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에서 “이 브랜드 일 잘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곳들이 있어요. 단지 공식 계정 운영을 잘 운영하는 것 뿐 아니라, 기획 자체가 참신하니까 계정에서도 그게 드러나는 거죠. 업종도 규모도 전혀 다른 세 브랜드인데, 어떤 식으로 일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1️⃣쇼박스 — 참신한 기획으로 N차 관람 유도, 왕사남 1천만에 기여한 제작사
‘왕과 사는 남자’가 3월 6일 천만을 찍었습니다. 3월 9일 기준 누적 1,150만. 2026년 첫 천만영화이자 한국영화로는 25번째 천만영화예요. 이 영화의 흥행만큼 눈에 띄는 게 쇼박스 공식 인스타그램(팔로워 10.7만)의 움직임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노션 페이지 ‘촬영 실록’이에요. 조선왕조실록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과 형식으로, 자칭 ‘홍보 일꾼’이 촬영 현장 비하인드를 기록 형식으로 풀어낸 콘텐츠입니다. 미공개 스틸컷, 제작진 인터뷰는 기본이고, 박지훈에게 활쏘기를 가르쳐준 스승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거나, 아역 배우의 손 편지를 공개하는 식이에요. 영화 비하인드를 인스타 피드가 아니라 노션으로 공개한 것 자체가 의외인데, 이 영화의 바이럴이 20대 여성 관객 중심으로 시작됐다는 걸 감안하면 MZ세대가 익숙한 플랫폼을 정확히 고른 거예요.



오프라인에서는 더 적극적이었습니다. 꼭 참여하고 싶게 만드는 특별 상영회를 기획했는데요. 각 상영회 컨셉에 맞는 굿즈를 한정판으로 증정해 N차 관람을 유도한 점이 눈에 띕니다. 특히 관객들이 커뮤니티에서 “마음껏 울 수 있는 상영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하자 쇼박스는 실제로 ‘통곡 상영회’를 개최했어요. 극중 핵심 대사가 새겨진 자수 수건을 증정하는 것까지 세트로 기획했습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에요. 티니핑과 콜라보한 ‘왕과 사는 핑’ 포스터는, 원작 구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캐릭터만 티니핑으로 교체한 공식 기획물이었고, 커뮤니티에서 즉각적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POINT
쇼박스가 잘 하고 있는 건, 관객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이 아니라 관객이 “이거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전에 먼저 올리는 속도다. 개봉 후 관리 모드로 전환하는 대신, 흥행이 진행되는 동안 노션·특별 상영회·콜라보까지 N차 관람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왕사남의 마케팅 프로모션을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소마코에서 다룬 <왕과 사는 남자>의 여운 가득한 영화 마케팅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2️⃣씨뮤 — 폐쇄적인 뮤지컬 업계의 문을 직접 연 선구자
뮤지컬 업계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폐쇄적”이에요. 공연 영상은 원칙적으로 비공개, 커튼콜 촬영도 특정 회차에만 허용하는 게 오랜 관행입니다. 관객이 아무리 좋은 무대를 봐도, 그걸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식 경로가 거의 없었어요.
최근 CJ ENM이 뮤지컬의 판을 바꾸고 있습니다. 커튼콜 영상, 현장 넘버 클립을 직접 공개하기 시작한 거예요. 릴스와 챌린지 콘텐츠도 꾸준히 올리고 있고요.
결정적인 사례가 킹키부츠와 비틀쥬스입니다. 뮤지컬 넘버를 아예 음악방송 무대에 올렸어요. 킹키부츠는 10cm의 ‘쓰담쓰담’과 Mnet 엠카운트다운에 각각 다른 캐스트로 무대를 선보였고, 비틀쥬스는 김준수가 18년만에 엠카운트다운에 등장해 비틀쥬스의 넘버를 불렀습니다. 뮤지컬 배우가 음악방송에서 넘버를 부른다는 건, 이 업계에서는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에요. CJ ENM이 엠카운트다운이라는 자사 음악방송 인프라를 갖고 있기에 가능한 구조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인프라를 실제로 뮤지컬에 연결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거든요.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에서도 꽤 공격적으로 콘텐츠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킬링포인트를 과감히 보여주면서 극의 기대감을 높인다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굉장한 스포일러일 수도 있는데도 말이죠. 이를 통해 몰라서 못 보던 사람들도 흥미를 느껴 관극에 가까워지고, 기존 팬들에겐 ‘이런 것도 박제해주다니 일 잘한다’는 반응은 덤이고요.
POINT
씨뮤가 만든 건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뮤지컬 소비자의 유입 경로 자체다. “관극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팬 반응이 이를 증명한다. 한 번도 뮤지컬을 본 적 없는 사람이 클립 하나를 보고 티켓을 사는 흐름이 실제로 만들어지고 있다.
3️⃣착한구두 — 담당자가 브랜드 앞에 서고, 이름값을 한다

착한구두는 좀 특이한 케이스예요. 인스타그램은 룩북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X(구 트위터)에서 소통 중심의 운영으로 화제가 된 브랜드거든요. 채널별 역할 분리가 명확합니다.
X 운영이 독특한 건, 브랜드 뒤에 숨지 않고 담당자가 직접 소통하는 느낌이 강하다는 거예요. 보통 브랜드 공식 계정은 정돈되고 공식적인 톤을 유지하잖아요. 착한구두는 그 거리감이 거의 없어요. 여성 타겟에 맞춘 톤앤매너를 유지하면서 여성의 날에 소외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나누거나, 여성을 위한 재테크 꿀팁을 공유하는 식의 생활 밀착 콘텐츠를 올립니다. 구두를 파는 계정인데, 구두 이야기만 하지 않는 거죠.


그런데 진짜 인상적인 건 그 다음이에요. 착한구두의 슬로건이 “사회인으로서의 첫 걸음, 착한구두가 함께 걷겠습니다”인데요. 채용 면접에서 탈락한 취업 준비생에게 격려 메시지와 함께 구두를 선물한 사연이 X에서 화제가 되었고 3월 5일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굿네이버스와 협업으로 취약계층 여성에게 구두 3,000켤레를 기부했습니다.


POINT
“착한구두”라는 이름은 원래 가성비를 의미했을 거다. 그런데 지금 이 브랜드가 하고 있는 건, 이름 그대로 “착한” 행동을 실행하는 것. 브랜드명과 실제 행동이 일치하는 순간,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
4️⃣세 계정이 보여주는 것
쇼박스, 씨뮤, 착한구두. 업종도 규모도 전혀 다르지만, 세 가지 교훈이 겹칩니다.
쇼박스
업계가 안 줘도 되는 걸 먼저 줬다. 노션 비하인드, 통곡 상영회, 티니핑 콜라보 — 영화사가 굳이 안 해도 되는 걸 관객보다 먼저 꺼냈다.
씨뮤
공식 계정 하나가 업계의 룰을 바꿨다. 절대 안 풀던 공연 영상을 풀자, 경쟁사까지 따라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착한구두
없던 접점을 직접 만들었다. 구두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걸, X 계정 하나가 증명했다.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쇼박스는 관객이 원하는 걸 관객보다 먼저 올렸다 — 업계가 안 줘도 되는 걸 먼저 주는 게 팬을 만든다
씨뮤는 뮤지컬 업계가 절대 안 풀던 영상을 풀었고, 경쟁사까지 따라왔다 — 공식 계정 하나가 업계 룰을 바꾼 사례
착한구두는 브랜드 이름과 실제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 자체가 콘텐츠 전략 — 구두 브랜드에 감정적 접점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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