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RESEARCH LAB

다이소는 어떻게 5천 원짜리 러닝 풀착장을 가능하게 했을까

다이소가 이번엔 러닝웨어 신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다이소의 협업은 어떻게 반복적으로 '먹히는지', 그 구조적 배경과 마케터가 챙겨야 할 4가지 관점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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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다이소가 스포츠 브랜드 HEAD(헤드)와 협업한 러닝 의류·용품을 출시했습니다. 경량 나일론 바람막이, 러닝 반바지, 러닝 베스트에 볼캡과 양말까지 — 상·하의에 용품을 더해도 총 2만 원이 채 안 되는 구성인데요. 앞서 르까프와의 협업 러닝 라인 일부가 품절 대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엔 헤드와의 콜라보로 또 한 번 유통업계를 흔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이었죠. “다이소가 다이소했다.”, “이제 집만 팔면 된다.”

이 글에서는 다이소의 제품 소싱보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참고해보려고 합니다. 다이소의 러닝웨어 행보를 ‘저가 생활용품점의 영역 확장’ 정도로 읽어선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거든요.

1️⃣ 매출 4.5조 원, 불황이 만든 유통 제국

2025 연결 매출

4.5조 원

전년 대비 매출 성장

+14.3%

영업이익

4,424

영업이익률

9.7%

2025년 아성다이소의 연결기준 매출은 4조 5,3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습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4조 원을 돌파한 거죠. 영업이익은 4,424억 원(전년 대비 +19.2%), 영업이익률은 약 9.7%로 처음 4,000억 원대에 진입했습니다.

이 숫자가 더 인상적인 이유는 맥락 때문입니다. 같은 기간 백화점·대형마트의 의류 소비는 위축됐고, SPA 브랜드들도 재고 부담과 할인 공세 사이에서 고전했어요. 유독 다이소만 독보적인 성장 곡선을 그린 건데 — 이를 단순히 ‘불황에 잘 나가는 저가 채널’로 설명하는 건 절반의 진실입니다.

2️⃣ 왜 지금 다이소인가 — 세 가지 구조적 배경

① 실질임금은 제자리, 물가는 오른다
2024년 4분기 GDP 성장률은 0.1%에 불과했고, 임금은 제자리인데 식료품·의류·에너지 가격은 꾸준히 올랐습니다. 소비자들의 대응은 뚜렷한 양극화였어요. 오마카세·호캉스 같은 경험 소비에는 과감하게 지출하되, 일상 소비재에선 철저하게 가성비를 따지는 식이거든요. 5천 원 러닝웨어로 운동하고 남은 예산으로 러닝 클럽 참가비를 내는 것, 이게 지금의 소비 문법입니다.

② ‘득템 문화’의 탄생 — 소비가 유희가 된다
다이소에서 장을 보고 SNS에 ‘전리품’처럼 올리는 행위는 이미 하나의 콘텐츠 장르가 됐습니다. 품절 대란 아이템을 득템하는 것은 쾌감이자 성취감으로 소비되는 거거든요. 소비자는 다이소에서 구매가 아니라 발굴을 합니다. MZ세대는 고가 소비를 SNS에 올리던 패턴 대신 “다이소 득템 소비 자랑” “다이소 꿀템 추천” “다이소 하울” 등으로 피드를 채우기 시작했어요. 절약이 ‘창피한 것’에서 ‘자랑할 것’으로 전환된 거죠. 이 현상은 거지맵 기사에서도 다뤘으니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③ ‘리트머스 소비’ — 먼저 써보고 결정한다
소비자들은 저렴하고 작은 단위로 먼저 경험한 뒤 고관여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올리브영에서 3만 2천 원에 판매되는 VT 리들샷(50ml)과 동일 브랜드 제품을 다이소에서 3천 원(12ml)에 먼저 써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패턴이 대표적이에요. 러닝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러닝을 시작하는 ‘런린이’들이 수십만 원짜리 나이키·아식스를 사기 전에 다이소 헤드 러닝웨어로 먼저 입문하는 거거든요.

