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틱톡에서 여행 영상 보다가 “여기 가보고 싶다” 싶으면, 이제 그 앱 안에서 호텔 예약까지 됩니다.
지난 5월 12일 틱톡이 내놓은 TikTok GO. 숏폼 플랫폼이 왜 여행사 역할까지 하려는 건지, 그 구조를 뜯어봤습니다.
1️⃣ TikTok GO — 틱톡에서 호텔 예약이 된다
TikTok GO는 숏폼 영상 안에 예약 태그를 붙여, 탭 한 번으로 호텔이나 투어 상품을 예약할 수 있게 만든 기능입니다. 미국(18세 이상)에서 먼저 열렸고,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미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틱톡이 여행 쪽으로 발을 들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9월에 Travel Ads라는 여행 광고 상품을 먼저 내놨고, GO는 그 다음 단계입니다. 광고에서 거래로 한 발 더 나간 거죠.
예약을 실제로 처리하는 건 틱톡이 아니라 Booking.com, Expedia, Viator, GetYourGuide, Tiqets, Trip.com 같은 글로벌 여행 예약 플랫폼(OTA) 6곳입니다. 틱톡 안에서 이 플랫폼들의 모바일 웹이 열리는 구조예요. 재고와 가격은 OTA가 관리하고, 틱톡은 트래픽을 보내는 쪽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인앱 결제”보다는 “인앱 예약”에 가깝습니다. 결제 처리 주체는 OTA니까요.
카테고리는 호텔·숙박, 어트랙션 입장권, 투어·체험 세 갈래. GetYourGuide 기준으로 200,000개 이상의 체험 상품이 12,000개 여행지에 걸쳐 연결돼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수익 모델도 붙었습니다. 팔로워 1,000명 이상이면 자기 영상에 숙소나 체험 상품을 연결할 수 있고, 예약이 발생하면 OTA 커미션의 일부를 받습니다.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요. 기존 여행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광고비 받고 콘텐츠 만들기”였다면, 이건 “예약이 일어나야 돈이 되는” 성과 기반 모델입니다.
글로벌 체험 예약 플랫폼 GetYourGuide의 CEO 요하네스 레크는 Skift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고 싶다’에서 ‘예약 완료’까지의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 이제 여행의 핵심은 체험이다.”
정리하면 TikTok GO의 구조는 간단합니다. 영상 보기 → 예약 태그 탭 → OTA 페이지에서 결제. 영감과 결제 사이에 앱을 벗어날 이유가 없어지는 겁니다.
2️⃣ ‘영상 보다가 결제’가 진짜 되는 이유
틱톡이 갑자기 여행에 손을 뻗은 건 아닙니다. 이미 검증된 공식이 하나 있거든요. 틱톡샵(TikTok Shop)입니다.
틱톡샵은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약 643억 달러(약 88조 원) 어치가 거래됐습니다. 전년 대비 120% 성장이고, 2026년에는 약 1,122억 달러(전망치)까지 올라갈 거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그중 숏폼 영상이 전체 매출의 약 60%를 끌어왔습니다. “영상 보다가 바로 산다”는 소비 행동이 숫자로 입증된 셈이고요.
그렇다면 다음 카테고리는 뭘까요. 틱톡에 따르면, 사용자의 84%가 매달 여행 콘텐츠를 보고 있고, 틱톡에서 여행지를 검색한 뒤 실제 예약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다른 소셜 채널 대비 2.6배 높다고 합니다. 미국 틱톡 사용자만 2억 명이 넘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요는 이미 넘치는데 수익화 경로가 없었던 겁니다. GO는 그 빈 칸을 채우는 장치입니다.
재미있는 건 경쟁 구도입니다. 메타(Meta)는 인스타그램·페이스북에서 인앱 결제(네이티브 체크아웃) 기능을 운영하다가, 2025년 6월부터 전면 철수했습니다. 지금은 상품 링크를 누르면 외부 쇼핑몰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돌아간 상태고요. 일반 상품도 이런데, 여행 커머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메타가 커머스를 접는 사이에, 틱톡은 여행이라는 고단가 카테고리까지 앱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겁니다. 차이를 만드는 건 알고리즘 구조입니다. 틱톡의 추천 피드는 “내가 팔로우하지 않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구조라, 모르던 여행지를 우연히 발견하게 만드는 데 강합니다. 인스타그램이 이미 알고 있는 사람·장소 중심의 피드라면, 틱톡은 “이런 데가 있었어?” 하는 발견이 더 자주 일어나는 거죠. 여행 콘텐츠와 궁합이 잘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3️⃣ 숏폼이 광고 채널이 아니게 되는 날
한국에 TikTok GO가 언제 들어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아시아 시장 확장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만 나와 있는 상태고요.
그런데 방향 자체를 보면, 이건 이미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흐름입니다. 네이버 클립은 일 평균 사용자 1,000만 명을 넘겼고, 올해 상반기에만 크리에이터 1만 명 이상을 모집하면서 숏폼 영상에 상품을 바로 연결하는 커머스 기능을 본격적으로 밀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 올랐고요. 쿠팡도 숏폼 커머스 쪽으로 움직이는 중입니다.
숏폼이 “보는 채널”에서 “사는 채널”로 넘어가는 건 틱톡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TikTok GO처럼 여행 예약까지 인앱으로 가져간 사례는 국내에 아직 없습니다. 이 구조가 한국에 들어오면 네이버 여행, 야놀자 같은 기존 플랫폼과의 경쟁 구도도 달라질 수 있겠죠.
TikTok GO가 보여주는 전환은 결국 하나입니다. 숏폼을 인지 채널로만 쓰던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것. 크리에이터 협업도 광고비를 지불하는 모델에서, 실제 거래가 발생해야 수수료를 나누는 모델로 바뀝니다. 측정하는 숫자도, 파트너를 고르는 기준도 달라지겠죠.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TikTok GO는 숏폼이 광고 채널에서 거래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이다.
‘영감 → 결제’ 원스톱 모델은 TikTok Shop에서 이미 검증됐고, 여행은 그 다음 카테고리다.
숏폼 커머스화는 틱톡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 마케터의 채널 전략·크리에이터 협업 방식이 바뀌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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