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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슈거, 슬라이스 소스, 저당 빵… F&B ‘빼기의 재설계’ 3가지 공식

룩트 킨디는 당을 빼고, 심플리는 액체를 빼고, 파란라벨은 '건강빵은 맛없다'는 인식을 뺐습니다. 세 브랜드가 보여주는 F&B 재설계 전략을 해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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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풍경이 펼쳐져요. ‘제로 슈거’는 기본이 된 지 오래고, 상상도 못 했던 형태의 식품들이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단순히 ‘설탕을 뺀다’는 수준이 아니에요. 성분을, 형태를, 소비자의 인식까지 통째로 다시 설계하는 브랜드들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거든요. 제로(Zero)는 이제 시작점이지, 도착점이 아닙니다. 설탕 하나를 빼면서 제품 전체가 달라진 세 가지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1️⃣ 성분을 재설계하다 — 룩트 킨디

아이에게 유산균 음료를 먹이고 싶은데 당류가 걸리는 부모는 많습니다. 시중 어린이 음료들의 당 함량이 높아 부모들의 고민이 깊었거든요. 프리미엄 아기 간식 브랜드 ‘룩트 킨디’는 여기서 출발했어요. 설탕 대신 자일리톨을 써서 당류 0g을 구현하면서도, 새콤달콤한 요구르트 맛은 유지한 유산균 음료를 만들었습니다.

당류

0g

출시 1년 누적 판매

100만 개

단순히 설탕을 뺀 게 아닙니다. 국내외 특허 8종을 보유한 EF-2001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적용하고, 칼슘 70mg을 함유시키면서 제품의 존재 이유 자체를 바꿨어요. “당이 없는 유산균 음료”가 아니라 “성분 좋은 아기 간식”이라는 새 카테고리를 만든 거죠. 실제 구매 리뷰에서도 ‘두 돌 아기 간식 추천’, ‘어린이집 간식’이라는 키워드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실온 보관이 가능한 멸균 팩에 빨대가 포함된 패키지로 외출 시 편의성까지 잡았어요.

‘제로 슈거’ 트렌드가 성인 다이어트 음료를 넘어, 가장 보수적이고 깐깐한 타겟인 영유아 시장까지 침투했다는 증거예요. 부모들은 아이 입에 들어가는 것만큼은 성분을 현미경처럼 따지거든요. 여기서 성공했다는 건, 대체당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는 뜻이에요.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이 쿠팡 키즈음료 베스트어워즈까지 수상한 이 사례는, 이제 ‘제로’가 선택적 스펙이 아니라 프리미엄 포지셔닝의 필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POINT

빼기의 공식 ① — 설탕을 빼되, 기능성을 더한다. ‘마이너스(-) 성분 + 플러스(+) 기능’의 조합이 새 카테고리를 만든다.

2️⃣ 형태를 재설계하다 — 심플리

소스는 원래 액체입니다. 그게 상식이었어요. 하지만 액상 소스에는 은근한 페인포인트가 있었죠. 양 조절이 어렵고, 보관 시 부피를 많이 차지하고, 짜낼 때 손에 묻고. 슬라이스 푸드 전문기업 심플리는 이 불편함에 주목했습니다. 고추장을 고체 슬라이스로 만든 ‘세계 최초 슬라이스 고추장’에 이어, 이번에 떡볶이·짜장·매콤볶음·간장불고기 4종의 슬라이스 소스를 추가 출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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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 소스 vs 슬라이스 소스
기존 액상 소스

양 조절

감으로 짜야 함

보관

부피 차지, 냉장 필요

조리

손에 묻고 뚜껑 지저분

슬라이스 소스

양 조절

한 장 = 1인분

보관

슬라이스 치즈처럼 납작 보관

조리

올려놓고 가열하면 끝

핵심은 편의성만이 아닙니다. 저온가열 방식으로 원재료의 풍미를 살리면서, 설탕 대신 알룰로스를 사용해 당류 부담도 낮췄어요. 100% 국산 고춧가루·고추장, 제주산 당근·대파 분말까지 원재료의 국산화에도 집중했습니다. 액체라는 형태를 빼자, 무게·부피·조리 시간이 동시에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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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심플리

이 사례는 F&B에서도 UX(사용자 경험) 혁신이 유효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성분 혁신은 기본으로 깔고 가되, 소비자가 제품을 보관하고, 뜯고, 요리하는 모든 과정에서의 물리적 불편함을 ‘형태의 전환’으로 해결한 거예요. 마케팅 메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소스”라는 뻔한 메시지보다 “한 장으로 끝내는 요리”라는 직관적이고 시각적인 메시지가 훨씬 강력한 바이럴 포인트가 됩니다. 심플리는 이 제형을 K-소스의 글로벌 진출 포맷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어요. 슬라이스 한 장이면 해외에서도 떡볶이 맛을 낼 수 있다는 거죠.

POINT

빼기의 공식 ② — 불편한 형태를 빼면, 새로운 카테고리가 된다. 성분 혁신은 기본값, 형태 혁신이 차별화 포인트.

3️⃣ 인식을 재설계하다 — 파리바게뜨 파란라벨

“건강빵은 맛없다.” 수년간 소비자 머릿속에 박혀 있던 공식이에요. 파리바게뜨는 2025년 2월 프리미엄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을 론칭하면서 이 인식에 정면으로 도전했습니다.

론칭 11개월 누적 판매

2,026만 개

2026년 4월 신제품

7종 추가

저당·고단백·통곡물이라는 키워드를 달면서도 “쫄깃하고 촉촉하다”는 후기가 나오는 건, 차세대 발효 기술로 건강빵의 거친 식감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에요. 가장 많이 팔린 ‘크랜베리 호밀 깜빠뉴’는 통곡물 호밀빵에 크랜베리와 해바라기씨, 아마씨를 더해 원료의 풍미를 살렸습니다. ‘건강빵은 맛없다’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건강빵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4월에는 저당 카카오케이크, 저당 닭가슴살 샌드위치, 흑보리 깜빠뉴, 저당 요거트 쉐이크까지 라인업을 확장했습니다. 빵에서 시작해 케이크, 샌드위치, 음료로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어요. 룩트 킨디와 심플리가 각자의 영역에서 ‘빼기’의 가능성을 증명했다면, 파란라벨은 그 흐름이 F&B 시장 전체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빼기’가 실험에서 산업의 기본값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이에요.

POINT

빼기의 공식 ③ — 고정관념을 빼면, 시장이 열린다. ‘빼기’가 실험 단계를 넘어 산업의 기본값이 되고 있다.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제로슈거의 다음 단계는 ‘빼기’ 자체가 아니라, 빼면서 제품을 통째로 다시 설계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제로(Zero)는 기본값으로 두고, 그 위에 얹어진 ‘압도적 편의성’이나 ‘확실한 기능성’을 구매 기준으로 삼고 있다.

F&B 마케터가 주목할 건 “무엇을 뺄 것인가”가 아니라, “빼고 나서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다.

EDITOR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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