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라보, 모두가 아는데 여전히 니치처럼 느껴지는 브랜드의 비밀

르 라보가 증명한 ‘조용한 럭셔리’의 힘 2006년 뉴욕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르 라보(Le Labo)는 2014년 에스티 로더에 인수된 이래, 전 세계 주요 도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백화점 1층 카운터를 점령한 메이저 럭셔리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산탈 33’이나 ‘떼 느와르 29’는 글로벌 호텔 어메니티나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새로운 시그니처로 자리잡았죠.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르 라보의 이미지가 여전히 니치, 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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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라보가 증명한 ‘조용한 럭셔리’의 힘

르 라보 네온사인
출처 = 르 라보 공식 홈페이지

2006년 뉴욕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르 라보(Le Labo)는 2014년 에스티 로더에 인수된 이래, 전 세계 주요 도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백화점 1층 카운터를 점령한 메이저 럭셔리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산탈 33’이나 ‘떼 느와르 29’는 글로벌 호텔 어메니티나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새로운 시그니처로 자리잡았죠.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르 라보의 이미지가 여전히 니치, 혹은 인디하다는 것입니다. “다들 아는 향”이라는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이 브랜드를 소비하는 경험은 여전히 나만의 독보적인 취향이라는 소박한 뿌듯함을 안겨줍니다.

르 라보의 시그니처향인 샹탈33
출처 = 르 라보 공식 홈페이지

이 역설적이고 매력적인 감성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메이저의 규모를 갖추고도 니치의 영혼을 유지하는 르 라보의 남다른 럭셔리 마케팅을 한번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1️⃣ 비가시성의 전략: 대규모 자본으로 ‘조용함’을 설계하다

르 라보는 유통과 스케일 측면에서 보면 명백한 메이저 플레이어입니다. 뉴욕, 도쿄, 파리, 그리고 서울의 한남동과 성수동까지, 가장 힙한 로케이션에 플래그십을 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메이저 럭셔리 브랜드와 약간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은, 광고의 기법이 철저히 비가시성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 피드
출처 = @lelabofragrances | 인스타그램

일단 르 라보는 다른 럭셔리 브랜드와 같은 화려한 셀럽 모델이나 대형 옥외 광고판, TV광고를 활용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인스타 피드에 사람조차 거의 없습니다. (가끔 손은 나옵니다.)

드물게 브랜드의 공식 사진에 등장하는 것은 모델이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조향사 및 직원입니다.

르 라보 향 소개
반면 무미건조해 보이기까지 하는 르 라보의 향수 소개 / 출처 = 르 라보 공식 홈페이지

향 소개에 쓰이는, 원재료를 늘어놓은 사진 역시 다른 향수 광고와는 결이 다릅니다. ‘이 향을 뿌렸을 때 당신이 투영하는 동경의 이미지’보다는 ‘향의 원료와 제조 과정에 대한 신뢰’를 브랜드의 본질로 삼겠다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디올 쟈도르 리한나
대체로 향수 광고는 뮤즈를 통해 ‘(향수를 뿌렸을 때의) 이상적인 이미지’를 활용합니다. 출처 = 디올 공식 홈페이지

메이저의 자본력을 화려한 홍보가 아닌, 철저하게 브랜드의 진정성을 유지하는데 집중적으로 투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투박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철저한 기획과 대규모의 자본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죠. 그러나 이 ‘니치의 미학’을 끝까지 유지함으로써, 대중적 성공을 거두면서도 브랜드의 ‘희소성 서사’를 끝까지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 안티-브랜드 브랜딩과 와비사비

르 라보의 브랜드를 완성하는 것은 ‘와비사비’입니다.

와비사비 서적
출처 = 르 라보 공식 홈페이지

와비사비는 일본적인 미의식으로, 매끈하고 화려한 완벽함보다 금이 간 표면, 가공하지 않은듯한 재질 등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과 불완전함에 초점을 맞춥니다.