INSIGHT

다이소는 경쟁자가 아니라 소비자 여정의 시작점입니다. 저가 채널이 아니라 진입 장벽을 낮추는 채널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3️⃣ 초저가를 유지하는 진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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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isolife 인스타그램

다이소의 5천 원짜리 바람막이나 러닝 베스트는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단순히 ‘품질 타협’으로 설명하기엔 소비자 반응이 너무 긍정적입니다. 실제로 복수의 구조적 요인이 맞물려 있어요.

우선 규모의 경제입니다. 전국 1,500여 매장, 연 4조 원대 매출의 체급에서 제조업체와의 단가 협상력은 차원이 다릅니다. 대량 발주가 평균 생산 단가를 구조적으로 낮추거든요. 여기에 균일가 정책이 원가 관리 도구로 작동합니다. 500원·1,000원·2,000원·3,000원·5,000원의 6단계 균일가는 단순한 판매 전략이 아니라 납품 단가를 그 안에 맞추도록 강제하는 장치예요.

광고비가 없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패션·스포츠 브랜드가 모델 기용, 시즌 광고, 팝업스토어에 막대한 비용을 쏟는 동안 다이소는 그 비용이 없어요.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라, 광고 없이도 팔리는 구조죠. 여기에 ‘노세일’ 원칙까지 더해지면 — 일반 브랜드가 세일을 감안해 초기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과 달리, 다이소는 처음부터 낮은 배수로 가격을 정할 수 있습니다.

4️⃣ 배울 것: 가격 정책의 일관성

다이소가 진짜 강한 이유는 저가 자체가 아니라 타이밍과 감도입니다. 화장품→식품→패션→러닝웨어로 이어지는 카테고리 확장은 소비자가 이미 원하던 지점을 정확히 포착한 결과거든요. 그리고 5천 원이라는 가격에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어요.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걱정해 할인을 꺼리거나, 프리미엄으로 도약하려 하지 않고, 자신이 어떤 가치를 파는지 명확히 알고 일관됐습니다. 가격 정책의 일관성이 곧 브랜드 신뢰가 되는 거죠.

5️⃣ 마케터가 챙겨야 할 4가지 관점

다이소 현상은 하나의 유통 채널 성공 사례가 아닙니다. 지금 소비자들의 심리 구조를 X-ray처럼 드러내는 거거든요. 마케터 관점에서 챙겨야 할 포인트를 정리해 봤습니다.

🔥마케터를 위한 실전 관점
1

가성비를 ‘현명한 선택’으로 프레이밍하라

지금의 저가 소비는 ‘어쩔 수 없음’이 아니라 자부심입니다. 가성비 라인을 출시할 때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당신의 선택이 현명하다”는 메시지 구조가 필요해요.

2

‘입문 SKU’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라

소비자는 저가·소량으로 먼저 경험하고 고관여 구매를 결정합니다. 다이소 입점은 경쟁이 아니라 퍼널의 시작점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3

품절 대란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다이소 뷰티의 ‘온라인 선공개 → 오프라인 품절’ 패턴은 이미 마케팅 문법이 됐습니다. 희소성과 가성비의 결합이 FOMO를 극도로 자극하거든요. 규모에 관계없이 응용 가능한 구조입니다.

4

협업의 목적을 ‘세계관 번역’으로 잡아라

헤드·르까프가 다이소와 협업하는 이유는 단순한 채널 확장이 아닙니다. ‘가성비 있는 브랜드’로 포지셔닝되고 새로운 소비층과 접점을 만드는 것, 브랜드 세계관의 일부를 다이소 문법으로 번역하는 형태의 협업이 유효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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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isolife 인스타그램

5천 원의 러닝 베스트를 입고 한강을 달리는 소비자는 이미 스스로 답을 알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그 답에 어떻게 응답하느냐가 앞으로의 마케팅 방향을 결정할 거예요.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다이소의 초저가는 규모·유통 구조·무마케팅 전략이 완전히 맞물린 결과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복제는 불가능해요.

지금의 가성비 소비는 ‘어쩔 수 없음’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저가 라인의 메시지 프레이밍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거든요.

다이소는 경쟁자가 아니라 소비자 여정의 시작점입니다. ‘입문 채널’로 설계하면 퍼널의 첫 번째 접점이 됩니다.

EDITOR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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