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vs지그재그 싸움이 무료 광고판 된 상황.reply

무신사 지그재그 디스전, 무신사 도발에 지그재그가 '무쉰사' 쿠폰으로 받아치자 당근·카카오페이까지 댓글로 참전했다. 댓글창이 브랜드 무대가 된 구조를 해부한다.

0

여름 세일 시즌이 되면 패션 플랫폼들은 으레 할인율로 경쟁하죠. 그런데 이번 무신사 지그재그 대결은 좀 달랐어요. 두 회사가 인스타그램에서 대놓고 서로를 저격하며 ‘디스전’을 벌였거든요. 좋아요 수천 개에 댓글 수백 개가 달리며 구경꾼이 잔뜩 몰렸고요. 그런데 정작 이 싸움에서 가장 많이 웃은 건 무신사도 지그재그도 아니었습니다. 싸움을 구경하러 모인 자리에 슬쩍 끼어든 당근, 카카오페이 같은 엉뚱한 브랜드들이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 무신사가 먼저 던졌다

시작은 무신사였어요. 무신사 공식 인스타그램에 카드 한 장이 올라옵니다. “지그재그? 그건 돌아가는 사람들 얘기고”라는 문구 아래 “무신사는 똑바로 직진한다”는 말풍선이 붙었죠. 지그재그라는 이름 자체가 ‘지그재그로 돌아간다’는 뜻이니, 경쟁사 이름을 그대로 비틀어 놀린 겁니다. 이미지도 셌어요. 정장 차림 모델이 무신사 쇼핑백을 들고 차에서 내리는데, 발밑엔 찢긴 지그재그 ‘Z’ 현수막이 잔뜩 깔려 있었거든요. 캡션은 딱 한 줄, “@zigzag_korea 나와.”였습니다.

경쟁사를 콕 집어 “나와”라고 부르는 건, 브랜드 공식 계정이 좀처럼 하지 않는 직접 도발이에요. 사실 불씨는 그 전부터 있었습니다. 무신사 지그재그 두 회사는 여름 세일을 나란히 벌이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지그재그가 무신사 매장 바로 옆 건물에 “쇼핑은 직잭으로, 배송은 직진으로”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었거든요. 무신사 행사에 모인 사람들을 가로채려는 이른바 ‘매복 마케팅’이었죠. 옥외광고물 규정 위반 논란까지 붙었고요. 무신사가 던진 저 카드 한 장은, 그 현수막에 대한 뒤늦은 응수이기도 했던 셈입니다.

2. 지그재그는 받아치는 대신 ‘전환’했다

여기서 지그재그의 대응이 영리했어요. 더 센 말로 맞불을 놓는 대신, 도발을 곧장 ‘돈’으로 바꿔 버렸거든요.

725083877 1030078032864972 8724279150807085364 n down
출처 : zigzag_korea 인스타그램

지그재그는 새 쿠폰을 하나 풀면서 코드 이름을 ‘무쉰사’라고 붙였습니다. 무신사를 살짝 비튼 이름이죠. 그러고는 이렇게 적었어요. “공짜 광고 감사합니다. 덕분에 팀장님 설득해서 중복 추가 쿠폰 10% 갖고 왔습니다. 선착순이니까 얼른 다들 지그재그 앱으로 등록하러.” 도발당한 걸 화제로만 흘려보내지 않고, ‘쿠폰 등록 = 앱 유입’이라는 구매 동선으로 연결한 겁니다. 받아치기의 목적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사게 만드는 것’이었던 거죠.

댓글창 신경전도 쏠쏠했습니다. 무신사가 자기 게시물에 “?쿠폰 없다는데”라고 달았다가 곧바로 “아 딴데였네 ㅈㅅ”라며 능청스럽게 셀프 답글을 달면, 지그재그는 “무신사 말고 무쉰사라고 써야지요”라고 되받아쳤어요. 한 번 주고받고 끝낼 일을 며칠짜리 연재물처럼 늘리면서, 노출을 매일 새로 만들어 낸 거죠.

726358153 1030106242862151 7383044347741856277 n
출처 : zigzag_korea 인스타그램

압권은 따로 있었습니다. 지그재그가 아예 자사 앱 첫 화면 배너를 “숙녀들은 다 지그재그랑 해”로 바꿔 버린 거예요. 무신사의 유명한 슬로건 “다 무신사랑 해”를 대놓고 패러디한 문구였죠. SNS에서 주고받던 농담을 자사 세일 배너라는 ‘진짜 자산’에 박아 넣으면서, 화제성과 매출을 한 줄로 꿰어 버린 셈입니다.

