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나요? 2023년 7월, 재작년 국내에 처음 선보였을 때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요. 뚜껑을 따는 순간 맥주 거품이 몽글몽글 솟아올라 마치 갓 따라낸 생맥주를 마시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죠. 이 ‘풀 오픈 캔’하나로 캔맥주의 고정관념을 깨고, 소비자에게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 풀 오픈 캔이 ‘식혜’에 적용되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최근 리뉴얼된 비락식혜 이천햅쌀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경험 있잖아요. 식혜 밥알 먹겠다고 고개를 끝까지 들어올려서 작은 캔 구멍에 혀를 이리저리 넣어본 경험이요. 내용물을 꺼내먹기에 캔 음료의 좁은 입구는 고질적인 불편함이었죠. 그런데 풀 오픈 캔을 도입하며 이 불편함을 근본적으로 해결했습니다. 얼핏 보면 작은 변화 같지만, 사실 이 용기 혁신에는 소비자의 근본적인 페인 포인트를 파고든 영리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캔 속 밥알을 제대로 먹기 힘들었던 불편함을 해소하고, ‘식혜를 제대로 즐기는 경험’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비락식혜의 마케팅을 함께 분석해 보겠습니다.
1️⃣밥알을 위한 선택, 용기 혁신에 담긴 ‘진정성’
비락식혜는 1993년 출시 이후 30년 가까이 꾸준히 사랑받으며 누적 판매량 20억 개를 돌파한 국민 음료입니다. 저도 식혜라면 너무 좋아하는데요. 하지만 캔 제품의 숙명이기도 한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죠. 바로 ‘좁은 캔 입구’입니다. 음료를 다 마신 후에도 캔 바닥에 남은 밥알을 먹으려고 캔을 흔들거나 기울이는 불편한 경험, 한 번쯤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비락식혜는 이 사소하지만 불편했던 페인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바로 ‘풀 오픈 캔’입니다. 개봉 시 캔의 뚜껑 부분 전체가 열리도록 용기를 바꿔, 소비자가 밥알을 남김없이 깔끔하게 먹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식혜의 가장 큰 매력인 ‘밥알의 씹는 맛’을 온전히 경험하게 함으로써, 제품의 핵심 가치를 극대화하는 진정성 있는 접근입니다.
더 나아가, 이번 리뉴얼에서는 밥알 함량을 기존 대비 20% 늘렸고요. 고품질의 쌀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 지역에서 수확한 햅쌀만을 사용해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꾀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간 1만 6000kg의 쌀을 소비하는 것으로 지역 농가와도 상생하는 것 또한 진정성의 요소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죠.)
찜질방 같은 더운 곳에서 살얼음이 동동 뜬 시원한 식혜를 먹었던 경험을 살려, 아예 비락식혜를 냉동실에 4-5시간 보관해 슬러시로 음용하라고 권장하기도 합니다. 용기 혁신이 단순한 디자인 변경에 그치지 않고, 제품의 본질인 맛과 식감까지 함께 강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 셈입니다.

2️⃣불편함을 제거하면 브랜드 몰입도가 높아진다
마케팅에서 ‘제로(Zero) 트렌드’는 보통 칼로리나 설탕을 줄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비락식혜는 이 개념을 확장해 ‘제로 불편함(Zero Friction)’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했습니다. 캔을 따는 순간부터 마지막 밥알 한 톨까지, 모든 과정에서 불편함이라는 장벽을 제거한 거죠. (물론 비락식혜 제로도 있긴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하고 브랜드에 대한 몰입도를 높입니다. 과거 아사히 맥주가 그랬던 것처럼, 비락식혜는 음료를 마시는 행위를 ‘불편함 없는 완벽한 식혜 경험’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밥알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에 더 집중하고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곧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으로 이어져 구매 재고객으로 만들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인해 온라인에서 비락식혜를 언급한 수량도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빅데이터 뉴스의 해당 기사에 따르면 최근 30일 간의 ‘비락식혜’ 키워드로 사이트를 검색한 결과 그 이전 30일과 비교했을 때 약 10%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비락식혜에 대한 온라인 상에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있다고 발표했어요.

3️⃣작은 불편함에 귀 기울이는 마케팅의 힘
비락식혜의 이번 리뉴얼은 마케터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거창한 광고 캠페인이나 화려한 프로모션도 좋지만, 때로는 소비자의 아주 작은 불편함에 귀 기울이는 것이 가장 강력한 혁신이자 마케팅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사히 맥주가 ‘캔맥주에서 생맥주를 마시는 경험’이라는 페인 포인트를 해결했듯이, 비락식혜는 ‘캔 속 밥알을 다 먹지 못하는 불편함’을 해결했습니다. 두 사례 모두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를 해치는 사소한 불편함을 찾아내고, 이를 용기 혁신이라는 솔루션으로 완벽하게 해결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차별점을 찾고 있다면, 거창한 전략보다 ‘고객의 일상 속 작은 불편함’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요? 완벽한 제품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 핵심임을 비락식혜가 다시 한번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번 신제품은 바로 어제부터 편의점 판매가 시작되었는데요. 출시 소식만으로도 뜨거운 반응을 몰고 온 이번 비락식혜 이천햅쌀, 과연 뚜껑을 열고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그나저나 코코팜, 보고있나?
오늘의 소마코 콕 📌
✔️비락식혜는 캔 음료의 좁은 입구라는 사소한 불편함을 ‘풀오픈 캔’으로 해결하며 소비자 경험을 혁신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편의성을 높인 것을 넘어, 제품의 핵심인 ‘밥알’을 온전히 즐기게 함으로써 브랜드 몰입도를 극대화한 영리한 마케팅입니다.
✔️결국, 작은 페인 포인트 해결이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브랜드 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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