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컬리 푸드 페스타, 차별화된 고객 경험 위주의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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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컬리 푸드 페스타, 차별화된 고객 경험 위주의 방문기

2025년 12월 18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 ‘코엑스 르웨스트’가 보랏빛 설렘으로 물들었습니다. 컬리가 개최한 오프라인 축제, ‘2025 컬리 푸드 페스타’가 오픈한 현장에 저도 함께해봤는데요. 올해 꽤 다양한 카테고리의 페어에 참여해봤지만 컬리 푸드 페스타에서는 ‘뭔가 다르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박람회 이상으로, 고객의 동선과 감정이 닿는 곳마다 ‘고객 경험(CX)’을 위해 치밀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기 때문입니다. 현장 방문기와 함께 제가 느꼈던 인사이트에 대해 풀어보려고 합니다.

1️⃣이윤보다 ‘경험’을 택한 컬리의 결단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컬리 푸드 페스타는 지난해와 사뭇 다른 전략을 취했습니다. 보통의 기업들은 행사가 흥행할수록 규모를 키우고 티켓 판매량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려 하지만, 컬리는 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참여 브랜드 수를 지난해 230개에서 올해 160개로 줄이고, 초대권 수량 역시 과감히 줄였습니다.

대신 컬리는 ‘체험의 질’에 집중했습니다. 관람객 1인당 쾌적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밀집도를 낮췄고, 부스에서 제공하는 샘플 수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렸습니다. 특히 퇴장 시 제공하는 선물 꾸러미의 가치를 기존 3~4만 원에서 10만 원 상당으로 대폭 상향했습니다. 당장의 입장 수익보다 고객이 현장에서 느끼는 여유로움과 나갈 때의 충족감을 우선순위에 둔 것입니다. 이러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복잡하고 힘들다”는 페어 특유의 인식을 “제대로 대접받았다”는 긍정적 브랜딩으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박람회의 본질은 고객에게는 ‘디깅(Digging)’의 기회를, 브랜드에게는 ‘홍보’의 기회를 주는 데 있습니다. 저는 이번 컬리 푸드 페스타에서 직접적으로 느낀 쾌적함과 긍정적인 경험이 참여 부스에 대한 호감과 신뢰로도 연결된다는 점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쾌적한 관람 환경 덕분에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는 개별 부스의 설명에 귀를 기울일 여유를 갖게 되었죠. 결과적으로 곧 ‘브랜드 인지’와 ‘구매’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겁니다. 결국 컬리가 설계한 ‘쾌적한 경험’은 결국 파트너사들의 마케팅 효율과 맞닿아 있던거죠.

2️⃣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받은 기분 : 공간이 주는 환대

이번 페어의 컨셉은 ‘홀리데이 테이블’로,컬리는 약 3,000평 규모의 전시장을 크리스마스 빌리지로 꾸몄습니다. 행사장 중앙에 들어서면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환한 불빛으로 관람객을 맞이했는데요. 남녀노소 이 대형 트리 앞에서 인증샷을 찍느라 북적였으며, 트리 옆에 마련된 만찬 컨셉의 대형 테이블과 행사장 내부에 흘러나오는 캐롤은 크리스마스 바이브를 더욱 북돋았습니다.

소마코 컬리푸드페스타IMG 2688

입장과 동시에 펼쳐지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화려한 조명, 연말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는 관람객들에게 박람회에 왔다기보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된 듯한 기분을 제공했습니다. 컬리는 오프라인 공간을 상품 판매의 장이 아닌, 연말의 설렘을 공유하는 ‘경험형 마케팅’의 무대로 활용하며 고객과의 정서적 접점을 넓혔습니다.

3️⃣’미션’이 아닌 ‘놀이’가 되다 :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참여형 몰입

파트너사 부스들 역시 이러한 컬리의 취지에 발맞춰 관람객들에게 더 즐거운 ‘놀이’거리를 제공했습니다.

  • 삼양식품: 부스 내부에 강한 바람을 쏘아 볼풀장의 공들을 날리고, 관람객이 그 속에서 특별한 공을 잡도록 설계했습니다. 마치 예능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참여 장벽을 즐거움으로 허물었습니다.
소마코 컬리푸드페스타IMG 2757
  • 오뚜기: 부스 자체를 레트로한 오락실로 꾸몄습니다.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관람객의 순위를 띄워 경쟁심을 유발했죠. 고객들은 보상을 받기 위해 ‘억지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기꺼이’ 줄을 서는 팬이 되었습니다.
  • 폰타나 & 풀무원 & 하림 등 : 각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린 대형 조형물과 시식 코너를 배치해,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브랜드의 세계관을 체험하게 했습니다.

4️⃣시식 받침대 하나에 담긴 CX의 디테일 : 손이 모자란 고객 배려

가장 섬세한 배려는 사소해 보이는 ‘시식 받침대’였습니다. 기존 식품 페어의 가장 큰 불편함은 한 손엔 가방을, 다른 한 손엔 각종 미션/인증을 위해 스마트폰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시식을 제공받으려면 손이 모자라게 됩니다.

