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RESEARCH LAB

이번 주 SNS 난리난 3가지 바이럴 포인트 : 와일드 씽 트라이앵글, 김연아, 살목지

이번 주 SNS를 흔든 세 기획이 각자의 업계 공식을 뒤집은 방식과, 바이럴이 터진 포인트, 실무자가 응용할 수 있는 원리 4가지를 정리했습니다.

0

이번 주 SNS에 계속 계속 뜬 세 가지 콘텐츠가 있습니다. 영화 ‘와일드 씽’의 배우 세 명이 아이돌 혼성그룹 ‘트라이앵글’로 데뷔하고, 피겨 여왕이 발레리나가 되고, 공포 영화 한 편이 실제 저수지로 관객들을 몰고 갔습니다. 업종도 포맷도 전부 다른데, 세 기획 모두 각자의 업계 공식을 뒤집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예상을 벗어난 지점에서, 바이럴은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세 사례를 통해 어떻게 바이럴이 터지고 응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와일드 씽 — 영화가 아이돌 문법을 통째로 빌려왔다

SNS 타임라인에 이런 게시물이 뜹니다. “강동원·엄태구·박지현, 90년대 혼성그룹 ‘트라이앵글’ 특별 컴백 싱글 ‘Love is’ 티저 공개.” 대부분의 반응은 비슷해요. “뭐? 강동원이 아이돌을?” 클릭해 들어가고, 그제서야 이게 영화 ‘와일드 씽’ 프로모션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6월 3일 개봉 예정인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다가 해체된 3인조 혼성그룹 ‘트라이앵글’의 재기를 그린 코미디예요. 강동원(리더 황현후), 엄태구(래퍼 구상구), 박지현(센터 변도미), 그리고 이 외에도 트라이앵글에 밀려 만년 2위를 차지한 비운의 발라더 오정세가 출연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평범한 코미디 영화 개봉 소식인데, 4월 10일 공개된 프로모션이 화제를 만들었어요. 영화 공식 계정이 아니라, 극중 가상 그룹 ‘트라이앵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이 따로 개설됐거든요. 그리고 올라온 첫 게시물은 이거였습니다.

“TRIANGLE 특별 컴백 싱글 앨범 타이틀 ‘Love is’ 티저, 선공개 2026.04.21. 앨범 발매 2026.06.03.”

— 출처를 입력하세요

ced1313d3d1a5f8d5e27e38d875d48557cc8b816

완벽하게 아이돌 앨범 컴백 문법입니다. 티저 선공개일, 앨범 발매일(실제로는 영화 개봉일), 컨셉 포토, 댄스 브레이크 영상까지. 배우들은 브릿지 헤어, 빨간 두건, 고프코어룩으로 스타일링을 맞췄고요. 그런데 진짜 포인트는 따로 있어요. 이 프로모션에는 ‘영화’ 이야기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영화 제목보다 그룹 이름이, 개봉일보다 앨범 발매일이 먼저 노출되는 구조예요.

이게 먹힌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REASON 01

프로모션 순서를 뒤집었다

보통 영화 마케팅은 ‘영화 알리기 → 프로모션’으로 간다. 와일드 씽은 반대로 ‘파격적 장면 먼저 → 관객이 역추적해서 영화 발견’의 설계. “이게 뭐지?”라는 호기심 자체가 영화에 도착하는 경로가 된다.

REASON 02

인지가 아니라 친밀감을 쌓았다

관객이 극장 앞에서 처음 만나는 영화가 아니라, 이미 한 달 넘게 지켜본 그룹의 데뷔 무대로 보게 되는 구조. 경쟁작 대비 선택 확률도, 몰입 속도도 달라진다.

스크린샷 2026 04 14 오전 12.41.54

이 설계가 얼마나 치밀한지는 영화 외부 채널에서도 드러나요. ‘트라이앵글’이 가상 그룹임에도 나무위키 문서가 ‘가수’ 분류로 따로 개설됐거든요. 멤버 프로필부터 활동 이력까지, 실제 아이돌 그룹 문서 형식 그대로 채워져 있습니다. 일반 영화 프로모션이라면 개봉 전부터 위키 문서까지 신경 쓰진 않아요. 아이돌이 데뷔할 때 소속사가 검색·위키·SNS를 동시에 세팅하는 방식, 그걸 그대로 따라간 거예요. 관객이 “이 그룹 뭐지?” 하고 검색할 접점을 미리 깔아둔 셈이죠.

