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Z세대가 빠져든 새로운 맛
미국에서 새로운 맛의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이들을 사로잡은 새로운 감각은 바로 ‘스와이시(Swicy)’, 즉 달콤함(Sweet)과 매콤함(Spicy)이 결합된 맛이죠.


피자에 매콤달콤한 꿀을 뿌려먹는 ‘마이크스 핫 허니(Mike’s Hot Honey)’ 소스가 히트를 치면서 이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스타벅스는 핫 허니 아포가토, 스파이시 레모네이드 같은 한정 음료를 내놓으며 이 트렌드에 뛰어내렸고, 코카콜라 역시 시나몬과 향신료를 더한 스파이시 코크 시리즈를 출시하며 전통적인 음료에 짜릿한 변주를 더했습니다. 이처럼 스와이시는 이제 일부의 낯선 취향이 아닌, 식품·음료 업계 전반을 관통하는 거대한 주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이 맛을 특히 사랑하는 건 Z세대로, 미국 Z세대의 53%가 스와이시를 ‘모험적이고 재미있는 맛’으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이 열풍의 원인과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마케팅 기회를 살펴보도록 하죠.
1️⃣스와이시: 감각적 쾌감과 심리적 안도
스와이시의 인기 비결은 뇌를 자극하는 강력한 ‘쾌락적 복합 경험’에 있습니다.

매운맛은 뇌에서 엔도르핀을 분비시켜 짜릿한 쾌감을 주고, 단맛은 즉각적인 행복감을 선사합니다. 이 강렬한 두 가지 감각이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중독적인 맛의 롤러코스터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하나의 스릴 넘치는 ‘경험’이 됩니다.

이 트렌드의 선구자인 마이크스 핫 허니는 피자, 치킨, 심지어 아이스크림까지 모든 음식에 뿌려 먹는 만능 소스로 자리잡아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미식 경험으로 바꾸어 준다는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여기에 스와이시에는 단맛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게 하는 심리적 면죄부가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매운맛이 주는 건강한 이미지(신진대사 촉진 등)가 달콤한 것을 먹는다는 죄책감을 덜어주기 때문이죠. 즉, 스와이시는 “이 정도는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할 수 있는, 죄책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자극적인 맛입니다.
2️⃣아시아의 ‘매콤달콤’함, 서구의 식탁을 만나다
사실 스와이시는 결코 새로운 맛이 아닙니다. 스와이시가 Z세대가 만들어낸 신조어라면서 ‘단맵’ ‘맵단’이라고 번역하지만 한국어에는 이미 이에 해당하는 ‘매콤달콤’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 완벽한 예시도 있죠.
양념치킨.

이 외에도 태국의 스위트 칠리 소스, 멕시코의 몰레 소스 등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단맛과 매운맛의 조화가 이미 익숙합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겐 새삼 새로울 게 없어 보이는데요.
하지만 지금의 트렌드가 특별한 이유는, 소셜 미디어와 글로벌 콘텐츠에 익숙한 서구의 Z세대가 이 이국적인 맛을 새로운 놀이처럼 적극적으로 탐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낯선 조합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개성과 모험심을 드러내는 힙한 문화 코드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레스토랑이 메뉴에 ‘고추장 윙’을 추가하는 것은 이러한 문화적 흐름에 정확히 부응하는 전략입니다.
3️⃣스와이시는 음식만이 아니다
스와이시 트렌드는 단순히 음식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 ‘감각적 이중주’는 Z세대의 또 다른 놀이터인 뷰티와 향수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되며, 복합적인 정체성을 표현하는 새로운 언어가 되고 있습니다.

향수 시장에서는 달콤한 미식의 향에 스파이시함을 더한 새로운 장르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는 스와이시의 미각적 쾌감을 후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톰 포드의 ‘체리 스모크’, 킬리안의 ‘엔젤스 쉐어’ 등이 대표적인데요. 달콤한 음식의 향기에 스파이시함을 더해 ‘달콤하고도 위험한 매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색조 화장품에서는 더욱 직관적으로 스와이시를 받아들입니다. 달콤한 캐러멜 톤과 강렬한 붉은색을 조합한 아이 팔레트나 매운 맛의 립 플럼퍼가 그 예시입니다.
립 플럼퍼는 입술을 자극하는 성분으로 입술의 혈류를 증가시켜 일사적으로 도톰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성 화장품인데요. 주로 멘톨이나 캡사이신 성분이 들어있어 알싸한 느낌이 납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대놓고 매운 맛을 더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이 매운 맛과 통통하게 부풀어오른 입술의 설탕 광택이 합쳐져 ‘달콤하지만 동시에 강렬한’ 매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4️⃣결론: 미각을 넘어 감각을 팔아라
스와이시 트렌드는 단순히 새로운 맛의 등장이 아닙니다. 이는 문화적 모험심과 감각적 균형을 추구하는 Z세대의 욕망이 일으킨 문화 현상이기도 합니다.

스와이시의 근간에는 짜릿한 자극을 즐기고, 자신을 표현할 때에도 단 하나의 이미지로 정의되기를 거부하는 Z세대의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스와이시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활발한 국제적 교류와 트렌드의 확산, 이국적인 문화에 흥미를 느끼는 문화적 모험심이 발견해낸 맛이기도 합니다.
스와이시가 단순한 맵고 단 맛의 유행이 아니라, 이러한 문화적, 심리적 기반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현재의 트렌드를 더욱 선명하게 바라보고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은, ‘스와이시’한 치킨 어때요?
오늘의 소마코 콕 📌
✔️ ‘마이크스 핫 허니’로 시작된 스와이시(Swicy) 트렌드가 미국 식음료 시장의 주류가 되었습니다.
✔️ 스와이시의 맛은 아시아 및 남미 문화에서는 익숙했던 미각(매콤달콤)이지만, 미국의 Z세대의 문화적 모험심과 만나 감각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 스와이시는 단순한 맛을 넘어, 복합적인 정체성을 표현하고 감각적 균형을 추구하는 Z세대의 욕망을 정확히 충족시킨 문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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