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카다시안의 브랜드가 아니라, 시대의 브랜드가 된 스킴스

2026년 1월, 파리를 배경으로 발레리나들과 함께 등장한 블랙핑크의 리사. 그 캠페인의 브랜드는 나이키도, 스킴스도 아닌 ‘나이키스킴스(NikeSkims)’입니다.

스킴스는 킴 카다시안이 2019년 론칭한 셰이프웨어 브랜드입니다. 지금은 나이키와 손잡고 액티브웨어까지 진출한 50억 달러짜리 브랜드가 됐죠. 인플루언서 브랜드는 대개 창업자의 유명세에 기대다 사그라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스킴스는 ‘킴 카사디안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떼더라도 ‘셰이프웨어 업계 1위’이자 ‘언더웨어, 액티브웨어로까지 확장한 패션 브랜드’로 여겨집니다. 스킴스는 무엇이 달랐을까요?

답은 ‘신뢰의 레이어링’ 전략입니다. 창업자 신뢰에서 커뮤니티 신뢰로, 커뮤니티 신뢰에서 럭셔리, 스포츠 정통성으로. 각 단계의 전략이 다음 단계를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1️⃣ 첫 번째 레이어: 모두를 위한 브랜드

스킴스는 XXS~5XL 사이즈, 다양한 피부 톤의 뉴트럴 팔레트로 “모든 몸(Fits Everybody)”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무조건 마르게 보이게 한다’가 아니라 ‘내 몸을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감싼다’는 내러티브입니다. 기존 셰이프웨어가 가진 거부감을 뒤집은 포지셔닝이죠.
또한 다양한 체형과 인종의 모델을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방향성이 말뿐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바디 포지티브 정서가 MZ세대의 공감을 얻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리며, 스킴스는 자연스럽게 그 정서의 대표 브랜드가 됩니다.
2️⃣ 두 번째 레이어: 커뮤니티가 움직이는 구조

킴 카다시안의 인스타 팔로워만도 3억 명이 넘습니다. 이걸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마케팅 전략이죠. 킴의 화제성과 압도적인 팔로워 수는 초기 폭발력의 원천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킴스가 진짜로 영리했던 것은, 그 다음 행보였습니다. 한정 수량 드롭, 팝업 웨이팅 줄, 즉시 매진. 속옷에 스트리트 패션의 FOMO 문법을 적용한 것 자체가 카테고리 파괴였습니다.

그리고 초기 화제가 가라앉은 자리에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 UGC 콘텐츠로 채운 커뮤니티를 심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스킴스를 언급한 크리에이터가 5만 6천 명을 넘을 정도로, ‘킴 카다시안 브랜드’라는 이름 없이도 굴러가는 팬덤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커뮤니티가 있었기에 다음 단계의 도약이 가능해집니다.
3️⃣ 세 번째 레이어: 럭셔리와 스포츠 정통성
커뮤니티가 탄탄해지자, 스킴스는 외부의 정통성을 빌려오기 시작합니다.

2021년 펜디와의 컬렉션은 론칭 1분 만에 매진되며 스킴스를 ‘패션 브랜드’의 지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이어서 WNBA 공식 파트너십, 올림픽 라운지웨어 컬렉션으로 스포츠 정통성을 쌓았습니다.

각 협업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었습니다. 펜디는 “럭셔리가 인정한 브랜드”라는 서사를, WNBA는 “운동하는 여성을 위한 브랜드”라는 서사를 더해줬습니다. 레이어가 쌓일수록, 스킴스는 점점 더 큰 협업을 유치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됩니다.
4️⃣ 네 번째 레이어: 나이키가 선택한 이유
그리고 나이키가 찾아왔습니다. 나이키는 최근 몇 년간 룰루레몬, 알로 요가 등에 여성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빼앗겨왔습니다. 나이키스킴스는 그 돌파구였고, 나이키 역사상 외부 브랜드와 처음으로 독립 브랜드를 만든 사례입니다.
협업 발표 당일 나이키 주가가 6.2% 상승한 것은 시장이 이를 단순한 컬래버레이션이 아닌 사업 전환으로 읽었다는 신호입니다.

리사가 이 캠페인의 얼굴로 선택된 것도 같은 논리입니다. K팝 글로벌 팬덤, 댄서로서의 퍼포먼스, 그리고 아시아 시장 확장. 킴 카다시안이 리사를 두고 “드림 퍼슨”이라고 밝혔을 때, 그것은 취향임과 동시에 전략이기도 했습니다.
결론
스킴스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이것입니다. 셀럽 브랜드의 수명은 그 셀럽의 유명세가 아니라, 신뢰를 어떻게 쌓고 이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

창업자 신뢰 → 커뮤니티 형성 → 패션 브랜드로서의 입지 확립 → 스포츠 정통성으로 이어진 스킴스의 레이어링은, 결국 킴 카다시안 개인이 아닌 브랜드 자체가 신뢰의 주체가 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스킴스는 ‘모두를 위한 브랜드’라는 철학으로 MZ세대의 공감을 얻고, 커뮤니티 팬덤을 먼저 만든 뒤 그 신뢰를 바탕으로 다음 도약을 준비했습니다.
스킴스는 펜디(럭셔리), WNBA·올림픽(스포츠)으로 단계적 정통성을 얻고 신뢰를 쌓았습니다.
스킴스의 성공 공식은 ‘신뢰의 레이어링’ — 창업자 신뢰에서 시작해 커뮤니티, 럭셔리, 스포츠로 신뢰를 이전하며 카테고리를 넘어 도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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