POINT

영화를 알린 뒤 프로모션하는 순서를 뒤집었다. 파격적 장면으로 먼저 호기심을 만들고, 관객이 역추적해 영화를 발견하게 만드는 설계. 극장에 가기 전부터 이미 이 세계관에 익숙해진 관객은 선택 확률도, 몰입 속도도 달라진다.

2️⃣ 김연아 × 제미나이 — ‘지금의 김연아’가 아니라 ‘도전하는 김연아’

4월 6일 구글이 공개한 제미나이 캠페인 ‘Our Queen is back’은 지금까지의 김연아 광고 중 가장 이질적이에요. 브랜드가 유명인을 쓸 때 보통은 그 사람의 ‘완성된 이미지’를 빌려옵니다. 김연아 = 피겨의 전설, 이 공식을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런데 이번 캠페인은 김연아를 발레리나로 세웠습니다. 본인의 상징 ‘죽음의 무도’를 발레 안무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담았어요. 강수진 전 국립발레단장과 국립발레단이 함께했고, 연출은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이 맡았습니다.

중요한 건 이 광고가 ‘은퇴 12년차 김연아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익숙한 김연아가 아니라, 낯선 영역에서 고전하고 배우고 교정받는 김연아를 전면에 내세웠거든요. 제미나이는 그 과정에서 실무 조력자로 등장합니다.

Gemini Live 카메라 공유

발레리나들이 김연아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교정

나노 바나나 2

무대·의상 디자인 시각화

평면도 입체화

조명·제작팀과 무대 설계 회의

이게 설계가 훌륭한 이유는 제품 메시지와 인물 서사가 정확히 포개진다는 점이에요. AI는 “이미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학습하고 시도하는 과정”을 돕는 도구입니다. 그 메시지를 “이미 전설인 김연아”가 아니라 “새 장르에 도전하는 김연아”로 보여준 거죠. 완성형을 빌려오는 대신 과정형을 만든 거예요. 슬로건 ‘Create with Google Gemini’도 결과물 자랑이 아니라 창작 과정을 여는 톤이고요.

유명인 기용의 기본 문법은 “스타의 권위를 브랜드에 이식한다”예요. 이번 광고는 그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스타가 갖고 있지 않은 새로운 모습을 브랜드가 함께 만들어내는 구조. 광고가 끝난 뒤 SNS에 남는 건 “김연아 예쁘다”가 아니라 “김연아가 발레를 하네?”거든요. 후자가 훨씬 오래 회자됩니다.

그리고 이 광고가 먹힌 결정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발레’라는 선택 자체가 대중이 이미 기대하고 있던 시나리오였다는 점이에요. 김연아가 수영이나 스키점프에 도전했다면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왔을 겁니다. 발레는 달라요. 피겨와 가장 닮아있으면서도 다른 장르라서, 빙판 위 김연아를 본 대중이 “맨땅에서는 어떨까?”라고 상상해볼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거든요. 거기에 피겨에서 정점을 찍은 ‘죽음의 무도’를 재해석 소재로 가져왔죠. “과거 영광의 재소환 + 새로운 도전” 이라는 감정까지 한 번에 포개진 겁니다. “도전”이라는 명분 아래, 실은 대중이 오래 궁금해하던 시나리오를 실현해준 콘텐츠였던 셈이에요.

POINT

대중이 이미 상상해왔던 시나리오를 실현해준 광고다. ‘도전’이라는 명분 아래 피겨와 가장 가까운 발레를 선택하고, 정점의 상징 ‘죽음의 무도’를 재해석 소재로 가져왔다. 제품 메시지(AI=학습 도구)와 인물 서사(도전), 그리고 대중의 오래된 호기심이 세 겹으로 포개지는 지점에서 설득력이 발생한다.

3️⃣ 살목지 — 영화가 IP를 만드는 게 아니라, IP가 영화를 불러왔다

4월 8일 개봉한 ‘살목지’가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어요. 2021년 ‘랑종’ 이후 호러 장르 최고 성적입니다. 4일 연속 1위를 지키면서 첫 주에만 72만 명을 동원했고, 손익분기점 80만 돌파가 코앞이에요.

72만+

첫 주 누적 관객 (BEP 80만 돌파 임박)

9.4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1%

CGV 에그지수 (실관람객 만족도)

영화가 잘 되는 이유는 간단해 보이는데, 이 영화의 진짜 흥미로운 지점은 따로 있어요. 영화가 IP를 만든 게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IP에 영화가 얹혔다는 사실입니다.

