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항공권 가격을 검색하다가 조용히 창을 닫아본 적 있으신가요? 유류할증료에 환율이 더해지면 어느새 숫자가 부담으로 바뀌고, 마음속에 담아둔 도시의 이름이 한 자씩 흐려집니다. 고유가 흐름이 길어지면서 해외여행을 미루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 시선은 자연스럽게 국내 여행지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 흐름을 가장 먼저 포착한 여기어때의 선택이 흥미롭습니다. 숙박 할인도, 패키지 특가도 아닌 ‘전 충주맨’ 유튜버 김선태와 함께 떠나는 충주 2박 3일 여행을 내놓은 것입니다. 단순한 인플루언서 투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국내여행을 다시 정의하려는 설계가 숨어 있습니다.

1️⃣ 여기어때 버킷팩의 경험 설계 해부 — 역조공·희소성·국내여행
여기어때 버킷팩은 셀럽이 팬들과 떠나고 싶은 여행을 직접 설계하는 오리지널 패키지 시리즈입니다. 1회 노홍철의 울릉도를 시작으로 빠니보틀의 보홀, 곽튜브와 피식대학, 바로 직전 추성훈의 오사카까지 시리즈는 대부분 해외 목적지로 흘러왔습니다. 그런데 여덟 번째 편에서 여기어때는 다시 국내, 그것도 충주를 선택했습니다. 단순한 목적지 변경이 아니라, 고유가 시대라는 외부 맥락과 정확히 맞물리는 전략적 회항으로 읽힙니다.
이번 버킷팩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구조의 설계입니다. 단순한 상품 기획이 아니라, 여러 층위의 장치가 얽혀 있는 경험 메커니즘에 가깝습니다. 먼저 희소성입니다. 당첨자는 단 6명, 이 여행은 처음부터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선택받아야 갈 수 있는 경험’으로 설정됩니다. 지원 이유를 직접 작성해야 응모가 완성되는 구조는 참여의 진지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당첨자 선발 과정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냅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많이 팔기’에 집중할 때, 여기어때는 ‘깊이 닿기’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그 정점에 ‘역조공’이라는 반전 장치가 있습니다. 팬이 셀럽에게 선물을 건네는 일반적인 관계를 뒤집어, 김선태가 팬들에게 여행 지원금 10만원을 직접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한 것이죠. 이 반전 자체가 이슈가 되어, 상품이 곧 콘텐츠로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2️⃣ 단순 셀럽이 아닌 충주 그 자체, 김선태를 선택한 이유
버킷팩의 역대 셀럽들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보입니다.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처럼 대부분 ‘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었다는 점입니다. 여행지를 매력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본업인 이들과 여행 상품의 결합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김선태는 결이 다릅니다. 그는 여행 유튜버가 아닌 충주시 공무원 출신으로, ‘충TV’를 통해 한 도시를 전국적으로 알린 인물이며, 그 결과 충주 자체의 브랜드가 된 희귀한 케이스입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여행지를 ‘소개’할 때, 여기어때는 셀럽과 여행지가 이미 하나로 묶여 있는 인물을 선택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이냐’가 아니라 ‘그 사람이 그 장소와 얼마나 깊이 결합되어 있느냐’입니다. 이번 버킷팩의 콘셉트인 ‘왕과 사는 남녀’는 과거 ‘충주의 왕’이라 불렸던 김선태의 서사를 여행 상품의 세계관으로 직접 옮긴 결과물로 보입니다. 셀럽이 여행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셀럽의 이야기가 곧 여행지의 이야기가 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3️⃣ 인플루언서·플랫폼·지역의 협업, 지역 홍보의 새 공식
이번 협업을 들여다보면 세 주체가 각자 다른 목적으로 만났지만, 그 교차점에서 하나의 강력한 지역 홍보가 완성되는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어때는 국내여행을 경험 상품으로 재정의할 콘텐츠가 필요했고, 김선태는 충주와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며 팬과의 관계를 더 단단히 할 기회를 얻었으며, 충주는 ‘온라인에서만 핫한 도시’를 넘어 ‘실제로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서의 서사를 손에 쥐었습니다. 세 주체의 이해관계가 충주라는 한 장소 위에서 정확히 교차한 셈입니다.
이 구조가 갖는 시사점은 국내 여행업계 전반으로 확장됩니다. 지역 홍보는 그동안 지자체 예산으로 집행되는 캠페인이나 관광부서의 광고 영역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례는 플랫폼과 지역의 대표 인플루언서가 결합했을 때, 지역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그 콘텐츠가 여행 수요로 전환될 수 있음을 입증합니다.
고유가가 만들어낸 위기는 여기어때에게 오히려 기회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여행이 멀어지는 그 자리에 국내여행의 새로운 가능성을 채워 넣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경험하느냐라는 것, 여기어때의 충주 버킷팩은 그 질문에 조용하지만 선명하게 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답은 여기어때 한 브랜드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국내 여행 시장에는 충주 같은 도시가 여전히 많습니다.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인플루언서가 있고, 깊이 있는 지역 자산이 있으며, 다만 이를 하나의 경험으로 엮어줄 설계자가 부족할 뿐입니다. 이번 버킷팩은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답안에 가깝습니다. 플랫폼이 단순한 예약 창구가 아닌 경험의 큐레이터로 기능할 때, 지역은 단순한 목적지가 아닌 콘텐츠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제 여행지의 가치는 거리가 아니라 서사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서사를 누가,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앞으로 국내 여행업계의 진짜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요?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여기어때 버킷팩은 희소성과 역조공이라는 반전 장치를 결합해, 국내여행을 단순 할인이 아닌 ‘경험 큐레이션 상품’으로 재정의했습니다.
김선태는 단순한 인플루언서가 아닌 충주 그 자체로, 셀럽의 서사가 여행지의 서사가 되는 새로운 협업 모델을 보여줍니다.
인플루언서·플랫폼·지역이 각자의 목적으로 만났을 때, 거대한 예산 없이도 가장 강력한 지역 홍보가 완성될 수 있다는 새로운 공식을 입증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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