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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구두, 퓨서처럼 – 교감형 착한 마케팅, 득일까 실일까?

착한구두가 바이럴이 된 건 구두를 선물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 행동이 설득력이 있었던 건 브랜드 창업 철학 자체가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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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감동을 불러온 착한 마케팅

면접에서 탈락한 취업 준비생에게 지원했던 회사에서 온 문자.

비록 이번에 인연이 닿지는 못했지만, “후보자님이 딛게 될 모든 길을 지지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구두를 선물하고 싶다는 브랜드의 마음이었습니다. 당사자가 X에 올린 이 사연은 순식간에 화제가 되어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언론에도 보도되었습니다.

한 명에게 보인 진심이 콘텐츠가 되어 감동으로 퍼져나간 것이죠.

2️⃣이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사실, 이런 장면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수년 전 온갖 문의에 재치 있게 답해주는 것으로 유명했던 세스코 고객센터가 있습니다.

세스코 고객센터 답변
출처 = 세스코 고객센터 (아카이브)

한 삼수생이 세스코 고객센터에 “밥만 축내는 삼수벌레도 잡아주냐”고 묻자, 담당자가 곤충의 성장 과정을 예로 들며 “남들보다 늦더라도 그 이후는 같거나 더 나을 수 있다”고 답한 것은 두고두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회자됩니다.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딱히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이미지 제고에 큰 영향을 미친 사례입니다.

(착한구두는 자사의 신발에 당당한 여성의 발걸음이라는 매력을 덧씌웠고, 세스코는 해충에 대한 전문 지식과 함께 고객의 삶을 세심하게 살펴준다는 긍정적인 서비스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이 외에도 배달앱이나 어떤 가게에서 좋은 배려와 위로를 받았던 에피소드 등이 심심치 않게 퍼졌는데, 이런 훈훈한 이야기들은 주로 커뮤니티에서 사후에 에피소드 형식으로 전파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SNS의 발달 덕분에 이런 소소하고 따뜻한 장면들이 실시간으로 수십만 명이 동시에 목격하는 공간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3️⃣태도가 마케팅이 되는 브랜드들

착한구두 홍보 이벤트 착한 마케팅
출처 = @chaakan_kr | 인스타그램

착한구두는 면접자 문자로 화제가 되기 훨씬 전부터, SNS 담당자가 X 이용자들과 소소하게 교류해 왔습니다. 친근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한편, 여성의 날에 취약계층 여성에게 구두를 기부하거나, 소상공인 홍보를 위한 SNS 이벤트를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 문자 한 통이 설득력을 가지고, 담당자 한 명이 아니라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까지 아우른 것은, 그 이전부터 쌓아온 일관된 태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퓨서 로고
출처 = 퓨서 공식 홈페이지
퓨서 산불 고객 착한 마케팅
출처 = @kimppadi_kpp | X

여성복 브랜드 퓨서도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5년 산불 당시, 산불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에게 먼저 연락하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핀 일이 X에서 화제가 되었죠.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는데, 사실 퓨서가 이렇게 고객과 가까이 접촉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퓨서 공식 X 계정
출처 = @bebravefuseo | X

퓨서의 X 계정은 제품 개발 과정을 직접 설명하고, 팔로워의 사연과 의견에 반응하며 관계를 쌓습니다. 신제품 출시 전 팔로워에게 먼저 의견을 묻고, 그 피드백이 실제 제품에 반영되는 과정을 계정 안에서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죠. 이 과정에서 여성이 좋은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게 만드는 브랜드의 목표가 진심으로 다가옵니다.

퓨서 일반인 모델
다양한 체형의 모델을 X에서 직접 모집하기도. / 출처 = @bebravefuseo | X

즉, 착한구두나 퓨서의 SNS는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계정이라기보다, 브랜드의 가치관을 직접 이야기하고 소비자와 함께 에피소드를 만들어 나가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작지만 꾸준한 소통은 누적으로 쌓여 커다란 신뢰가 됩니다.

농심 케데헌 콜라보 신라면 파티 착한 마케팅
출처 = @nongshimglobal | 유튜브

1:1로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은 일정 이상의 규모가 되면 진행하기 어려워지지만, ‘교감형 마케팅’ 자체는 스케일이 달라도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일례로, 농심은 케데헌 한정판 신라면을 구하지 못해 속상해하는 해외 팬 아이의 사연을 듣고 26시간을 날아가 서프라이즈 파티를 열고 그 전 과정을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작은 사연에 진심으로 대해주는 회사의 모습을 마케팅 소재로 삼은 것이죠. 고객과의 1:1 소통이 어려운 대기업도 ‘진심’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4️⃣‘착한 브랜드’의 리스크

이렇게 고객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며 신념과 선의를 전파하는 ‘착한 마케팅’, 장점만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더블유 코리아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출처 = W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가치와 행동 사이의 거리가 멀면 신뢰는 오히려 무너집니다. 작년 W코리아의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이 대표적입니다. 유방암 인식을 제고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부적절하고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행사 구성으로 오히려 큰 비판을 받았죠. 좋은 의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소비자는 브랜드가 표방하는 가치와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을 생각보다 빠르게 알아챕니다.

퓨서 제품 모델
출처 = 퓨서 공식 홈페이지

더 구조적인 리스크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담당자의 역량에 크게 의존합니다.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교감하는 방식인 만큼 맥락을 잘못 읽은 답글 하나, 브랜드 톤과 어긋난 게시물 하나가 그대로 위기가 됩니다. 평소 쌓아온 ‘착한 이미지’가 오히려 부메랑이 되기도 합니다. 기대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실망했을 때의 반응이 더 빠르고 크게 퍼지거든요. ‘대충 흉내만 내면 되겠지’가 절대 통하지 않는, 까다로운 마케팅입니다.

5️⃣결국 착한 마케팅의 핵심은 ‘태도’다

착한구두가 바이럴이 된 건 구두를 선물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 행동이 설득력이 있었던 건 브랜드 창업 철학 자체가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진정성은 한 번의 이벤트로 증명되지 않습니다. 브랜드가 어떤 철학으로 세워졌고, 매일 어떤 태도로 소비자를 대하느냐가 결국 드러납니다.

착한구두의 기부
출처 = @chakkan_official | 인스타그램

착한 마케팅이 선순환을 만들려면 진심이 먼저고, 콘텐츠는 그 다음입니다. SNS는 그 진심을 증폭시키는 도구일 뿐. 한 명에게 보인 진심이 수십만 명에게 닿는 시대, 가장 강력한 마케팅 무기는 선행의 규모가 아니라 교감의 깊이입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세스코 고객센터 답변, 배달앱 사장님의 위로 한마디처럼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따뜻한 접촉’이 SNS의 발달로 수십만 명이 목격하는 마케팅이 됐다.
✔️ 착한구두, 퓨서처럼 브랜드 철학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소통이 누적될 때 진정성이 생기고, 그 진정성이 팬덤과 브랜드 자산으로 이어진다.
✔️ 단, 가치와 행동의 간극이 생기거나 담당자의 판단이 흔들리는 순간 ‘착한 이미지’는 오히려 부메랑이 되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EDITOR
원더제비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반짝이는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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