살목지 IP가 만들어진 경로를 시간순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2022.01MBC ‘심야괴담회’ 시즌1 41회에서 충남 예산 살목지 실화 경험담 방영
2022.12시즌2 71회 후속편 방영
이후유튜브 ‘돌비 공포라디오’가 사연자 직접 후기 공개, 2차 바이럴 발생
연쇄 확산‘익스트림한’, ‘시선너머’, ‘윤시원’ 등 공포·무당 유튜버들이 실제 살목지 방문 영상 연달아 업로드
명소화저수지 하나가 심령 스폿으로 자리잡음
2025.05영화 크랭크인
2026.04.08영화 개봉
f399f9cc1eb1a1f797d514f8f57cdb017c354a22

개봉 후에 벌어진 일이 더 흥미로워요. 관객들이 네비게이션에 ‘살목지’를 찍기 시작한 겁니다. 실시간 목적지 검색자가 180대 넘게 찍히는 장면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영화에 화제성을 더했어요. 이 외에도 장다아 배우가 무대인사에서 ‘언니한테 혼나는’ 장면을 팬서비스로 선보이며 ‘장원영 되는 법’으로 확산되었죠. 영화 안팎에서 콘텐츠가 계속 생산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래요.

일반 영화 마케팅

영화 제작 티저·예고편 개봉 관객 유입

단방향 구조

살목지 마케팅

TV 실화 유튜브 릴레이 장소 명소화 영화 제작 관객 유입 관객의 2차 콘텐츠

순환 구조

쇼박스가 한 일은 이 생태계의 마지막 단계에 영화를 정확히 꽂아넣은 것, 그 정도입니다. 바이럴을 만든 건 마케팅팀이 아니라 생태계거든요.

POINT

쇼박스는 IP를 만든 게 아니라 알아봤다. TV 실화 → 유튜브 릴레이 → 명소화 → 영화 → 관객의 2차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 바이럴을 만든 건 마케팅팀이 아니라 생태계다.

4️⃣ 세 기획의 공통점

와일드 씽, 김연아 × 제미나이, 살목지. 세 기획이 각자의 업계에서 뒤집은 공식은 이래요.

와일드 씽

‘영화를 알린 뒤 프로모션한다’는 순서를 뒤집었다. 파격적 장면 먼저, 영화는 나중에 — 관객이 호기심으로 역추적하면서 친밀감이 쌓이는 구조.

김연아 × 제미나이

스타의 완성된 이미지를 빌려온다는 공식을 뒤집었다. 새로운 도전이라는 과정형 서사로 만들었다.

살목지

영화가 먼저 만들어지고 IP가 따라온다는 공식을 뒤집었다. IP가 먼저 있고, 영화가 그 위에 얹혔다.

세 경우 모두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업계 공식을 벗어난 자리에서 바이럴은 알아서 움직인다. 기획자가 뭘 더 한 게 아니라, 관객과 생태계가 이미 돌리고 있던 엔진에 연료만 정확히 넣었거든요.

5️⃣ 실무자는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

세 사례는 대형 IP, 대형 브랜드, 대형 자본이 투입된 기획이에요. 작은 브랜드가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지만, 관통하는 원리는 규모와 무관하게 쓸 수 있습니다.

① 업계 문법을 떠나, ‘타깃이 익숙한 문법’으로 번역하기

와일드 씽이 영화를 앨범 컴백으로 번역한 것처럼, 자기 카테고리의 기본 문법을 잠깐 버리면 새로운 접점이 보여요.

  • B2B SaaS 브랜드가 신기능을 소개할 때 → 출시 블로그 글 대신 ‘패치노트’ 포맷으로 (게임 유저 타깃이라면)
  • 뷰티 브랜드 신제품 공지 → ‘예능 방송 편성표’ 형식으로

핵심은 “우리 업계에서 이렇게 하니까 이렇게 한다”를 한 번 의심해보는 것. 타깃이 진짜로 시간을 쓰는 콘텐츠 포맷이 뭔지부터 다시 보는 거예요.

② ‘완성형’이 아니라 ‘과정형’ 콘텐츠 설계하기

김연아 × 제미나이의 핵심은 “결과 자랑” 대신 “배우는 과정”을 보여준 거였어요. 이건 규모 상관없이 가장 쓰기 쉬운 원리입니다.

