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SHIRO), 아는 사람은 아는 브랜딩 포인트 4가지

자연주의 향 브랜드인 시로는 투명한 철학과 원료 공개로 신뢰를 쌓고, 그 진정성이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매료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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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출처 = 시로 공식 홈페이지

2025년 4월, 서울 성수에 새롭게 문을 연 시로(SHIRO)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이틀 만에 방문객 2,500명에 매출 1억 원을 돌파하고, 한국 한정판 ‘은방울꽃 오 드 퍼퓸’은 이틀 만에 품절됐습니다.

시로 은방울꽃 오드 퍼퓸
한국 한정 향인 ‘은방울꽃’ / 출처 = 시로 공식 홈페이지

이름 높은 럭셔리 브랜드에만 익숙한 눈으로 보면, 담백한 이름만큼이나 심플한 용기에 화려한 런칭 이벤트도 없는데 사람이 바글바글한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지도요. 하지만 시로의 이 반응은 결코 갑작스럽지 않습니다.

시로는 몇 년에 걸쳐 조용히 ‘일본 여행 가면 사와야 할 브랜드’ 목록에 오르는 입소문 브랜드였거든요. 일본 백화점에서 우연히 향을 맡고 반했다는 경험담과 그 추천을 보고 사왔다는 후기가 SNS에 쌓이고 쌓여, 성수 오픈을 계기로 한꺼번에 폭발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담백하고 조용한 브랜드는 어떻게 팬덤을 만들었을까요?

1️⃣ 가치가 행동으로, 투명한 진정성

시로는 ‘우리가 매일 쓰고 싶은 것을 만든다’는 철학을 가진 자연주의 브랜드입니다.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브랜드들은 많지만, 시로의 경우에는 그것이 거리낄 것 없이 공개할 수 있는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시로의 공정 공개
유리벽을 통해 제품 공정을 공개한 홋카이도의 ‘모두의 공장’ / 출처 = 시로 공식 홈페이지

재료의 원산지를 공개하고, 폐기물 처리와 자원 순환까지 신경씁니다. ‘자연주의’를 제품 개발이나 재료 선정뿐만 아니라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와 생산 이후까지도 이어간다는 점에서, 신념과 철학이 만들어낸 견고한 브랜딩을 볼 수 있습니다. 화려한 광고로 이미지를 만드는 대신, 고객이 직접 와서 경험하고 공유하게 만드는 방식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투명함이 시로의 가장 큰 브랜드 자산입니다.

2️⃣ 향기에서 라이프스타일로, 브랜드 컨셉의 철저한 일체화

시로의 패키징은 깔끔하고 담백합니다. 향수라기보다 생활용품에 가까운 느낌이죠. 실제로도 제품군은 미스트, 바디워시에서 기초 메이크업 제품, 섬유유연제까지 넓은 카테고리를 아우릅니다. 시로가 지향하는 이미지는 ‘향수를 뿌리는 사람’이 아니라 ‘향기 나는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시로
출처 = 시로 공식 홈페이지

시로의 향은 종종 지속력이 약하다는 평을 듣는데, 반대로 이것이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다’, ‘일상에 잔잔하게 배어있는 느낌’이라는 호평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지속력이 약하다는 것은 분명한 단점이지만 애초에 은은하고 정갈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컨셉에 벗어나지 않습니다. 제품의 단점조차 브랜드 철학에 어우러질 정도로 제품과 철학이 일체화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 이것이 시로가 제안하는 향기의 방식입니다.

3️⃣ 체험에서 단골로, 오프라인 공간 전략

브랜딩 철학을 구현하는 오프라인 공간의 전략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향기라는 특성상 체험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시로는 오프라인에서 흥미로운 시도를 하곤 합니다.

코로나 시기, 일본에서는 무인 매장 ‘시로 셀프(SHIRO SELF)’를 열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접객을 부담스러워하고 혼자 천천히 고르는 것을 즐기는 Z세대에게 특히 큰 환영을 받았는데요. 무인 매장이라고 해서 고객 관리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QR을 찍으면 채팅 형식으로 자세한 제품 설명을 살펴볼 수 있고, 이어폰이 비치되어 있어 설명을 음성으로도 들을 수 있습니다.

또 성수 플래그십의 ‘허브 블렌더 랩’에서는 직접 향을 조합해 나만의 미스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향만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허브를 넣는데요. 덕분에 특유의 자연주의가 더욱 강조되고, 사진을 찍고 올려서 자랑하게 되는 고객 참여형 마케팅 포인트, 미스트의 색깔과 향이 더욱 진해지는 기다림의 시간조차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어 팬덤을 형성하는 것 모두 노련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홋카이도 스나가와 시의 ‘모두의 공장’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공장(연구소)을 겸한 복합 문화시설인데요. 유리 구조 덕에 내부 공정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고, 라운지와 카페, 키즈 스페이스까지 갖추어 지역 관광과도 연계됩니다. 배수 시설에 정화조를 설치하는 등 지역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가꾸는 행보는 브랜드의 투명함을 공간 너머로 확장합니다.

4️⃣ 알음알음에서 확장으로, 풀퍼널 설계

시로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버즈와 오프라인 경험이 맞물리는 구조 덕분입니다. 한국 진출의 경우, SNS와 향수 커뮤니티에서 자연스럽게 쌓인 인지가 탐색을 만들고, 성수 플래그십이 그 경험을 완성하는 성지가 되었습니다. 광고비보다 잘 고른 입지와 커뮤니티의 자발적 호응이 더 큰 도달을 만들어낸 사례입니다.

시로 오프라인 매장
출처 = 시로 공식 홈페이지

시로는 조금씩 매장을 확장해 나가는 한편, 한국 한정향인 ‘은방울꽃’에 이어 신안 소금을 활용한 제품 계획도 밝혔습니다. 지역 원료를 브랜드 이야기로 흡수하는 이 방식은 앞서 살펴본 모든 전략과 같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거대한 자본과 화려한 광고 대신, 담백하고 차분하게 투명함을 쌓는 일. 언뜻 지루하고 더디게 보일 수 있지만, 그렇게 쌓인 신뢰는 결국 어떤 캠페인으로도 흔들기 어려운 자산이 됩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자연주의 향 브랜드인 시로는 투명한 철학과 원료 공개로 신뢰를 쌓고, 그 진정성이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매료시켰습니다.
✔️ 시로의 매력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무드가 패키지부터 제품의 공정, 매장에서의 체험까지 브랜드의 결이 완벽하게 일체화되어 있는 데에서 옵니다.
✔️ SNS 입소문으로 쌓인 화제성을 오프라인 공간에 집결시키는 온,오프라인 풀 퍼널의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EDITOR
원더제비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반짝이는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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