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영국에서 인스타그램 게시물 하나가 화제가 됐습니다. 어느 중년 여성의 사진 한 장이었는데, 좋아요가 17만 개나 달렸어요. 금발에 모피코트, 선글라스까지 걸친 모습이 딱 봐도 새 앨범을 준비하는 가수 같았죠.
그런데 이 사진은 앨범 티저가 아니었습니다. 놀랍게도 40년도 더 된 아이스크림 CM송을 알리는 광고였어요.

사진 속 주인공은 수잔 보일이라는 가수입니다. 2009년 영국의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수수한 차림의 평범한 아주머니가 무대에 올랐다가 입을 떼는 순간 객석을 울려버린 사람이죠. 그 반전 하나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이후로도 꾸밈없고 소박한 모습 그대로 노래해 왔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느 날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어요. 올려둔 사진을 전부 지우고, 금발 단발에 모피코트, 선글라스 차림으로 “내일부터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글을 남긴 겁니다. 늘 보던 모습과 너무 달라서,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드디어 새 앨범이 나오는 건지 며칠을 궁금해했죠. 그렇게 잔뜩 기대가 부풀었을 때 공개된 것이 바로 그 아이스크림 CM송이었습니다.
1. 사실은 아주 영리한 판이었어요
맥이 빠지는 결말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꽤 잘 짠 판입니다. 콘네토는 신제품이 나왔다고 곧장 알리는 대신, 사람들이 궁금해할 장면부터 먼저 깔아뒀어요. 늘 수수하던 가수가 할리우드 스타처럼 확 변하니, 자연스럽게 “저게 뭐지?” 하는 이야기가 퍼졌습니다. 그 궁금증이 한껏 커졌을 때 정체를 공개하면서, 광고 한 편을 며칠짜리 사건으로 만들어 버린 거죠.
캐스팅도 절묘했습니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사람을 울리던 가수에게, 하필 통통 튀는 댄스곡을 부르게 했으니까요. 어울리지 않으니 오히려 웃기고, 웃기니까 더 퍼졌습니다. 평소 댄스곡을 부르던 가수였다면 이만큼 화제가 되진 않았을 거예요.
여기에 하나 더, 다들 아는 노래를 골랐다는 점이 컸습니다. ‘Just One Cornetto’는 영국에서 40년 넘게 사랑받아 온 광고 음악이거든요. 우리로 치면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처럼 누구나 흥얼거릴 줄 아는 멜로디인 셈이죠. 새 노래를 사람들 머리에 각인시키려면 큰돈이 들지만, 이미 익숙한 멜로디는 살짝만 바꿔도 곧바로 귀에 와서 박힙니다. 깜짝 공연을 펼친 곤돌라마저 40년 전 원조 광고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었고요.
2. 그래서 우리 브랜드라면
결국 콘네토가 한 일은 제품을 설명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떠들고 싶어지는 판을 깔아준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브랜드에도 묵혀둔 자산이 하나쯤 있을 거예요. 오래된 로고송이나 한동안 잊고 지낸 캐릭터처럼요. 그걸 대놓고 광고로 꺼내기보다 살짝 가려 두고 궁금하게 만드는 쪽이, 의외로 더 멀리 갈지도 모릅니다.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신제품을 알리기 전에 사람들이 궁금해할 사건부터 깔면 입소문이 따라온다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의 어색함이 오히려 웃음과 화제를 만든다.
모두가 아는 옛 노래·캐릭터는 적은 비용으로 곧장 각인되는 자산이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