컬리 푸드 페스타의 여러 부스들은 관객들의 이런 불편함을 간파했습니다. 여러 음식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전용 받침대를 제작한건데요. 이 받침대는 여러 음식을 한데 담는 ‘이동식 식판’이자 컵홀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관람객은 한 부스에서 뷔페처럼 다양한 메뉴를 담아 즐길 수 있었고, 이동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브랜드의 광고판 역할도 하게 되었습니다. 고객의 고충(Pain Point)을 해결함과 동시에 각 브랜드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5️⃣압도적인 ‘본품’의 힘 : 가성비를 넘어선 ‘Peak-End’ 전략

컬리 푸드 페스타의 보상은 격이 달랐습니다. 대부분의 행사가 샘플이나 낱개 제품을 증정할 때, 컬리 푸드 페스타 부스들은 대부분 ‘본품’을 나눠주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입장과 퇴장 선물의 이원화 전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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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시 받는 타포린 백, 물티슈와 생수를 함께 제공해 관람객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 입장 선물: 가벼운 타포린 백에 생수와 물티슈 등 현장에서 즉시 필요한 제품을 담았습니다.
  • 퇴장 선물: 참여 부스들의 본품을 알차게 구성해 ‘묵직한 선물보따리’를 증정했습니다.

이는 행동경제학의 ‘피크 엔드 법칙(Peak-End Rule)’을 정확히 관통합니다. 행사의 마지막에 산타에게 선물 받은 듯한 강력한 긍정적 경험을 배치함으로써, 페어 전체의 기억을 풍요롭고 따뜻한 것으로 각인시킨 것입니다.

6️⃣’디지털 허들’은 여전히 아쉬운 문제

그럼에도 디지털 접점에서의 UX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습니다. 현장의 고조된 흥미가 복잡한 자사몰 가입 절차나 매끄럽지 않은 QR 코드 딥링크 등 기술적 허들로 인해 단절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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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오른쪽 상단의 패널처럼 거의 모든 부스가 QR 코드를 통해 카카오톡 채널 추가를 유도했는데요. 카메라를 실행해 QR 코드 촬영 → 웹 브라우저로 연결 → 앱 딥링크로 이동 → 채널 추가 확인 버튼’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뎁스(Depth)는 오프라인의 즐거움을 찰나에 깨뜨립니다. 브랜드가 페어를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가 타겟 확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 행동을 매 부스에 방문할 때마다 반복해야 하는 게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꽤나 번거롭고 귀찮은 과정이었습니다. 이 점은 단지 컬리 푸드 페스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오프라인의 몰입감이 디지털의 불편함에서 단절되지 않도록 가장 낮은 단계의 뎁스를 설계하는 브랜드가 혁신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7️⃣디테일에서 결정되는 유저 경험

2025 컬리 푸드 페스타는 플랫폼(컬리)과 파트너사(브랜드), 그리고 고객이 모두 만족하는 오프라인 마케팅의 모범 사례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고객을 단순히 숫자로 보지 않고, 그들이 현장에서 느낄 무게감, 허기짐, 그리고 연말에 기대하는 감성까지 설계의 영역에 포함했습니다.

  1. 이윤보다 고객의 ‘심리적 잔상’에 투자해야 합니다. 티켓 수입을 줄이더라도 쾌적한 환경과 압도적인 보상(1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한 것은, 장기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영리한 LTV(고객 생애 가치) 전략입니다.
  2. 미션 설계는 브랜드가 아닌 ‘고객의 재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삼양식품이나 오뚜기처럼 고객이 스스로 참여하고 싶게 만드는 게이미피케이션은 브랜드 인지 단계를 ‘인지’가 아닌 ‘경험’으로 바꿉니다.
  3. 오프라인의 긍정적 경험은 브랜드의 신뢰로 전이됩니다. 큐레이션 플랫폼이 제공하는 쾌적한 관람 경험은 그 안에 속한 개별 브랜드들의 가치를 동반 상승시키는 연쇄 효과를 일으킵니다.
  4. 디테일한 CX가 구매 장벽을 허뭅니다. 시식 받침대처럼 사소한 편의가 고객의 심리적 여유를 만들고, 이는 평소 구매하기 주저했던 신선식품의 ‘발견’과 ‘첫 구매’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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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컬리 푸드 페스타에서 받아온 선물을 모아보니 이 정도였답니다. 2명 분임을 감안해도 많은 양이었죠.

차별화는 거창한 구호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의 손을 편하게 해줄까?”, “어떻게 하면 이 미션을 놀이로 느낄까?”라는 아주 작은 고민이 모여 ‘다시 찾고 싶은 브랜드’를 만듭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12월 18일 ~ 21일 4일 간 진행된 컬리 푸드 페스타가 섬세한 UX 설계로 다른 페어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시식 받침대라는 작은 디테일로 고객의 물리적 불편함을 해결했습니다.
✔️퇴장 시 제공한 본품 선물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기억을 완성하는 피크 엔드 법칙을 실현했습니다.

수안 푸사

EDITOR 짱수안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By. 소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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