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공사, 제대로 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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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끝자락, 홀연히 등장하여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영상이 있다?

 

유명 아이돌 무대 직캠 영상도, 유튜버의 먹방 영상도 아닌 한국 관광 공사의 해외홍보 영상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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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시 한국관광 해외홍보 영상(Feel the rhythm of Korea) l Ep.1 서울 영상 연결 (출처 : 한국관광공사TV 유튜브)

 

한국 관광 공사의 외국인 대상 관광홍보채널 Imagine Your Korea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업로드 한 홍보 영상이 엉뚱하게도 한국인에게 발각(?) 되어 차세대 수능 금지 곡으로까지 등극해 버린 것. 외국인 보라고 만든 영상에 한국인들이 지배당해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동안의 딱딱하고 공감하기 어려운 한국 홍보 영상에 지쳐 있던 누리꾼들은 “중독성 갑! 기획자 상 줘라! 1일 5범”을 외치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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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시 한국 관광 홍보영상 기획자 인터뷰 영상 연결 (출처 : 크랩 유튜브)

 

“아무도 하지 않는, 아무도 즐기지 않는 전통은 박물관에만 있는 것”

 

화제의 힙한 영상을 기획한 한국 관광 공사 브랜드 마케팅팀장 오충섭 씨는 엑소, 송중기 등 한류스타 중심으로 제작되었던 기존 홍보영상 대신 '많은 사람이 볼 만한 특이한 광고 만들고 싶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영상 첫 시사회 때 이게 과연 한국 관광 홍보영상으로 적합한가 라는 공사 내부의 우려와 이견이 있었지만, 이제는 전통을 현대화시켜 재해석하고 즐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세상에 선보였다고. 공사로서는 쉽지 않은,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시도로 한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을 매료시킨 역대급 국가 홍보 영상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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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 이날치 (출처 : 이날치 페이스북)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한국 관광 공사의 해외 홍보 첫 번째 영상, 서울 편의 영상 음악으로 쓰인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의 곡 '범 내려온다'는 전 국민이 아는 국민송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악도 아니고 힙합도 아닌 이 음악은 대체 뭐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신나고 보면 볼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이 기분…

 

이번 홍보 영상의 인기에 힘입어 단숨에 스타덤에 등극, 각종 방송과 광고를 꿰차고 있는 밴드 이날치. 퓨전 국악을 선보이는 이날치는 전통음악을 대중가요처럼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악, 누구나 즐기는 음악으로 인식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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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시 김보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감독 인터뷰 영상 연결 (출처 : 뉴스1 연예TV 유튜브)

 

“빨간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에 전통 모자, 거기에 선글라스?”

 

독특한 의상과 무용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게 바로 조선의 힙이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창립된 지 13년 된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피버>라는 공연을 통해 '이날치'와 첫 연을 맺은 후 온 스테이지 무대를 함께 촬영하는 등 콜라보 공연을 이어갔고 이번 한국 관광 공사 영상도 함께 찍을 수 있었다. 이날치의 음악에도 전통 소재가 있으니 의상을 활용해도 좋겠다 라는 생각에 손수 의상을 만들었고 이렇게 탄생한 독특한 모습이 영상의 중독성을 높이는 데 톡톡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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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새로 공개된 한국 관광 공사 홍보영상 강릉, 목포, 안동편 (출처 : 한국관광공사TV 유튜브)

 

“기존의 것을 새롭게, 그러나 친근하게”

 

국악은 어렵고 접하기 힘든 음악이라는 편견을, 정부에서 만드는 콘텐츠는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인식을 한 번에 깨부순 역대급 공익광고 영상이다. 이 영상의 대박 포인트를 세 가지로 꼽아보자면,

 

1. 병맛 콘텐츠, 소위 말하는 B급 감성 콘텐츠를 다른 곳도 아니고 공사에서 만들었다는 점

2. 서양 악기인 드럼, 베이스와 판소리의 기막힌 조합으로 중독성 있는 음악을 선보이는 이날치와 웃기지만 우습지는 않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를 섭외했다는 점

3. 대한민국 곳곳을 보여주는 시리즈물로 기획하여 앞으로도 보여줄 도시가 많이 남았다는 점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거부감 들지 않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건 세상의 모든 기획자가 공감할 터. 이 어려운 걸 한국 관광 공사가 해냈다. 한국 관광 공사, 제대로 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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