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분석을 AI에 맡길 때, 우리 대부분은 프롬프트부터 정교하게 짭니다. “너는 시장 분석 전문가야, 먼저 이 축으로 나누고, 다음엔 이렇게 정리하고, 출력은 표로…” 역할을 부여하고 단계를 지시하고 형식까지 지정하죠. 그런데 요즘 경쟁사 분석을 잘 뽑아내는 사람들은 정반대예요. 경쟁사 자료를 통째로 던지고 ‘무엇을 볼지’ 한 줄만 스코프해 넘깁니다. 이 글은 AI 경쟁사 분석을 실제로 어떻게 위임하는지, 오늘 자기 경쟁사로 그대로 따라 할 수 있게 네 단계로 풀어봤어요.
1. 한 줄 프롬프트가 뒤집은 통념
이 얘기의 출발점은 해외 마케팅 AI 매체인 마케팅 AI 인스티튜트(Marketing AI Institute)가 지난 7월 중순 내놓은 글이에요. (원문보기) 마이크 카풋(Mike Kaput)이 자사 팟캐스트 ‘디 AI 쇼(The Artificial Intelligence Show)’ 225회에서 나온 데모 하나를 소개했는데요. 스마터엑스(SmarterX) 창업자인 폴 로처(Paul Roetzer)가 경쟁사 한 곳을 놓고, 강점·약점·위협·기회를 우리 사업과 비교해 정리하고 차별화 전략까지 제안해 달라는 요청을 프론티어 모델 두 개에 똑같이 넣어봤다고 해요. 오픈AI의 GPT-5.6 솔(Sol)과 앤트로픽의 페이블 5(Fable 5)였고요.
눈길이 갔던 건 그 프롬프트가 역할 부여도, 단계 지시도 없는 딱 한 문장이었다는 점이에요. 원문을 한 줄만 옮기면 이렇습니다.
[경쟁사]에 대해 경쟁 분석을 실행하라. 우리 사업과 비교해 강점·약점·위협·기회를 고려하고, 그들의 약점과 우리 강점을 엮어 시장에서 차별화할 전략을 제안하라.
The Artificial Intelligence Show Ep.225 중
카풋이 정리한 취지는 이래요. 정교한 프롬프트 설계보다, 무엇을 볼지 잘 좁혀 주는 게 오늘의 모델에선 더 멀리 간다는 거죠. 로처가 이 결과물을 어떻게 취급했는지도 중요한데요.
그는 두 모델이 뱉은 걸 ‘손대지 않은 AI 출력, 팀에 공유할 빠른 초안’으로 명시했어요. 완성된 전략 문서가 아니라 검토가 필요한 1차 draft라는 얘기예요. 이 대목은 뒤에서 다시 짚을게요.
시간과 비용에 대한 얘기도 나왔는데, 이건 조심해서 옮겨야 해요. 로처는 데모에서 두 모델이 몇십 초 만에 초안을 냈고, 대행사를 운영하던 시절 기준으로 이 정도 딜리버러블이면 몇 주에 5자리수 비용이 들었을 거라고 했거든요. 다만 이건 데모 한 번에서 나온 로처 본인의 주장이지, 일반적인 절감액이나 재현이 보장된 수치는 아니에요.
로처 데모에서 나온 숫자 (주장 단계)
초안이 나오기까지: 두 모델 모두 몇십 초 수준
같은 프롬프트를 GPT-5.6 솔·페이블 5 두 모델에 실행
전통 방식이면 몇 주 · 5자리수 비용이 들었을 거라는 추정
출처: Marketing AI Institute가 소개한 The AI Show Ep.225 로처 데모 기준(2026-07-14). 수치는 데모 1회의 로처 주장 값으로, 실측·재현·일반 절감액이 아님.
사실 이 데모가 완전히 새로운 발명은 아니에요. ‘AI에 한 줄로 경쟁 SWOT을 뽑는다’는 접근은 영미권 마케팅판에서 이미 굴러가던 흐름이거든요. 경쟁 분석용 프롬프트 팩이나 전용 도구가 여럿 나와 있고, 관련 뉴스레터 코너도 돌고 있어요. 이번 데모는 그 흐름을 최신 프론티어 모델로 다시 입증해 보인 쪽에 가깝습니다. ‘화제가 터졌다’기보다, 권위 있는 매체가 이미 활발하던 논의에 힘을 실어준 정황이라고 보는 게 정확해요.
2. AI 경쟁사 분석, 그대로 따라 하는 4단계 과정
그럼 실제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우리 서비스와 겨루는 경쟁사 한 곳을 놓고, 어디에 포지셔닝 갭이 있는지 찾는다’는 상황을 잡고 네 단계로 가 볼게요. 프롬프트 예문은 소마코가 재현해 구성한 예시입니다.
1단계, 경쟁사 자산을 통째로 모은다. 경쟁사 랜딩페이지 문구, 검색·디스플레이 광고 카피, 앱스토어나 네이버 리뷰, 가격표를 파일이나 텍스트로 모으세요. 여기서 정리하고 싶은 마음을 참는 게 포인트예요. 요약하거나 ‘중요해 보이는 것만’ 추리지 말고 원본 그대로 붙입니다. AI는 그 어수선함 속에서 오히려 단서를 찾거든요. 리뷰에 반복되는 불만, 광고마다 바뀌는 소구점 같은 게 갭의 힌트가 됩니다.