르 라보 매장 인테리어
출처 = 르 라보 공식 홈페이지

르 라보의 스토어 인테리어에서는 이 와비사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가공되지 않은 콘크리트 벽,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선반, 타자기 폰트의 라벨은 소비자에게 “이것은 대량생산된 공산품이 아니라, 장인의 공방에서 나온 특별한 창작물”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르 라보
출처 = 르 라보 공식 홈페이지

이른바 ‘안티-브랜드 브랜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세련되게 포장하는 대신, 투박하고 날것의 느낌을 고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더욱 강렬한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이죠. 소비자들은 이 정제되지 않은 모습에서 브랜드의 고집을 읽어내고, ‘조향사의 작품’을 소유한다는 정서적인 만족감을 얻습니다.

3️⃣ 매장이 곧 미디어, 구매가 곧 의식이 되다

르 라보에게 매장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마케팅 미디어입니다.

향수 사진
출처 = @lelabofragrances | 인스타그램

고객은 매장에 들어서서 조향사와 긴 대화를 나누며 자신에게 맞는 향을 고르고, 매장의 랩에서 향수가 블렌딩되는 과정을 지켜봅니다.

퍼스널 라벨링 서비스
짧은 문구와 날짜 등을 새길 수 있는 퍼스널 라벨링 서비스 / 출처 = @lelabofragrances | 인스타그램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과 문구가 적힌 라벨을 병에 부착하는 순간, 구매는 단순한 결제를 넘어 하나의 리추얼로 격상됩니다. 이 과정은 자연스럽게 SNS에 올릴 만한 훌륭한 UGC가 됩니다. 광고비를 쓰는 대신, 고객이 자발적으로 브랜드의 배경이 되도록 경험을 설계한 것입니다.

4️⃣ 로컬리티의 극대화: 시티 익스클루시브전략

르 라보의 공간 마케팅이 가장 돋보이는 지점은 각 로컬의 미학을 살린 활용법입니다.

르 라보 북촌 매장
르 라보 북촌 / 출처 = 르 라보 공식 홈페이지

한옥을 그대로 활용한 북촌점이나 옛 마치야의 내부를 개조한 교토점처럼, 지역의 헤리티지를 파괴하지 않고 브랜드의 랩으로 흡수했습니다. 이런 시그니처 지점들은, 방문 자체로도 가치 있는 경험을 만들죠.

시티 익수클루시브, 서울 시트롱 28
서울의 향, ‘시트롱 28’ / 출처 = 르 라보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시티 익스클루시브(City Exclusive)’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티 익스클루시브는 파리의 ‘바닐 44’, 도쿄의 ‘가이악 10’, 서울의 ‘시트롱 28’처럼 특정 도시를 담은 향으로, 그 도시의 매장에서만 연중 구매가 가능합니다. (리필은 그래도 여러곳에서 구매할 수 있고, 1년에 딱 한 번 다른 도시에서도 온라인 구매가 가능)

디지털 시대에 “이 장소에 가야만 살 수 있는 것”, “지금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오프라인과 지역적 제한을 두는 이 역설적인 전략은 강력한 희소성을 창출합니다. 이는 여행과 향수를 하나로 묶어, 르 라보를 탐험과 여행의 경험을 파는 브랜드로 재정의하게 만듭니다.

결론: 설명하지 말고 ‘태도’로 보여줄 것

르 라보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브랜드의 힘은 구구절절한 설명이나 화려한 캠페인이 아니라, 일관된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르 라보 브랜딩
출처 = 르라보 공식 홈페이지

니치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메이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통제된 비가시성, 고객의 참여를 끌어내는 경험 설계, 그리고 지역성을 활용한 희소성 전략이 필요합니다.

브랜딩의 끝은 결국 “알아보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라는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선망성”을 동시에 획득하는 일입니다. 르 라보는 그 조용한 럭셔리의 정점에서 여전히 우리를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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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르 라보는 메이저 자본을 투입해 오히려 브랜드의 ‘비가시성’과 ‘진정성’을 보호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제품 구매를 단순 소비가 아닌 ‘리추얼’로 설계함으로써 고객이 자발적으로 브랜드의 서사를 전파하게 만들었습니다.

로컬 헤리티지를 활용한 오프라인 공간이나, 특정 도시에서만 구매 가능한 ‘시티 익스클루시브’ 전략을 통해 공간적 제약이라는 역설을 구사하며, 향수를 ‘여행의 기억’이자 ‘탐험의 서사’로 재정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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