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액티브웨어 시장에 뷰오리의 등장이라
룰루레몬, 나이키, 알로 요가…
미국의 액티브웨어 시장은 각자의 영역을 확고하게 구축한 거대한 브랜드들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브랜드가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험난한 곳이죠. 그러나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근 눈에 띄는 신흥 강자가 있으니, 바로 2015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브랜드 ‘뷰오리(Vuori)’입니다.
룰루레몬과 같은 기존 브랜드들이 팬데믹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업계 전체 성장률이 4.3%에 머문 것에 비해, 뷰오리는 2024년에서 2025년을 기준으로 연 23% 이상, 5배가 넘는 경이로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이 폭발적인 성장세로 뷰오리는 이제 프리미엄 액티브웨어 브랜드의 다크호스로 인지도를 굳히고 있습니다.
바늘 하나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이던 프리미엄 액티브웨어 시장을 어떻게 뚫어낸 걸까요? 그 기반에는 시장의 기존 공식을 뒤엎는 치밀한 전략이 있습니다.
1️⃣ 모든 것의 시작, ‘Fabric First’ 철학
액티브웨어 시장이 화려한 디자인과 소셜 마케팅 트렌드로 들썩일 때, 뷰오리가 가장 집중한 것은 바로 ‘소재’였습니다. 뷰오리의 CEO인 조 쿠들라는 “기분 좋은 옷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원단은 그 중심에 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독자 개발 원단 DreamKnit™인데요. 구름처럼 부드러운 기모의 착용감과 뛰어난 내구성을 동시에 구현한 이 소재는, 한번 입어본 고객을 열성적인 팬으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심지어 89% 재활용 소재로 제작되어 친환경적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은 뷰오리가 세일이나 할인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품질과 디자인 가치에 걸맞은 프리미엄 가격 전략을 고수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실제로 뷰오리의 레깅스 상품군 가격은 $98-$128 사이로, 룰루레몬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후발 주자인 뷰오리는 기존 브랜드의 저렴한 대체제로 포지션을 잡은 것이 아닙니다. 제품이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기에,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2️⃣ 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
뷰오리의 화보나 홈페이지를 보면 ‘바다’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빛나는 햇살과 푸른 바다, 자유롭고 낙천적인 바이브로 가득한 캘리포니아가 바로 뷰오리의 고향이자, 목적지거든요.
뷰오리는 제품에 기능을 넘어 ‘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매력적인 정체성을 담아냈습니다. 활동성과 자유로움, 여유가 공존하는 삶의 태도를 브랜드에 녹여낸 것입니다. 뷰오리의 편안하고 중성적인 디자인은 운동복과 데일리룩의 경계를 허물고, ‘프리미엄 일상복’이라는 새로운 포지셔닝에 성공했습니다.
마케팅 전략 역시 기존 브랜드들에 비해 ‘조용한’ 편인데, 화려한 앰배서더와 캠페인보다는 커뮤니티와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 위주의 절제된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3️⃣ 시장을 넓히는 무기, 경계 없는 라인업
뷰오리는 미국에서 종종 ‘남자들의 룰루레몬’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뷰오리의 가장 큰 특징은 룰루레몬, 알로와 같은 다른 브랜드들이 여성 시장에서 시작해 남성 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과 달리 남성복 라인을 시작으로 확대했다는 사실입니다. 뷰오리는 남성 제품 비중을 50% 수준으로 유지하며 남성 액티브웨어 시장의 강력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뷰오리가 남성들만을 위한 것이거나, 여성 고객에 소홀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뷰오리의 젠더리스한 디자인과 차분한 색상들은 신체의 실루엣을 강조하는 여성 타깃 중심의 기존 브랜드와는 다른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선택과 집중이라며 어느 한쪽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성 자체가 차별점으로 작용하는 거죠.
또한 요가, 러닝 등 특정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여행, 라운지,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넘나드는 제품군까지 마련해 ‘한 벌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었습니다.
조용하고 날카롭게, 뷰오리의 브랜드 전략
뷰오리의 성공은 영리한 포지셔닝의 승리입니다. 그들은 요란한 마케팅이나 할인 경쟁을 하는 대신, 조용하지만 날카롭게 기존 시장의 빈틈을 파고드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경쟁사들이 트렌드를 쫓을 때, 뷰오리는 ‘소재 혁신’이라는 제품의 본질을 파고들었습니다. 여성복에 집중된 시장에서는 소외되었던 ‘남성 소비자’라는 명확한 빈틈을 공략해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운동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프리미엄 데일리웨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며 아무도 독점하지 못한 영역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고요.
뷰오리의 브랜드 전략은 때로는 가장 큰 목소리가 아닌, 가장 날카로운 통찰력과 조용한 실행력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사례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뷰오리는 소재 혁신, 젠더리스한 디자인, 운동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제품군으로 최근 프리미엄 액티브웨어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신생 브랜드입니다.
✔️ 뷰오리의 프리미엄 가치는 제품력에 집중한 철학과 절제된 마케팅에 기반합니다.
✔️ ‘여성 제품으로 시작해 남성으로 확장’하는 기존 브랜드들의 전략을 뒤집어 ‘남성 라인으로 시작해 젠더리스로 확장’하는 발상 역전이 뷰오리의 차별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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