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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가 귀여운 다람쥐와 곰팅이에게 42년 캠페인을 설명하게 한 이유

유한킴벌리가 AI 다람쥐와 아기곰에게 42년 공익 캠페인을 맡겼습니다. 왜 귀여운 동물인지, 귀여움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어떻게 작동하는지 — 슬로건 변주, 연속 시청 트리거, O2O 연결까지 해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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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가 귀여운 다람쥐와 곰팅이가 42년 캠페인을 설명하게 한 이유
출처 : 유한킴벌리 유튜브

며칠 전 유튜브 알고리즘이 다람쥐 영상 하나를 띄워줬습니다. 귀여워서 계속 보게 됐는데, 댓글 반응도 저와 비슷해 보이더라고요. ‘너무 귀여워서 미소가 지어진다’, ‘광고인데 찾아본다’, ‘헤리티지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전달하다니 기획자 칭찬한다’ 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다람쥐가 숲속 맛집을 소개하고, 아기곰이 숲세권 아파트를 자랑하는 영상인데, 그게 42년짜리 공익 캠페인의 결과 보고서였던 거죠. 귀여운 것들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계산적입니다.

1️⃣ 42년 캠페인이 AI 다람쥐에게 마이크를 넘긴 이유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는 1984년 시작된 국내 최장수 공익 캠페인입니다. 지금까지 5,7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고, 국민 77%가 이 캠페인을 알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요. 인지도만 놓고 보면 이미 성공한 캠페인이에요.

그런데 잘 알려진 CSR 캠페인일수록 사람들이 그 메시지를 ‘이미 들은 것’으로 처리한다는 문제가 있거든요. “나무 심는 회사” 정도로 인식은 돼 있는데, 새로 공개되는 광고를 찾아서 볼 이유가 없는 거죠. 의무감 없이 클릭하게 만드는 게 진짜 과제였던 거예요.

2025년 캠페인에서는 AI로 제작한 아기 개미 시선으로 산불 피해를 묘사해 공개 1주일 만에 20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42주년 캠페인에서는 AI 다람쥐와 아기곰이 등장해요.

포맷은 이어가되, 이번엔 메시지의 방향이 달랐습니다. 경고나 경각심이 아니라 “우리 지금 잘 살고 있어요”라는 결과 보고거든요. 산불로 위협받는 숲에서, 42년 동안 심은 나무 덕에 먹을 것이 넘치는 숲으로.

캠페인 연속 운영

42

국민 캠페인 인지도

77%

2025 AI 광고 뷰 (1주)

200

하나투어 쿼카 뷰 (보름)

82

2️⃣ 이 광고가 실제로 잘 작동한 3가지 기획 포인트

✔️ 헤리티지를 재번역했다 — “나무를 심었더니 맛집이 생겼다”

42년간의 나무 심기 역사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었어요. 이 광고가 택한 방법은 다람쥐 입장에서의 ‘부동산 자랑’입니다. “땅바닥은 버섯 맛집, 나무는 숲속 3대 잣 맛집, 여기는 42년 전통 도토리 맛집”이라고 다람쥐가 소개하고, 곰팅이는 자기 집을 “킵 코리아 그린 퍼레스트 대단지”라고 부르면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숲세권 아파트 건설사로 오해합니다. 그러다 “건설사가 아니라 공익 캠페인이었다고요?” 하고 놀라는 구조예요.

이게 단순 유머가 아닌 이유는, 시청자가 캐릭터와 같은 위치에서 캠페인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캐릭터가 먼저 모른 척하다 깨닫는 걸 보면서 시청자도 같이 납득하게 되는 거거든요.

활용법

오래된 브랜드 헤리티지를 전달할 때, “우리가 이렇게 해왔습니다”가 아니라 “그 결과로 이런 일이 생겼어요”로 방향을 틀어보세요. 숫자와 연혁 대신, 그 숫자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엉뚱한 시선으로 보여주는 게 더 오래 기억됩니다.

✔️ 귀여움을 두 겹으로 쌓았다 — AI 동물 + 어린이 성우

AI로 생성한 귀여운 동물 비주얼에 어린이 성우의 목소리를 얹었습니다. 귀여움의 레이어가 두 개인 거예요.

귀여운 것을 보면 뇌가 과도하게 긍정적인 상태가 되고, 그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반대 방향의 충동을 만들어낸다는 게 ‘귀여운 공격성(Cute Aggression)’ 이론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실험 참가자의 74%가 귀여운 동물·아기 이미지를 볼 때 이런 반응을 경험했다고 답했어요. 요컨대, 귀여운 걸 보면 인간은 거기에 집중하게 되어 있습니다 — 방어가 풀리는 거예요.

다람쥐·곰팅이가 그렇게 생겼는데, 거기에 실제 아이 목소리가 얹히면 귀여움이 배로 올라가요. 시청자는 이미 완전히 무장해제된 상태에서 “숲을 사랑해 줘서 고마워요”라는 메시지를 듣게 됩니다. 공익 메시지가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죠.