2단계, 방법 말고 ‘무엇을 볼지’만 한 줄로 던진다. 여기가 핵심이에요. “먼저 이 축으로 나눈 다음, 표 형식으로…”처럼 방법을 지정하는 순간, 그건 위임이 아니라 대행이 됩니다. 내가 짠 순서 안에 AI를 가두는 거죠. 대신 목표만 주고 방법은 AI에게 맡겨요. 로처의 원 프롬프트에서 한 발 더 들어가, 우리 자산을 통째로 붙이고 스코프를 더 좁혀 주면 됩니다.
2단계 · 이렇게 넘겨보세요
“여기 [경쟁사]의 랜딩·광고 카피·리뷰·가격표를 통째로 붙였어. 정리하지 말고, 우리[자사] 대비 포지셔닝 갭·차별점만 표로 정리해 줘. 각 항목엔 근거 출처(어느 자료에서 왔는지)를 같이 표시해.”
방법을 잘 적으려 애쓰는 것과 목표만 잘 좁혀 던지는 것, 두 입력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나란히 놓으면 이래요.
과하게 설계한 프롬프트
방법을 내가 다 지정
역할 부여·단계 지시·출력 형식까지 강박적으로
요약·정제한 자료만 골라 넣음
내가 세운 분석 축 안에 AI를 가둠
내가 못 본 갭은 AI도 못 봄
통째 입력 + 스코프 한 줄
목표만 주고 맡기기
랜딩·광고·리뷰·가격표를 원본 그대로 업로드
“우리 대비 포지셔닝 갭·차별점만 표로”
어떤 축으로 볼지는 AI가 자료에서 찾음
각 항목에 근거 출처를 함께 요구
3단계, 표로 받는다. 목표를 던졌으면 포지셔닝 갭이나 SWOT을 줄글이 아니라 표 형태로 달라고 하세요. 항목·자사·경쟁사·근거 출처가 한눈에 들어오는 표여야 다음 단계인 검증이 빨라집니다. 줄글로 받으면 어디가 사실이고 어디가 AI의 해석인지 뒤엉켜서, 되짚기가 오히려 더 오래 걸려요.
예시
4단계, 작은 항목부터 검증한 뒤 전략에 반영한다. 표가 그럴듯해 보여도 전량을 통째로 믿고 기획서에 옮기지 마세요. 근거 출처가 붙은 한 칸부터 골라, 그 주장이 진짜 경쟁사 자료에 있는지 한 개씩 확인하는 겁니다. 이렇게 작은 항목에서 신뢰가 쌓이면, 나머지도 어디를 더 봐야 할지 감이 잡혀요. 앞서 지저분한 데이터를 통째로 넘기는 위임은 데이터 정리 위임 편에서 짚었는데, 이번엔 그 대상이 내부 데이터가 아니라 외부 경쟁사 자산인 셈이죠.
3. 사람이 챙겨야 할 3가지 필수 검증
AI 경쟁사 분석에서 빠른 초안이 나왔다고 그대로 전략에 옮기면, 빠른 초안이 빠른 오답이 됩니다. 로처가 데모 결과를 ‘손대지 않은 AI 출력, 빠른 초안’이라고 못 박은 것도 같은 이유예요. 그래서 첫 회만큼은 사람이 100% 되짚어야 할 세 가지가 있어요.
먼저 경쟁사 사실이에요. 가격, 기능, 출시일 같은 건 AI가 그럴듯하게 지어낼 수 있어요. 특히 리뷰나 오래된 캐시에서 끌어온 정보라면 지금 경쟁사 페이지와 다를 수 있고요. 표에 적힌 숫자와 스펙은 경쟁사 원출처로 한 번 더 대조하세요.
다음은 근거 출처예요. 2단계에서 “각 항목에 근거 출처를 표시해”라고 요구한 이유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표의 각 주장에 ‘어느 자료에서 왔는지’가 붙어 있는지 보고, 비어 있는 칸이 있으면 그건 AI의 추측일 가능성이 높으니 되물어야 해요.
마지막은 오버클레임이에요. AI는 ‘경쟁사보다 우리가 명백히 앞선다’ 같은 단정을 곧잘 씁니다. 데모 한 번의 출력을 두고 우열을 확정하는 건 위험해요. 이런 문장은 강도를 낮추고, 우리 상황에 맞는 판단인지 사람이 다시 재보는 게 맞습니다.
정리하면 이래요. 오늘 경쟁사 한 곳을 골라, 랜딩·광고 카피·리뷰·가격표를 파일로 모으세요. 정제하지 말고 통째로 넘긴 뒤 “우리 대비 포지셔닝 갭·차별점만 표로” 한 줄만 던져보고요. 대신 방금 말한 세 가지, 경쟁사 사실·근거 출처·오버클레임을 첫 회엔 사람이 직접 되짚으세요. 딱 이 두 가지만 지키면, 며칠 붙잡던 리서치의 1차 정리가 검토 몇 분으로 바뀌는 걸 그 자리에서 느낄 거예요. 물론 표를 받은 뒤의 전략 판단과 최종 검수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고요.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경쟁사 분석은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짜는 싸움이 아니에요 — 경쟁사 랜딩·광고·리뷰를 통째로 모아 ‘우리 대비 포지셔닝 갭·차별점만 표로’ 한 줄로 스코프해 넘기면 몇 분짜리 1차 초안이 나와요.
위임 4단계: 경쟁사 자산 통째로 모으기 → 방법 말고 ‘무엇을 볼지’만 한 줄로 지시 → 포지셔닝 갭·SWOT을 표로 받기 → 작은 항목부터 검증한 뒤 전략에 반영.
‘AI가 알아서 했겠지’는 금물 — 경쟁사 사실(가격·기능)·근거 출처·오버클레임, 이 검증 3종만 첫 회 사람이 100% 되짚으면 며칠짜리 리서치의 1차 정리가 검토 몇 분으로 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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