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미 월드컵 개막이 코앞입니다. 한국 유통가도 마케팅 준비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4년 전 카타르 때와 결이 좀 다릅니다. 시즌은 똑같이 왔는데, 누가 뭘 하는지, 어떻게 만드는지가 그때와 달라요.
1️⃣ 카스는 월드컵 쓰고, 테라는 손흥민 쓰는 이유

이번 시즌 가장 흥미로운 광경은 주류 두 브랜드입니다. 카스는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광고·매대에 자유롭게 씁니다. 한정판 이름이 ‘월드컵 원팀 에디션’, TV 광고 슬로건이 “월드컵, 우리들의 진짜가 되는 시간”이에요.

반면 같은 시즌에 광고를 풀고 있는 테라(하이트진로)는 손흥민과 등번호 7번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광고 카피에 “월드컵”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안 나옵니다. 그런데도 손흥민 광고는 두 편이 합쳐 조회수가 5천만 회까지 올라왔어요.
차이는 단순합니다. 카스는 FIFA 공식 후원사이고, 테라는 아닙니다.

FIFA는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월드컵”·”FIFA”·”World Cup” 같은 단어를 광고와 마케팅에 쓰는 걸 단속합니다. 공식 후원사가 큰돈을 내고 산 권리를 비후원사가 공짜로 묻어가지 못하게 하는 거예요. 한국 기업 중 글로벌 톱티어 공식 후원사는 현대차·기아 두 곳, 한국 주류 공식 후원은 카스(오비맥주) 한 곳입니다.
그래서 카스가 아닌 브랜드는 우회 카피로 갈아탑니다. 테라의 손흥민·7번 캠페인이 대표 사례이고, 롯데웰푸드는 “월드콘” 응원 캠페인에 친필 사인 유니폼·맥북을 경품으로 걸었습니다.

둘 다 카피에 “월드컵”이라는 단어는 안 들어가지만, 누가 봐도 월드컵 시즌 마케팅이에요. 카타르 때 SK텔레콤의 ‘붉은악마’ 후원이나 BHC의 “응원 부부젤라” 사은품 같은 사례도 같은 결의 우회 마케팅이었습니다.
2️⃣ 편의점·치킨·은행이 지금 준비 중인 것들
주류 다음으로 보고 갈 곳은 편의점·치킨 프랜차이즈·은행권입니다.
– CU도 아이스 음료·간편 안주 라인을 검토 중입니다.
– GS25는 트래블월렛과 협업해 직관 이벤트(경기 관람권 + 항공권 + 호텔)를 풀었습니다.
– 카타르 때는 야간 거리응원·치맥 동선이 매출 폭발을 만들었어요. 가나전 전후 GS25 치킨 매출이 +62% 뛰었습니다.
– 이번엔 그 야간 동선 자체가 사라져서 조용히 준비 중인 그림입니다.
–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 트로피 전시·파워에이드 패키지로 공식 후원 자산을 한 번 더 활용합니다.
– 이마트·롯데마트는 치맥 패키지를 키우기보다 간편식·홈술 진열대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요.
이름만 보면 작년·재작년 했던 익숙한 패턴 같지만, 시간대와 카피 표현에서 차이가 큽니다.
3️⃣ 카타르 때와 결정적으로 다른 두 가지
이번 시즌이 4년 전 카타르 때와 가장 다른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새벽 응원이 사라졌습니다
카타르 때 한국 경기는 새벽 시간대였습니다. 광화문에 가나전 당일 2만 6천 명이 모일 정도로 광장에 모이고, 치킨집·호프집이 새벽까지 문을 열고, 거리응원이 가능한 그림이었어요. 이번 북미 월드컵 한국 조별리그 3경기는 한국 시간 기준 평일 오전 10~11시대에 잡혔습니다. 광장이 비어 있고, 응원은 사무실·재택·카페로 흩어지는 그림이 됩니다.
이게 매출에 어떻게 영향을 줄까요. 카타르 때 매출이 폭발한 카테고리를 보면 답이 보입니다.
GS25 치킨
+62%
가나전 전후 · 맥주는 +47%
CU 맥주
+229%
11/14 대비 11/28 · 소주는 +131%
하이트진로 4Q
+11.7%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응원하면서 같이 먹고 마시는 상품이에요. 반대로 대형 가전·자동차·일반 식품처럼 응원과 동선이 안 맞는 상품은 같은 시기에 거의 안 움직였습니다. 월드컵이 매출을 자동으로 끌어올린 게 아니라, 응원 동선 위에 놓인 상품만 끌어올린 거예요.
이번엔 그 응원 동선이 평일 오전 사무실로 옮겨가니, 카타르 때 패턴이 그대로 반복되기 어렵습니다. 야간 치킨·심야 맥주가 차지하던 매출 자리를 오전 즉석치킨·간편 안주·사무실 단체 배달이 가져갈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광고비가 4년 전과 거의 같습니다.
광고 시장 전망 보고서(WARC)에 따르면 2026 월드컵 시즌 글로벌 광고비는 약 105억 달러. 카타르 때와 비교해 +1.1% 증가에 그쳤습니다. 4년 전 카타르 시즌엔 그 전 러시아 월드컵 대비 +2.8% 늘었던 흐름이라, 이번 +1.1%는 체감상 정체에 가까워요. 광고주들이 옛날만큼 월드컵에 돈을 더 쓰지 않는다는 신호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짐작됩니다. 하나는 TV 시청이 카타르 때보다 약 12% 줄어들 거란 전망입니다. TV에 같은 돈을 두면 보는 사람 자체가 줄어드니까 광고 효율이 떨어지는 거예요. 다른 하나는 응원 동선이 평일 오전으로 옮겨가면서 옥외·라이브 응원 패키지·심야 광고 슬롯 같은 전통 자리가 약해진 겁니다.
그래서 광고비는 줄지 않더라도 가는 자리는 바뀝니다. 디지털·OTT·숏폼·라이브 커머스 쪽 비중이 늘어요. FIFA가 이번 대회 디지털 파트너로 TikTok·YouTube·Netflix를 명시한 것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이번 월드컵 시즌 한국 유통 마케팅의 핵심 그림은 카스는 월드컵 쓰고, 테라는 손흥민 쓰는공식 vs 비공식 양상이다. FIFA가 비공식 기업의 “월드컵” 단어 사용을 단속하기 때문에, 비후원사는 손흥민·월드콘·힘내라 대한민국 같은 우회 표현으로 갈아탄다.
한국 경기가 평일 오전 시간대에 잡혀서 새벽 광장 응원·심야 치맥 동선이 사라졌다. 편의점은 오전 시간대 매대로, 치킨 프랜차이즈는 조용한 시즌으로, 은행은 모바일 챌린지로 동선을 옮기는 중이다.
광고주들도 4년 전만큼 월드컵에 돈을 더 쓰지 않는다. 광고비가 거의 안 늘었고 TV 시청도 줄어들 전망이라, 같은 돈을 디지털·OTT·숏폼으로 옮기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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