 퀵커머스 시장 진출을 넘어선 전략적인 행보입니다.
✔️이는 ‘가격 역설계’와 ‘매월 600개 신상품’으로 쌓아온 다이소의 핵심 경쟁력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려는 시도입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궁극적으로는 ‘편리함’까지 갖춘 국민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다이소의 큰 그림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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