물론 무신사도 가만있지 않았어요. 지그재그의 ‘무쉰사’ 쿠폰(중복 10%)에, 무신사는 할인율을 20%로 더 키운 ‘지긁재긁’ 쿠폰으로 맞불을 놨거든요. 이번엔 ‘지그재그’를 ‘지긁재긁’으로 비튼 이름이었죠.

724673397 18595196047009333 6419061478122603994 n side
출처 : @musinsa.official 인스타그램

쿠폰이 주거니 받거니 오가는 동안 정작 이득을 본 건 구경하던 소비자였어요. 싸움 구경은 공짜로 재미있고, 양쪽이 푼 쿠폰 덕에 옷은 더 싸게 살 수 있었으니까요.

소동은 결국 지그재그의 사과로 일단락됐습니다. 그런데 그 사과문마저 유쾌했어요. ‘무신사’를 ‘무쉰사’로 바꿔 쓰는 농담을 사과문 안에서도 끝까지 놓지 않았거든요. 사과조차 ‘놀이’의 톤으로 마무리한 셈이죠.

726838425 18539667400073921 5352260647577031433 n side
출처 : zigzag_korea 인스타그램
무신사

도발로 판을 깔다

  • 경쟁사를 지목한 저격 카드(“@zigzag_korea 나와”)
  • 찢긴 Z 현수막 이미지로 강한 인상
  • 먼저 던져 화제와 주목을 선점
지그재그

전환으로 매출까지

  • ‘무쉰사’ 쿠폰으로 도발을 앱 유입으로 전환
  • 댓글 신경전으로 노출을 며칠간 연장
  • 앱 배너 패러디로 화제를 세일에 직결

같은 싸움이었지만 두 회사가 챙긴 건 조금 달랐어요. 무신사는 먼저 던져 판을 깔고 주목을 가져갔고, 지그재그는 그 주목을 쿠폰과 배너로 받아 매출 동선까지 만들었습니다.

3. 싸움 구경하러 모인 자리에 숟가락을 얹은 브랜드들

진짜 재미있는 장면은 그다음이었어요. 두 회사 싸움을 구경하러 사람들이 몰리자, 패션과 별 상관 없는 브랜드들이 댓글창에 슬쩍 끼어들기 시작한 거죠.

당근은 “다들 싸우시고 사이즈 안 맞으면 당근하세요 🥕”라고 적었어요. 카카오페이는 “자자 싸우지 마시고, 사이좋게 결제는 카카오페이로”라고 했고요. 스파오는 “무진장도 직잭팟도 스파오와 함께”라며 양쪽 세일에 다 발을 걸쳤고, 번개장터는 “안 입는 옷은 저희 주세요”라고 끼어들었죠. 인형 브랜드 커들앤카인드는 “애착인형부터 안고 진정합시다 🧸”라며 거들었습니다.

끼어든 건 이들만이 아니었어요. 어느새 두 회사 댓글창은 아예 ‘무료 광고판’으로 변해 있었거든요. 세터·미쏘·프리메라·퓌 같은 패션·뷰티 브랜드는 물론, 펩시·킷캣·CJ온스타일처럼 패션과 거리가 먼 브랜드까지 줄줄이 댓글을 달았어요. 한일선풍기 같은 생뚱맞은 등장에, “고소할 일 있으면 부르세요”라며 슬쩍 발을 들이민 변호사 계정까지 있었죠. 패션 두 곳의 싸움판이, 업종 불문 브랜드들의 놀이판 겸 홍보판으로 부풀어 오른 겁니다.

재밌는 건 좋아요 수예요. 싸움 당사자인 무신사·지그재그 댓글보다, 끼어든 카카오페이 댓글이 더 많은 공감(1,400개 이상)을 받기도 했거든요. 무대를 깐 건 두 회사인데 박수는 구경 온 쪽이 가져간 장면이죠.

이 브랜드들이 한 일을 뜯어보면 공통점이 보여요. 누구도 무신사 편, 지그재그 편을 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싸움 내용엔 조금도 끼어들지 않고, 그 자리에 어울리는 자기 서비스 한 줄씩만 얹었거든요. 도발 대 도발이 아니라, 이미 달궈진 맥락 위에 자기 캐릭터를 슬쩍 올린 거죠. 그 덕에 싸운 두 회사가 모아 준 트래픽 위에서 노출을 공짜로 주워 갔고요.