✔️ 슬로건을 변주하고, 연속 시청 트리거를 심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오래된 리듬을 그냥 쓰지 않았어요. 다람쥐 편에서는 “우리 다람쥐 뚠뚠하게 뚠뚠하게”, 곰팅이 편에서는 “우리 곰팅이 꾸르잠 꾸르잠”으로 바꿨습니다. 원래 슬로건의 리듬은 그대로 살리면서 캐릭터에 맞는 언어로 치환한 거예요. 슬로건을 아는 사람은 오마주로 웃고, 모르는 사람은 그냥 귀엽다고 받아들이는 구조입니다.

VS YouTube 42 101
출처 : 유한킴벌리 유튜브

여기에 더해 곰팅이 편에서 다람쥐를 슬쩍 언급해요. “살찐 다람쥐”가 등장하면서 다람쥐 편을 이미 본 시청자에게는 유니버스가 연결되고, 안 본 시청자는 다람쥐 편을 찾아보게 됩니다. 연속 시청 유도가 광고 안에 자연스럽게 내장된 거죠.

활용법

시리즈 콘텐츠를 기획할 때, 후속편에 선행편을 힌트로 심어두세요. 알고리즘에 의존하지 않아도 시청자 스스로 이전 영상을 찾아가는 동선이 생깁니다. 브랜드 슬로건이 있다면 캐릭터 언어로 변주하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슬로건을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귀에 남거든요.

여기까지가 영상 안의 이야기고, 캠페인은 거기서 한 발 더 나갔어요. 다람쥐가 영상에서 “우리 동네 맛집이 많아요”라고 했는데, 실제로 숲 맛집 지도를 만들어 공유했거든요.

시청자가 실제 숲에 방문하고 후기를 남기면 먼치킨을 선물하는 이벤트로 연결한 거죠. 영상 속 은유를 그대로 현실 행동으로 이어붙인 구조예요.

🗺️숲 맛집 지도 이벤트 — O2O 루프 구조
📱

ONLINE

영상 시청 → 숲 맛집 지도 공유

다람쥐가 영상에서 맛집을 소개한 것처럼, 실제 숲 지도를 네이버 지도로 공개. 영상의 은유를 현실 데이터로 전환.

🌳

OFFLINE

실제 숲 방문 + 후기 작성

시청자가 직접 숲에 방문하고 후기를 남기면 먼치킨 증정. 광고가 실제 행동을 만들어내는 지점.

📊

DATA

후기 축적 → 캠페인 성과 지표화

후기가 쌓일수록 네이버 지도에 숲 방문 데이터가 생기고, 이게 캠페인의 실질 성과 지표가 됩니다.

3️⃣ 귀여움 마케팅, 언제 써야 먹히나

하나투어도 비슷한 시기에 귀여운 동물로 재미를 봤어요. 실제로 호주에 날아가 촬영한 쿼카 영상에 재치 있는 나레이션을 입힌 영상인데, 공개 보름 만에 82만 뷰에 댓글 1,700개가 넘었습니다. 댓글 반응은 “알고리즘에 이끌려 왔는데 하나투어 광고라고요?”였어요.

두 사례에서 귀여운 동물이 공통으로 한 일이 있어요. “광고라는 걸 나중에 알게 만든 것”입니다. 시청자가 경계를 풀고 콘텐츠로 들어온 다음에 브랜드 메시지가 전달된 거거든요.

다만 두 캠페인의 목적은 달랐어요. 하나투어는 중장년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를 2030 세대에게 다시 소개하는 게 목표였고, 유한킴벌리는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가진 캠페인에 새로운 시청 동기를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방식도 달랐고요. 한쪽은 AI로 캐릭터를 만들고, 한쪽은 실제 동물을 카메라에 담았지만, 귀여움을 진입 장벽으로 쓴다는 전략은 같았어요.

🎯귀여움 마케팅이 실제로 효과를 내는 3가지 조건
1

브랜드 메시지 자체가 무겁거나 접근하기 어려울 때

공익 메시지, 환경 캠페인, 장기 CSR처럼 진지한 주제일수록 귀여운 캐릭터가 진입장벽을 낮춰줍니다.

2

특정 세대를 향한 게이트키퍼 역할이 필요할 때

중장년 이미지 브랜드가 2030을 공략하거나, 기존 팬층이 굳어진 캠페인이 새 시청자를 끌어올 때.

3

메시지보다 브랜드 친근도를 먼저 올려야 할 때

단, 제품·서비스의 전문성과 신뢰감이 핵심인 카테고리에서는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메시지와 크리에이티브 사이의 무게 균형이 중요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슬로건 변주와 시리즈 연결 트리거를 동시에 심은 이번 기획이 꽤 인상적이었어요. 귀여움을 그냥 쓴 게 아니라, 캠페인 구조 설계에서부터 귀여움이 어떻게 작동할지 역산한 흔적이 보이거든요.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귀여운 캐릭터는 시청자의 방어를 먼저 낮추고, 그 틈에 메시지를 전달한다. 공익 캠페인일수록 이 순서가 중요해요.

헤리티지 전달은 “우리가 이걸 해왔다”가 아니라 “그 결과로 이런 일이 생겼다”로 방향을 바꿀 때 더 잘 먹힌다.

슬로건 변주, 시리즈 연결, 어린이 성우 — 각각은 작은 장치지만, 겹칠수록 효과가 배가된다.

EDITOR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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