  • 고객 후기 활용 → “만족도 95%” 같은 결과형 카피 대신, 고객이 처음 써보며 헤매는 순간 · 바꾸는 순간 · 익숙해지는 순간을 시리즈로
  • 브랜드 서사 → “우리는 이런 회사입니다”보다 “우리가 지금 이걸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가 훨씬 오래 회자됨

완성도보다 진행감이 바이럴을 만듭니다.

③ IP를 만들지 말고, 이미 만들어진 IP에 정확히 꽂아넣기

살목지가 준 진짜 교훈이에요. 쇼박스가 한 건 살목지라는 IP를 ‘만든 게’ 아니라 ‘알아본 것’입니다.

작은 브랜드라면 대형 IP를 새로 만들 자본이 없잖아요. 대신 이미 커뮤니티에서 형성되고 있는 마이크로 IP를 알아보고, 거기에 정확한 타이밍에 얹히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트위터에서 자발적으로 퍼지고 있는 특정 밈·해시태그·인물 캐릭터에 브랜드가 진지하지 않게 합류하는 식이죠.

중요한 건 “IP를 창조하려 하지 말고, 이미 돌고 있는 IP의 흐름을 읽는 감각”을 기르는 것입니다.

④ 관객·고객이 ‘2차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지는 훅 설계하기

살목지의 T맵 검색 밈, 장다아 무대인사 롤플레잉은 관객이 자발적으로 만든 2차 콘텐츠예요. 쇼박스가 의도한 게 아닙니다.

다만 이런 2차 콘텐츠가 가능하려면 “관객이 콘텐츠화하기 쉬운 훅”이 콘텐츠 안에 심어져 있어야 해요.

  • 실제로 갈 수 있는 장소가 있는가
  • 인용하고 싶은 대사·문구가 있는가
  • 캐스팅·제품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이 있는가

브랜드 기획 단계에서 “이걸 본 사람이 뭘로 만들어 올리고 싶어 할까?”를 한 번 시뮬레이션해보는 게 의외로 강력합니다. 고객이 브랜드 콘텐츠를 소비만 하게 두지 말고, 리믹스할 수 있는 소재를 일부러 남겨두는 거예요.

세 사례가 보여준 건 “바이럴은 규모나 예산이 아니라 설계의 각도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문법을 바꾸거나, 과정을 보여주거나, 흐름에 올라타거나, 2차 생산을 유도하거나 — 이 중 하나만 실행해도 같은 예산으로 훨씬 먼 거리까지 갈 수 있다.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와일드 씽은 영화 홍보를 아이돌 앨범 컴백 문법으로 번역했다 — 관객이 이미 익숙한 문법을 빌려오는 게 자발적 바이럴을 만든다

김연아 × 제미나이는 ‘완성된 이미지’ 대신 ‘도전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 스타 기용의 기본값을 뒤집어야 오래 회자된다

살목지는 영화가 IP를 만드는 게 아니라 IP가 영화를 불러왔다 — 쇼박스가 한 일은 이미 돌아가는 생태계에 영화를 정확히 꽂아넣은 것

EDITOR
짱수안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AD

Related

댓글 0개

댓글 작성

건전한 댓글 문화를 만들어주세요. 입력하신 정보는 댓글 관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인기글HOT

1

2026 불교박람회에서 본 브랜딩: 정반대 포지셔닝이 둘 다 먹히는 이유

2

[뉴스콕] 990원 소주가 동네 슈퍼에만 풀린 이유 (4월 2주차)

3

올해 야구의 주인공은, 컴프야! 2026 컴투스프로야구 봄 캠페인 정리

4

CJ대한통운이 채용 현장에 ‘경찰과 도둑’을 가져온 진짜 이유

5

7일 만에 3천만 뷰! 동원참치 틱톡챌린지 어떻게 설계됐을까

최신글

제일기획 AD 출신, 미장센의 귀재 스튜디오 것(GUT)이현행 감독.zip

21세기 대군부인, 첫방 전에 이미 승부가 끝나 있었다

B2B 기업이 유튜브 400만 뷰를 만든 방법 — CJ프레시웨이 브랜드필름 케이스

착한구두, 퓨서처럼 – 교감형 착한 마케팅, 득일까 실일까?

시청자의 관심을 사로잡은 tvN의 최신 드라마 마케팅 레퍼런스 (feat. 유미의 세포들3)

뉴스레터

엄선된 트렌드 인사이트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