4. 무신사 지그재그 디스전이 우리 브랜드에 남기는 것

이런 이슈가 생기면 이제 두근두근해하며 댓글창을 여는 게 다음 순서가 됐습니다. 기존에는 댓글창이 게시물에 대한 반응을 하는 공간이라면, 이렇게 한번에 사람들이 몰리는 상황에는 항상 댓글이 무료 광고판 기능을 하게 되는데요. 이번엔 어떤 브랜드들이 또 위트있는 한 줄을 적을까 기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도발이든 응수든 참전이든, 입을 연 모든 브랜드에게 노출이 돌아가는 구조이죠. 개인적으로는 벨리곰이 듀오링고를 소환하는 댓글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다른 싸움을 예고하는 모습이었죠.

그러니 저는 이 싸움에서 “무신사가 이겼나 지그재그가 이겼나” 자체보다는 누가 이 무대에 더 재치 있게 섰느냐를 핵심으로 짚고 싶습니다.

이 무대에 오르는 데 필요한 건 뭘까요? 당근은 끝까지 당근답게, 카카오페이는 결제 이야기로, 누구도 자기 정체성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않았거든요. 결국 통한 건 세 가지였습니다. 자기 캐릭터에서 나오는 일관된 한 줄, 판이 식기 전에 올라타는 순발력, 그리고 싸움 주제가 아니라 ‘그 자리’에 어울리는 맥락 감각이요. 이건 예산이 작은 브랜드도 이미 가진 자원, 그러니까 자기만의 말투와 캐릭터만으로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들이죠.

그리고 한 가지 더. 이런 ‘무료 광고판’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요. 얼마 전 ‘충주맨’ 김선태가 공무원을 그만두고 유튜브로 독립했을 때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졌거든요. 구독자 100만 감사 영상 댓글창에 대기업과 공공기관, 지자체가 줄줄이 홍보 문구를 달면서 그곳이 순식간에 무료 광고판이 됐죠. (참고 : 이틀 만에 80만 모은 김선태 유튜브, 광고주가 댓글창에 줄을 선 이유)

무신사·지그재그 싸움도, 충주맨 댓글창도 공통점은 하나예요. 판은 예고 없이, 엉뚱한 곳에서 갑자기 열린다는 겁니다. 그래서 평소에 더 중요한 건 ‘지금 어디서 판이 열리고 있는지’를 빠르게 알아채는 감지력이에요. 화제의 길목을 평소에 지켜보다가, 판이 열리는 순간 자기 캐릭터에 맞는 한 줄을 들고 남보다 먼저 뛰어드는 것. 그 순발력이 이 무대에서 가장 크게 작동하는 자산이고요.

다만 조심할 선도 분명해요. 캐릭터도 맥락도 없이 화제라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올라타면, 그 순간 ‘무임승차’로 보이거든요. 내 브랜드의 말투가 분명할 때, 그리고 그 자리에 어울리는 한 줄이 손에 있을 때만 통하는 전략입니다.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도발 한 장의 진짜 결과물은 ‘승패’가 아니라 ‘댓글창이라는 공용 무대’입니다. 싸움을 구경하러 모인 사람들 앞에 누가 더 재치 있게 서느냐의 게임이에요.

받아치기의 핵심은 더 센 반격이 아니라 ‘전환’입니다. 지그재그는 도발을 ‘무쉰사’ 쿠폰·앱 배너로 바꿔 화제성을 곧장 구매로 연결했어요.

이 무대에 올라탄 비결은 큰 예산이 아니라 캐릭터 일관성과 순발력입니다. 게다가 이런 ‘무료 광고판’은 충주맨 김선태 댓글창처럼 예고 없이 또 열려요. 그래서 ‘지금 어디서 판이 열리는지’를 먼저 알아채는 감지력이 진짜 무기입니다.

0

댓글 0개

댓글 작성

건전한 댓글 문화를 만들어주세요. 입력하신 정보는 댓글 관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EDITOR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수안 에디터의 다른 글

인기글HOT

1

매번 다시 설명하는 마케터 vs ‘스킬’로 굳혀둔 마케터

2

마케터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제미나이 노트북 2026 업데이트 소식

3

AI로 더 스마트하게 경쟁사 광고 참고하기

4

너도나도 GEO 최적화! 진짜 잘 된 사이트 있어?

5

이번 주 AI 업데이트 소식 :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스파크

최신글

소마코 마케팅 트렌드 리포트 (2026년 8월)

이미지 AI 생길때마다 갈아타시나요? 안 갈아타고도 잘 쓰는 방법

이번 주 AI 업데이트 소식 :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스파크

클로드 업데이트 소식 : Opus 5, 가격은 더 싸고 성능은 비슷

AI가 만든 100달러 뮤직비디오 결과: Claude Fable5 vs GPT 5.6 Sol

뉴스레터

엄선된 트렌드 인사이트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소소레터 구독하고 다운로드

매주 수요일, 마케팅 인사이트를 메일함으로 보내드립니다.

이메일을 입력하면 구독 여부를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