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무더위 속, 15만 관중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러쉬(LUSH)입니다. 러쉬는 2025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에 연이어 참가하면서 폭발적인 현장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야외 행사장의 풍경은 그동안 어땠나요? 뜨거운 땡볕 아래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 화장실 문을 열면 코를 찌르는 악취와 찝찝함에 불쾌했죠.
그런데 올 여름, 펜타포트에선 완전히 다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관객들이 화장실 앞에서 멈춰 섰어요. 피하려고가 아니라, 너도나도 들어가고 싶어서 말이죠!
1️⃣헤드라이너=러쉬입니다
“이번 펜타포트 헤드라이너는 러쉬다!” 실제로 펜타포트 관객이 남긴 총평이에요. 헤드라이너는 페스티벌의 메인 아티스트를 뜻하는 용어인데요, (심지어 아티스트도 아니고) 화장실로 참여한 브랜드를 헤드라이너라고 부른겁니다.
그만큼 러쉬의 ‘프레쉬 워시룸’을 경험한 관객들의 반응은 강렬하고 짜릿했습니다. SNS에는 주말 내내 펜타포트에 러쉬가 와줘서 고맙다는 진심어린 후기들이 가득했죠.
올해 펜타포트 페스티벌에는 무려 15만 명의 관중들이 모였는데요. 러쉬는 이 곳에서 단순한 화장실을 넘어선 종합적인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건 초대형 미스트 타워. 미스트 안개 형태로 러쉬의 시그니처 향을 끊임없이 뿌려줍니다.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자동으로 몸에서 땀 남새 대신 향긋한 러쉬 향기가 솔솔 풍기게 되죠.
여기에 직원들은 직접 향기카트를 끌고 공연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바디 스프레이를 뿌렸습니다. 땀과 냄새에 지친 관객들은 먼저 ‘저도 뿌려주세요’ 라며 달려갔고요. 일반적으로 부스를 차리고 고객을 기다리는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갔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화제의 프레쉬 워시룸. 화장실 안은 4가지 테마로 꾸몄어요. 패출리와 오렌지의 따뜻한 에너지를 품은 카마, 라벤더와 민트의 상쾌함을 담은 더티 등등. 러쉬하면 떠오르는 시그니처 향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요. 화장실마다 해당 테마의 샤워젤, 비누를 넉넉하게 비치했어요. 덕분에 관중들은 러쉬 비누로 손을 뽀송뽀송하게 씻고 개운하게 재정비하고 나올 수 있었죠.
2️⃣5분마다 손수 청소하며 완성하는 현장의 디테일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화장실은 금방 더러워지기 쉽다는 점이에요. 고객을 감동시킨 러쉬의 진짜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어요. 5분마다 반복해서 직원들이 직접 브러쉬와 스퀴저를 들고 화장실을 구석구석 청소했거든요!
일반적인 페스티벌 화장실 관리 주기가 하루 3~4번인 걸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죠. 관객 한 명이 나갈 때마다 다음 사람을 위해 공간을 처음 상태 그대로 리셋했으니까요.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실제로 고객 한 명 한 명이 러쉬를 경험하는 접점의 순간을 최고로 만들기 위한 일에 가까웠습니다. 진짜 고객 경험을 위해서 수십 명의 직원들이 현장에 직접 투입되어 쓸고 닦은 이유죠.
3️⃣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현장 반응
러쉬가 펜타포트에서 보여준 모든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X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타고 전파됐어요.직원들은 현장 반응을 영상으로 담아 24시간 내에 빠르게 짧은 숏폼 영상으로 여러 번 공유했고요. 짧은 기간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페스티벌의 특성상 폐쇄적인 한계를 미디어를 통해 해결한 셈입니다.
특히 이번 펜타포트 페스티벌에선 전자음악 아티스트 ‘키라라’와 함께 <씻자송>을 만들었는데요. 중독성 있는 가사로 현장 반응은 물론! 해당 음악을 활용한 숏폼을 통해 2차, 3차 확산되는 효과를 이뤘습니다.
4️⃣ 고객이 원하는 순간에 거기 있기
길에서 티슈 나눠주기 vs 화장실에서 휴지가 떨어졌을 때 건네주기. 둘 중 어느 쪽이 더 고마울까요? 러쉬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들이 무대 근처에 천막을 치고 고객들을 부스로 불러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면, 러쉬는 고객들에게 정말 필요해지는 순간을 반대로 기다렸습니다. 강렬하게 씻고 싶어지는 바로 그 순간을 말이죠! 더럽고 냄새 나는 이동식 화장실 대신에 러쉬가 페스티벌로 출동한 이유입니다.
심지어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서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었어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이동식 화장실은 모든 야외 행사의 고질적 문제거든요. 관객들만 불편한 게 아니라 주최측도, 사회적으로도 골치 아픈 일이죠. 러쉬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했습니다. 고객만 열광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먼저 기다려왔던 기획이었던 셈이에요.
그 과정에서 러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향도 전략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특정 냄새를 맡으면 그와 연결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는 일을 심리학 용어로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부르는데요. 페스티벌에서 신나고 즐겁게 놀던 순간과 러쉬의 향기를 오감을 이용해 관중들에게 강렬하게 연결시켰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몇 달 후 길에서 비슷한 러쉬 향을 맡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 날의 기분 좋은 경험을 함께 떠올리게 될테고요!
5️⃣ 우리 브랜드가 있어야할 곳은 어디일까?
러쉬의 이번 캠페인은 ‘마음샤워’라는 브랜드 비전의 첫 번째 현장 프로젝트였어요. “LUSH YOUR MIND! (몸에 묻은 먼지부터, 마음까지 러쉬하세요!)”라는 슬로건 아래, 샤워를 통해 실수나 감정의 잔재를 씻어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브랜드 철학을 곳곳에 녹여냈죠.
최근 오프라인 마케팅이 치열해지면서, 팝업과 공간에 대한 고객들의 눈 높이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지금이야말로 이제는 더욱 더 장소와 맥락에 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이 듭니다. 가령 모두가 성수동에 간다고 해서, 우리 브랜드도 성수동으로 향해야 할까요? 오히려 비슷비슷한 팝업 속에서 소비자들이 피로도를 호소하기도 하고요.
어쩌면 정말로 필요한 건? 고객이 원하는 순간에 거기에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고객의 진짜 문제를 찾아내고, 예상을 뒤엎는 접점을 만드는 것. 러쉬처럼 고객의 진짜 니즈를 찾아 예상 밖의 방식으로 해결해준다면, 그냥 지나치던 평범한 화장실도 브랜드와 만나는 잊지 못할 접점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오늘의 소마코 콕 📌
✔️러쉬는 2025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에서 ‘화장실’로 주목받았어요. 페스티벌의 근원적인 문제였던 악취와 땀 냄새를 해결해서 관객들에게 극찬을 받았습니다.
✔️디테일은 ‘5분마다’ 화장실 청소에 있어요. 쾌적한 고객 경험 제공을 위해 현장에서 임직원이 직접 청소도구를 들고 화장실을 청소하면서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갔어요.
✔️LUSH YOUR MIND! 이번 락페스티벌 ‘프레쉬 워시룸’은 러쉬의 2025 ‘마음샤워’ 캠페인의 첫 번째 프로젝트예요. 샤워를 통해 실수나 감정의 잔재를 씻어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