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가게인데 카레를 판다? BEAMS가 특별한 이유
옷 가게인데 카레, 인테리어 소품과 음반까지 파는데, 심지어 그 모든 게 ‘힙하다’며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BEAMS 이야기입니다.


1976년, 단 여섯 평짜리 가게에서 시작한 BEAMS는 어떻게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큐레이션하는 독보적인 브랜드가 되었을까요? 이들의 성공은 단순히 좋은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 ‘문화적 경험’을 판매하는 정교한 전략에 있습니다.
1️⃣ BEAMS 안의 BEAMS: 30개가 넘는 레이블의 세계
BEAMS 안에는 수많은 BEAMS가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BEAMS의 하위 레이블은 30개가 넘거든요.

가장 기본인 남성 캐주얼 라인 ‘BEAMS’를 시작으로, 아메리칸 클래식을 다루는 ‘BEAMS PLUS’, 시크한 여성복 ‘Ray BEAMS’, 일본 전통품을 선보이는 ‘BEAMS JAPAN’, 음반을 판매하는 ‘BEAMS RECORDS’까지…
판매하는 아이템도 의류부터 음식, 가구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아니, 왜 이렇게 많아? 너무 잡다한 거 아냐?’ 싶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Happy Life Solution Company’라는 BEAMS의 명확한 철학이 있습니다.
BEAMS는 단순히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삶에 즐거운 해결책을 제공하고자 하죠. 이 철학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상품군과,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는 세분된 레이블로 펼쳐지는 겁니다.

신생아와 산모를 위한 ‘메리에 빔즈’와 아이들을 위한 ‘코도모 빔즈’가 분리되어 있고, 시크한 여성복 레이블 Ray BEAMS와 아메리칸 클래식 남성복의 매력을 즐기는 여성을 위한 ‘BEAMS BOY’가 따로 있는 것처럼, 레이블의 구별은 매우 정밀합니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가 아니라, ‘BEAMS 감성’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안에서 자신의 가장 세밀한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설계한 거죠. 이러한 전략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한 당신’을 위한 브랜드라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BEAMS라는 하나의 세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듭니다.
2️⃣ 안목을 팝니다: 가장 강력한 신뢰
BEAMS의 가장 강력한 자산은 ‘사람’, 바로 스태프입니다.

BEAMS의 스태프는 그냥 판매원이 아니에요. 브랜드의 철학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큐레이터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죠. 스태프가 직접 올린 스타일링 샷, 상품 리뷰, 블로그 글 등은 BEAMS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콘텐츠입니다.
말 그대로, BEAMS에서 일하는 사람의 취향과 감각이 곧 BEAMS 그 자체인 셈입니다.


BEAMS 스태프들의 집을 들여다보는 책(<Beams at Home>, <136명의 집>)이 나올 정도니, 이쯤 되면 스태프라기보다 앰배서더라는 말이 더 어울리죠. 이렇게 직원들이 직접 전달하는 진심 어린 추천은 고객에게 곧바로 와닿습니다. BEAMS의 고객은 상품이 아닌, ‘사람의 안목’을 신뢰하고 소비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저 두 권의 책은, 자신만의 독특한 인테리어와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훑어볼 만 합니다. 그리고 다들 꽤나 맥시멀리스트.)
3️⃣ 경험의 설계: 오래 머물게 하는 힘
BEAMS의 오프라인 매장은 저마다의 콘셉트가 조금씩 달라서 여행 중에 일부러 여러 매장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는 것을 넘어, 전시와 팝업 이벤트가 열리는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매장에 머무는 경험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고객이 브랜드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질’을 높이려는 BEAMS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비효율적인 것이 때로는 가장 효율적이다”라는 말처럼, 당장의 성과보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힘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오프라인 경험은 온라인 데이터와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고객의 매장 경험과 온라인 구매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여 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과 콘텐츠를 제안하죠. 정보 탐색부터 쇼핑, 그리고 다시 매장 방문으로 이어지는 이 끊김 없는 경험 설계야말로 BEAMS가 구축한 세계의 핵심입니다.

결국 BEAMS의 전략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바로 ‘BEAMS 다운 세계’를 만들고, 고객들이 그 안에서 즐겁게 머물며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죠.
30개가 넘는 레이블은 다양한 취향을 존중하는 문이 되고, ‘사람(스태프)’의 안목은 그 문으로 들어온 고객을 안내하는 믿음직한 가이드가 됩니다. 그리고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특별한 경험은 그 세계를 떠나고 싶지 않게 만드는 매력이 되죠.
BEAMS가 궁극적으로 파는 것은 옷이나 소품이 아니라, BEAMS 다운 삶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계속해서 BEAMS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BEAMS는 ‘BEAMS 감성’이라는 기반으로 30개가 넘는 세분화된 레이블을 전개합니다.
✔️ 여기에 ‘사람(스태프)’와 오프라인 경험의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이 브랜드를 강하게 만듭니다.
✔️ 결국 BEAMS가 파는 것은 개별 상품이 아닌, 고객이 소속감을 느끼고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BEAMS다운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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